{spo} 흑백요리사 2 시청 후기
※ 이 후기에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의 우승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
예능 제작사인 '스튜디오 슬램'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가 2026년 1월 13일에 대중들의 극찬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사실 어제 퇴근길에 전철에서 끝까지 다 봤지만 너무 피곤해서 후기를 미처 못 적고 잠들어서 오늘 작성했다.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2편이 1편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하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듯이 이번 흑백요리사 시즌 2가 시즌 1보다 훨씬 더 훌륭했다고 느껴졌다.
나도 흑백요리사의 두 시즌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봤지만 몇 번을 생각해봐도 이번 시즌 2가 종합적으로 시즌 1보다 훨씬 잘 만들었다고 생각함.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어째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정도로 훌륭한 프로그램인가?
어디까지나 내 의견에 불과하지만, <흑백요리사 시리즈>가 재밌는 프로그램이 된 이유로는 이러한 이유들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 참신한 아이디어, '계급 전쟁'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리즈>가 나오기 이전부터 요리 대결 프로그램은 수를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로 이미 충분히 많은 상태였음.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이 장르의 시초가 아니며 너무 늦게 출발한 후발주자의 입장이라 타 프로그램들의 클리셰들을 모방한 무난한 흐름을 답습했다면 제 아무리 넷플릭스의 예능이라도 절대로 성공할 수 없었을 터.
하지만 놀랍게도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지금까지 존재해 왔던 요리 대결 콘셉트의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요리가 아닌 다른 분야의 대회 예능, 경연 예능에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참신한 아이디어로 요리 대결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음.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네임드 셰프 vs. 대중에게 유명하지는 않지만 실력이 출중한 비(非)네임드 셰프
즉, 「누구나 인정하는 그 분야의 대가」 vs. 「명성은 없지만 대가의 자리에 도전할 만한 능력과 패기를 갖춘 재야의 고수」라고 하는 지금까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유례가 거의 없지만 누구라도 재밌어할 만한 이 대결 구도와 주제가 너무나도 참신했던 것임.
이런 대결 구도를 중심 소재로 앞세운 대결 프로그램은 요리 대결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요리가 아닌 다른 분야(노래, 댄스, 아이돌 데뷔, 두뇌싸움, 패션모델, 마술 등)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도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임.
다른 성공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
요리 대결 프로그램으로 우선 예를 들자면, 요리 '대회' 예능인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리즈>, <한식대첩 시리즈>, <대한민국 치킨대전>, <더 디저트> 같은 프로그램들은 당연히 참가자들이 다르고, 심사위원들이 다르고, 중점적으로 다루는 음식 소재가 다르니까 차별점은 각자 보유하고 있음. 이 프로그램들도 다 재미있고 훌륭한 방송들임.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은 출연한 '참가자들의 격'이 대체적으로 비등하다는 공통점이 있음.
'격'이라고 하는 표현은 무례하고 부적절하게 들리나? 그렇다면 이 글에서 '격'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참가자들이 방송 출연 이전부터 요식업이라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이미 인정받은 사람이었는지 전문성이 없는 일반인이었는가의 여부라고 이해해주길 바람.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리즈>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요리에 열정과 꿈이 있는 '일반인들' 간의 대회였음. 유명한 셰프들은 참가자로 나오지 않았음.
<한식대첩 시리즈>는 대한민국 전국 팔도에서도 결코 흔하지 않은 조리기능장 자격증을 보유한 '고수 중의 고수들' 간의 대회였고 이만한 경력이나 자격이 없는 일반인들은 아예 출전조차도 하지 못했음.
<대한민국 치킨대전>은 한국의 중식 거장인 여경래 셰프님의 수제자로 유명세가 있었으며, 예전부터 방송 출연도 여러 차례 해 봤던 박은영 셰프님 같은 요식업계에서 유명한 참가자도 있기야 있었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는 경력도 명성도 없었던 일반인이었음. 그 대회에서 또 다른 유명 참가자였던 한서인 씨는 요식업 종사자조차도 아닌 연예인이고.
한서인 씨나 박은영 셰프님이 참가하셨다고 한들 이 프로그램의 중심 구도가 그 분야의 대가 vs. 명성 없는 재야의 고수라고 볼 수는 없음.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 한서인 씨나 중식 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박은영 셰프님이라는 예외가 있긴 있었지만 거의 모든 참가자들이 유명하지 않은, 일반인들 간의 대결이었다고 봐야 타당하다.
한서인 씨는 애초에 요식업 종사자로 유명세를 얻은 사례가 아니니까 차치하고, 치킨대전에서는 다른 참가자들보다 훨씬 유명세가 있는 요식업 종사자였던 그 박은영 셰프님조차도 <흑백요리사 시즌 1>에서 출연하셨을 때 명성은 없는 슈퍼루키 정도로만 평가받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더 디저트>는 파티시에들이나 디저트 셰프들 같은 디저트 업계 종사자들 간의 대결이자 대중들의 인지도는 비등비등한 참가자들 간의 대회였음. 방송 출연 이전부터 몇몇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압도적인 인지도나 특출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례가 아님.
요리가 아닌 다른 장르의 서바이벌 대회 프로그램들도 생각해 보자면, 대부분 참가자들의 격은 비등했음.
<슈퍼스타 K 시리즈>, <K팝 스타 시리즈>, <고등래퍼 시리즈>, <프로듀스 101 시리즈> 같은 프로그램들에서 이미 그 분야의 정점으로 대중들에게 평가받는 사람들이 참가자로 참여했나? 아니지.
<더 매직스타>는 마술 업계에서 유명하지 않은 일반인 수준의 마술 애호가가 참여했나? 아니었지. 참가자들이 다들 업계에서는 명성이 있는 유명한 마술사들이었고(종영하고 1년 이상 지난 지금도 에릭 치엔, 달시 오크 섭외에 성공한 것은 경악스럽다.), 전현직 프로 마술사 출신이 아닌 단 1명의 참가자조차도 유명 마술사의 제자이자 프로 마술사 지망생이었음.
<대학전쟁 시리즈>에 명문대 재학생이 아닌 고졸이나 홈스쿨링을 한 사람이 나오기라도 했나? 애초에 대학전쟁은 콘셉트 자체가 명문대를 다니는 학생들 간의 두뇌싸움이었으니까 이 콘셉트에 해당되지 않는 참가자를 절대로 넣을 수도 없음.
넷플릭스의 다른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들인 <더 인플루언서>나 <피지컬: 100 시리즈>는 어땠는가?
<더 인플루언서>에서 인플루언서 지망생이 나오기라도 했었나? 물론 당연히 수준의 차이가 다소나마 있었겠지만 다들 그 방송 출연 이전부터 팔로워가 넘쳐나는 인플루언서들이자 인터넷 유명인들이었음.
<피지컬: 100 시리즈>에서도 보디빌더, 격투기 선수, 군인 등 업종이나 분야는 다르더라도 대부분 그 업종의 유명인들이 참가한 대회였음. 물론 참가자들의 유명세는 차이가 다소나마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건 육체미가 돋보이는 업종은 종류가 너무 다양한데, 파퀴아오 같은 격투기 선수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군인보다야 유명한 것이 당연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대부분 본인 업종에서는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었음. 방송 콘셉트 자체도 '우승을 위한 사투'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왕도적인 콘셉트였을 뿐이고.
심지어 넷플릭스로부터 제작 의뢰와 지원을 받아서 <흑백요리사 시리즈>를 직접 제작한 회사인 '스튜디오 슬램'이 예전에 JTBC와 만든 서바이벌 예능인 <싱어게인 - 무명가수전>, <유명가수전>조차도 참가자들 간의 격이 통일되어 있었음.
무명가수전은 정말로 거의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무명의 가수들만 나오는 대결이고, 유명가수전은 누구나 이름을 들어본 유명한 가수들만 나오는 대결이었음.
그 스튜디오 슬램조차도 참가자들의 격을 통일시키지 않고 만든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흑백요리사 시리즈>가 최초였다는 것이다.
요리 대회 프로그램 및 기존의 대회 프로그램들은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리즈>나 <슈퍼스타 K 시리즈>처럼 그 분야 지망생 수준의 일반인들끼리 펼치는 대결이든, <한식대첩 시리즈>나 <더 매직스타>처럼 이미 그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고수들끼리 펼치는 대결이든 간에 참가자들의 경력이나 유명세는 대체적으로는 비등하고 제작진도 최대한 격에 안 맞는 참가자를 모집 당시부터 배제해서 밸런스 붕괴를 막았음.
참가자들끼리 '실력 차이'는 당연히 있겠지만, 참가자들끼리 '격의 차이'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리즈>는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만들고 다듬어 왔던 기본 문법을 파괴했음. 부제목인 '요리 계급 전쟁'에서 알 수 있듯이 참가자들 간의 대중적 인지도, 경력 등을 일부러 통일시키지 않고 의도적으로 격차를 벌리고 심지어 계급까지 부여함.
모두가 공정한 출발선에서 같은 규칙으로 대결하며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하는 서바이벌은 사실 인위적인 환경에 불과할 뿐, 현실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 현실은 다들 재능이 다르고 가정 환경 및 주변 환경이 달라서 경험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어른이 된다면 사람들 간의 격차가 벌어졌을 수밖에 없다. 기존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같은 티어, 같은 계급의 사람들끼리 벌이는 비현실적인 게임에 불과하다면,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참가자들에게 계급을 부여하고 격을 의도적으로 분명히 하면서 계급 사회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했음.
애호가 내지 지망생 수준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우승한 후에 현실에서 업계에 데뷔한다고 한들, 이미 그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이른바 '고인물'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
이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리즈>는 과감하게도 프로그램 주제 자체를 비등한 수준의 참가자들끼리 펼치는 대결이 아닌, 요식업의 대가들 vs. 명성을 노리는 보통의 인간군상들이라는 계급 사회 현실에 맞게 만들었음.
참가자들의 격을 맞추지 않은 서바이벌 기획은 본 글에서 제시된 예시들을 통해 알 수 있듯 유례를 찾기 힘들고, 상대적 약자에게 특권을 주는 것은 고사하고 약자는 본명조차 사용할 자격이 없다면서 본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참여하게 시키고, 아예 더 힘든 조건을 주었기에 오히려 '가장 비현실적인 환경'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가장 현실에 근접한 대결 구도'를 볼 수 있게 되었음.
계급 전쟁이라는 현실적인 소재이자 모두가 공감하고 꿈꾸는 주제를 채용했기에 몰입감은 그 어느 서바이벌 프로그램보다도 뛰어나게 되었음.
게다가 계급을 표현하는 제작진의 센스도 우아하고 훌륭했다. 유명 셰프, 스타 셰프 따위의 흔해빠진 명칭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백수저 및 흑수저라니...
21세기 한국에서 나온 계급 담론으로 가장 유명하고 파급력이 강했던 것은 당연히 '수저 계급론'일 것이다. 입에 무는 수저가 흙수저냐, 은수저냐, 금수저냐에 따라서 가치와 계급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고 대비 효과도 명확하니까.
그리고 식사할 때 사용하는 도구인 수저만큼 요식업 종사자들에게 어울리는 표현이 과연 존재할까?
마술사들의 명성 차이를 수저 색깔로 비유한다면? 모든 마술사들이 무슨 유리 겔러도 아닌데 마술과 수저가 뭔 상관이냐 하는 비아냥이나 들을 것이 분명하다.
가수들의 명성 차이를 수저 색깔로 비유한다면? 그나마 숟가락 구부리기 마술이라도 있는 마술 업계보다 더 뜬금없는 명칭일 터.
하지만 요리사들은 직업상 수저 계급론과 매우 잘 어울림. 수저 계급론에서 최악의 수저인 '흙'수저를 발음이 비슷한 '흑'수저로 바꾼 후에 검은색이라는 이미지 컬러를 부여함.
그리고 '흑'수저와 대비되는 유명한 셰프들은 검은색의 반대격인 하얀색을 이미지 컬러로 부여하고 명칭을 '백'수저라고 정하는 것은 디자인적으로도 메세지적으로도 굉장히 감각적이고 훌륭했다.
수저 계급론을 아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명칭의 유래와 의미를 연상할 수 있고, 수저 계급론을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한 외국인 시청자들도 흑과 백이라는 직관적인 대비로 인해 강렬한 인상을 받을 수 있음.
스타 셰프라는 흔해빠진 명칭이었고 옷의 색깔도 다들 제각각이었다면 업계의 계급이라는 것이 크게 와닿지도 않았을 텐데, 수저 계급론을 응용한 위트 있고 직관적인 명칭과 계급마다 흑과 백이라는 이미지 컬러를 부여하면서 세련되고 우아한 계급 전쟁을 완성함.
단 한 사람뿐인 우승을 위해 남을 이겨야 하는 것은 흑수저나 백수저나 같지만, 같은 색의 옷을 입는 것은 알게 모르게 소속감을 고양시키지. 사원들의 제복 내지 근무복을 통일하는 회사나, 소위 '반티'라고 불리는 옷을 주문하면서 학교 체육대회에서 반마다 옷을 통일하는 것도 당연히 그런 이유.
같은 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끼리는 학교 체육대회처럼 알게 모르게 동질감과 소속감이 들 것이고, 그게 크든 작든 상대측 계급에 대한 경계심으로 이어지면서, 우승을 위해 같은 계급 사람들이라고 해도 이기고 올라가야 하는 개인의 우승과 영달을 위한 서바이벌이라는 장르에서 정말로 참가자들 사이에 계급을 빼앗으려고 하는 의지와 뺏기지 않으려 하는 의지를 고취시킬 수 있음.
'분야를 막론하고 어떤 업계든 간에 사람들 간에는 격차가 있고 당신은 현재 낮은 계급이다. 꼬우면 이기고 그 자리에 올라서라.'
'당신이 대가이자 명인이라고 평가받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자리를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꼬우면 이기고 그 자리를 지켜내라.'
참가자들은 우승도 중요하지만, 우승 문제는 일단 나중에 생각하더라도 계급을 빼앗으려고 하거나 지켜내려는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음.
시청자들에게 직관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을 수 있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에게도 자신 옷의 색깔과 상대 옷의 색깔을 볼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다른 계급에 대한 경계심을 심을 수 있는 방식이고, 실제로 이 방식으로 인해 흑수저는 흑수저들을 응원하고, 백수저는 백수저들을 응원하는 경향을 보였음. 제작진이 부여한 라벨대로 움직이게 된 것이다.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참가자들이 필연적으로 '개인의 우승과 영달'만을 중시하게 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장르'에서 지금까지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과는 차별화된 주제 의식인 '계급 전쟁'까지도 함께 챙기면서 비현실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그 방법조차 흑과 백의 색상 대비라는 간단한 방식을 통해 성공시킨 우아하고 고상한 방식의 콘셉트라고 할 수가 있다.
2. 획일화되지 않는 감상
이것도 사실 1번의 연장선상이라도 할 수 있지만 참가자들의 계급을 나누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시청자들의 감상이 다양해진다.
당연하지만 시청자들은 강자인 백수저에게 도전하는 흑수저에게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쾌감인 '언더독 효과'를 느낀다. 그게 이 프로그램의 당연한 의도니까.
이 글의 조회수가 과연 일주일 안에 100회는 넘을 수 있긴 할까 무척이나 의문스럽지만, 백이면 백... 거의 대부분은 본인이 몸담고 있는 직종이나 분야에서 본인의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 않나? 물론 나도 그렇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약자에 해당되는 흑수저에게 감정 이입을 하기 쉽고, 흑수저가 이기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음. 그건 당연함.
하지만 '계급 전쟁'이라는 명칭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요식업계의 정점에 선 백수저 셰프들에게는 공감하지 못하고 비호감이라고 느끼나? 그렇지 않다.
<흑백요리사 시리즈>의 '백수저'라는 개념과 수저 계급론의 '금수저'라는 개념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금수저는 부모 덕분에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서 본인의 노력 없이 잘 산다는 개념이지만, 백수저 셰프들은 부모 덕분에 요식업계에서 높은 위치에 오른 것도 아니며 노력도 하지 않고 그렇게 높은 위치에 올라간 것도 아니기 때문임.
금수저는 정말로 본인의 노력도 없고 부모를 잘 만난 덕분에 호사스럽게 사는 것이라 질투와 경멸의 대상으로서 혐오될 수 있지만, 요식업계에서 어떤 형태로든 자리를 잡은 백수저 셰프들은 본인의 처절한 노력으로 그 자리에 올라선 사람, 즉 다들 과거에는 흑수저 셰프들이나 우리 같은 평범한 인간군상들과 다를 바가 없었던 사람들이니까 백수저 셰프들이 흑수저 셰프들을 이겨도 시청자들도 '개천에서 용이 더 이상 안 나오는 더럽고 추잡한 세상이 되었다!'라고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백수저들의 경력과 기술적 완성도에 찬사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즌 1에서는 언더독 흑수저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셰프님 못지않게 백수저 '에드워드 리' 셰프님도 대단한 지지를 받았고, 이번 시즌 2도 백수저 셰프들이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보통 계급 전쟁이라고 하면 약자가 강자에게 맞서는 구도로만 진행되기 쉽고, 강자로 참여한 자들은 적폐와 동일시되어 혐오를 받기 쉽지만,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약자의 입장과 강자의 입장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약한 계급에게만 공감을 하고 강한 계급에게 무조건적인 혐오를 느끼게 만들지 않고, 양측 계급 모두에게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정을 붙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똑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시청자들 간의 감상이 달라지고, 정을 붙일 만한 후보가 다양해질 수 있게 되고, 그렇기에 더더욱 내가 정을 붙인 참가자들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지 궁금해서 몰입하고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3. 요리라는 분야의 장점
사실 요리라는 분야만큼 개인의 성향과 특기가 직관적으로 잘 드러나는 분야도 없지 않나 싶다.
물론 노래, 춤, 음악 같은 분야도 개인의 성향과 특기가 반영되는 분야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 분야에 문외한인 일반적인 시청자가 그런 것을 알아채는 것은 정말 독보적인 특징이 있지 않은 이상 쉽지 않다.
물론 그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시청자나, 실제 전현직 업계 종사자 및 전문가라면 그런 것을 눈치채고 즐길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
가령, 지금 당장 비트박스 대회를 시청한다고 할 때 평범한 시청자들이 어느 부분에서 어느 기술이 쓰였고, 어느 기술이 그 비트박서의 시그니처 기술인지 알아볼 수 있는가?
만약에 내가 지나가는 일반인들을 붙잡고 비트박스 대회 영상을 보여주면, '여기 쓰인 기술은 이렇고, 저 기술의 이름은 무엇이다!'라고 일반인이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을 리가 있겠는가?
전문적인 음악은 테크닉적으로 굉장히 심오하고 복잡하며, 그 분야에 일가견이 없는 일반인들은 저 참가자는 잘 부른다느니 못 부른다느니 하는 감상은 할 수 있을 지언정, 저 참가자의 시그니처 기술은 이것이라는 디테일은 알아챌 수 없다.
<피지컬: 100 시리즈>도 개인적으로는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여러 직종의 참가자들을 모집했지만 나오는 미션은 결국 그저 힘을 쓰고 빠르게 움직이라는 미션들 뿐이라서 그 직종만이 가진 강점이나 특별한 기술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사회에서 몸담은 직종이 어떻든 간에 그냥 힘 잘 쓰고 민첩하게 움직이면 되는 것이고 남들은 따라할 수 없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테크닉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서 참가자들에게 특출난 인상을 받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리는 다르다. 요리를 먹든, 요리를 만들든 간에 음식은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 설령 요식업계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어느 정도의 지식은 있다.
게다가 요리를 업으로 삼는 요리인들이라면,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특기 분야가 뚜렷한 경우가 많다.
본인만의 시그니처 요리가 아예 따로 존재하는 사람도 있고, 요리의 세부 분야들 중에서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어느 특정 국가의 요리법에 강한 경우도 있고, 특정한 기법을 매우 잘 쓰는 사람도 있고, 특정 재료를 잘 다루는 경우도 있고, 플레이팅하는 스타일도 자기만의 특색이 있다.
그리고 <흑백요리사 시리즈>의 참가자들은 다들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고유한 특기가 있다.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님의 남부 이탈리아 요리(특히 파스타), 정지선 셰프님이나 후덕죽 셰프님 같은 중화요리 전문가 분들의 중식, 최지형 셰프님의 이북 요리, 남정석 셰프님의 비건 요리, 치킨 대통령 님의 치킨 요리, 요리과학자 님의 분자요리, 아기 맹수 님의 술을 곁들인 나물 요리, 뉴욕에 간 돼지곰탕 님의 돼지곰탕, 임성근 셰프님의 갈비 요리, 술 빚는 윤주모 님의 소줏고리에서 금방 내린 술, 선재스님의 사찰음식, 요리괴물(이하성) 님의 창의적인 파인 다이닝, 최강록 셰프님의 조림 요리 등등.
참가자들이 본인만의 강점이나 특기 분야가 뚜렷하다면 시청자들에게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고, 여러 참가자들의 제각기 다른 특기들이 대결하는 것은 낭만을 자극한다.
<흑백요리사 시리즈>가 인터넷에서 무협지로 자주 비유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참가자들이 수련을 통해 완성한 자신만의 특기는 무협지 속 문파들의 무공과 같은 느낌을 주고, 엇비슷한 요리라고 해도 방식이나 태도에 따라 정파와 사파로 비유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특기 요리(무공)로 상대의 특기 요리(무공)와 겨루는 <흑백요리사 시리즈> 속 요리 대결들은 무협지의 비무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요리가 아닌 다른 분야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무협지 인물이나 판타지 작품 속 인물로 비유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만큼 요리는 무협지의 무공처럼 누구나 참가자의 강점이나 독창성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쉽다.
모든 참가자들이 직관적인 특색이 있고, 그 특색을 기반으로 상대의 특색과 정면승부를 펼치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4. 참가자들의 수준 높은 실력
어떤 프로그램의 누구라고 정확히 말은 하지 않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요리 애호가 내지 요리사 지망생들끼리 대결을 펼치는 몇몇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참가자들의 평균적인 수준이 높지가 않은 경우도 있음.(물론 다 그렇지는 않음.)
예선전은 물론이고,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솎아내고 그나마 괜찮은 실력자들만 남긴 본선에서도 몇몇 참가자들은 미숙한 솜씨를 보이는 경우도 있음.
하지만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평균적인 수준이 매우 높음. 백수저들은 미쉐린(미슐랭) 스타를 보유한 실력자거나, 대중에게 실력을 인정받는 스타 셰프, 조리기능장이나 조리명장 같은 최고위 자격 보유자들, <마스터셰프 시리즈>나 <한식대첩 시리즈>나 <아이언 셰프> 같은 타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우승자 또는 준우승자 같은 실력이 검증된 인물만 뽑고, 흑수저들조차도 이런 백수저들과 대등한 승부가 가능할 만한 실력자들로 엄선하기 때문임.
물론 몇몇 흑수저들 중에서도 실력이 어중간하거나 부족한 사람도 있기야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초반에 탈락시키고 대부분의 분량은 실력자들만 조명하기 때문에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엄청난 실력자들인 백수저 셰프들과 그런 백수저들에 비해 명성은 부족해도 실력은 대등한 흑수저 셰프들 덕분에 참가자들의 실력이 굉장히 높다고 느껴지고 실제로 높은 것이 맞음.
애초에 다른 치열한 요리 서바이벌 대회들의 우승자들이 경쟁하는데 수준이 낮을 수가 없지.
이것은 결코 올바르지 않은 비유지만, 어디까지나 농담 삼아 비유하자면 다른 요리 서바이벌 대회들이 프리미어 리그 같은 국가 최고의 축구 리그라면, 그 상위 입상자들이 겨루는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월드컵'이나 '챔피언스 리그'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할까?
물론 이런 비유대로라면 그 <흑백요리사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셰프들만 골라서 기용하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위상은 그야말로 상상할 수조차 없는 수준이 되기는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의 경우 서바이벌 대회는 아니니까 궤가 다를 수야 있지.
5. 인상적인 참가자들
이 역시 3번과 연관시킬 수 있는 것인데, <흑백요리사 시리즈>는 참가자들의 강점과 특색이 뚜렷하기 때문에 특징적인 요리법에서 느껴지는 캐릭터성이 뛰어난 참가자들이 많다.
한 마디로 말해서, 현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마치 만화 속 등장인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시즌 2에서도 인상적인 행적이나 캐릭터성을 보여주며 기억에 남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아기 맹수 - 초반부의 씬 스틸러. 귀여운 외모와 행동과는 달리 나물로 승부한다는 대담함과 그 대담함을 뒷받침하는 수준 높은 솜씨와 깊은 지식을 보여줌. 이번 시즌이 낳은 라이징 스타들 중 하나.
손종원 - 대중에게 굉장히 친숙한 스타 셰프. 방대한 요리 지식과 그 지식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우아한 기술, 잘생긴 외모를 보면 누구나 눈이 즐거움. 원래부터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한 셰프라서 이번 시즌의 라이징 스타는 딱히 아니지만 이번 시즌에서도 굉장히 화제를 끌었음.
임성근 - 후반부의 씬 스틸러. 일명 '임짱'. 언행이 너무나도 사짜 같아서 영 못 미더운 느낌과는 달리, 팀전에서 맹활약하여 승리에 이바지하고 한식 중에서도 특히 어려운 '전통 한식'의 대가라는 반전으로 큰 인기를 끌었음. 단연 이번 시즌 최고의 수혜자.
선재스님 - 스님이기에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큰 핸디캡이 있음에도, 채소를 위주로 한 사찰음식만으로 늘 좋은 평가를 얻으며, 단체 팀전에서도 불교의 가르침대로 조화롭고 화목하게 활약함. 안성재 심사위원의 평가를 인용하자면 '사람들이 왜 선재스님, 선재스님 하는지 알 것 같다.'라는 한 마디가 어울림.
후덕죽 - '대한민국 중화요리의 전설'이라는 무시무시한 타이틀로 소개되었고, 그 타이틀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함. 70대라는 나이는 <흑백요리사 시리즈>의 최고령 참가자임에도 젊은 사람들에게 체력적으로 밀리지 않으며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는 관록으로 한 분야의 정점이라는 품격을 보여줌.
정호영 - 대중에게 굉장히 친숙한 스타 셰프. 비록 흑수저 서울 엄마에게 패배해 탈락할 뻔하지만 다시 되살아나서 팀전에서 맹활약하며 최종 4위까지 기록하는 저력을 입증함.
술 빚는 윤주모 - 비록 자존감이 부족하고 화려한 요리를 하지는 않지만, 사실은 타인은 물론이고 본인조차도 자신의 기량이 얼마나 출중한지 모르고 있었던 요리 고수. 이번 시즌의 흑수저들은 대부분 상당한 경력과 명성을 가진 유명인이었지만, 이분은 정말 거의 무명에 가까운 흑수저 중의 흑수저였다. 이번 시즌이 낳은 라이징 스타들 중 하나.
요리괴물(이하성) - 닉네임에 걸맞는 무시무시한 실력자. 흑백팀전에서 상대 팀의 의도를 안 보고도 간파하거나, 무한 요리 지옥 미션에서 심사위원들도 지쳐서 당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음. 이번 시즌 2의 준우승자.
최강록 - 별명이 '조림핑', '욕망의 조림 인간', '조리는 보이', '조림보이' 등일 정도로 대중이 공인하는 조림 요리의 전문가이시다. 이번 시즌 최고의 수혜자는 임성근 셰프님이지만, 이번 시즌의 서사적 주인공이 이분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정도. 소년만화 속 주인공의 서사 그 자체. 이번 시즌 2의 우승자.
이렇게 성격들이 다채롭고 인상적이니 시청자들은 서바이벌 요리 프로그램이 아니라 마치 한 편의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음. 여러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봐 왔지만, 이렇게 개성적인 참가자들을 잘도 모았구나 싶다.
6. 최고의 우승자 서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기억에 남는 참가자의 부류는 3가지이다.
우승자이거나, 기억에 남는 언행을 보여준 사람이거나, 감동적인 서사를 만들어낸 사람이거나.
이번 시즌의 우승자인 최강록 셰프님은 그 3가지에 모두 해당된다. 이것이 시즌 1보다 시즌 2가 더 재미있었던 이유이다.
대회에서 우승하셨으니까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하고, 옛날부터 언행 하나하나가 시청자의 마음을 조리는 씬 스틸러였으니 인상적인 언행도 딱히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말 대회 내내 서사마저도 뛰어났다.
이 <흑백요리사 시즌 2>가 주인공이 최강록 셰프인 소년만화라고 생각하고 시청해 보라. 정말 한 편의 감동적인 소년만화를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최강록 셰프님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흑백요리사 시즌 1>에도 백수저 셰프로 출연한 바가 있다. 물론 그 시즌 1에서도 엄청나게 빠르게 탈락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팀전에서 패배하고 편의점 음식 미션에서도 탈락하면서 최강록 셰프님 본인에게나 팬들에게나 아쉬운 마무리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 <흑백요리사 시즌 2>에서는 김도윤 셰프님과 더불어 단 둘뿐이었던 재도전 출사표를 던진다.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절망한 인물이 포기하지 않고 더 실력을 연마해 재도전을 한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서사인데 출전 이후 우승까지 가는 서사는 정말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다.
https://m.chuing.net/zboard/zboard.php?id=mvs1&no=2684
내가 오죽 하면 저번 주에 공개된 11화와 12화를 보고 흥분을 참지 못해서 이런 숭배를 했을까?
나는 갓 오브 하이스쿨(갓오하)로 '낭만'과 '호연지기'를 키워 왔기에, 일반인들보다 낭만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운데, 그러한 내가 진심으로 감탄한 것이 바로 이번 시즌에서 나온 최강록 셰프님의 서사라는 것이다.
그 서사가 왜 대단한지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을 테니까 부디 직접 감상하길 바란다.
나는 이번 시즌을 보면서 최강록 셰프님께서는 태어날 때부터 스타가 될 자질을 타고난, 이른바 '본 투 비 스타(Born to be star)'라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 물론 나는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 2>도 처음부터 끝까지 봤던 사람이라 알고는 있었지만 말이다.
능력도 없는데 명성을 얻고 싶다는 욕심만큼은 이상할 정도로 비대해서, 아무도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동의해주지 않는데도 끝끝내 전문가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헛된 꿈을 포기하지를 못해서 추하게 행동하는 사람도 어느 커뮤니티에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 누군가는 그러고도 실패하는 반면에 명성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최강록 셰프님은 오히려 더 큰 명성을 얻는 모습을 보면 참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는 물론 아쉬운 점이 있다. 누군지 모를 업계 관련자의 스포일러로 우승자가 방영 개시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고, 제작진마저도 편집할 때 큰 실수를 저질러서 결승 진출자가 9화 인터뷰에 공개되기도 했다.
사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자와 결승 진출자가 알려진 것은 참가자가 사고를 당해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태 다음으로 끔찍하고 치명적인 사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도 사실 인터넷의 저주로 인해 알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결말을 알면서 봤는데도 엄청나게 재미있었다는 것은 <흑백요리사 시즌 2>가 작품 자체로만 따지면 정말 대단한 완성도를 자랑한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가 역사상 최고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런 오만한 선언을 했다가는 반발 심리가 생길 테니까.
하지만 정말 재미있고 잘 만든 서바이벌 프로그램임에는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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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모든 참가자들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말씀하시며 어떻게 보면 오만해 보일 수도 있는 태도를 견지하시지만 언제나 실력으로 증명하면서 그 자신감이 오만이나 허세가 아님을 증명하셨죠. 사실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훌륭한 캐릭터가 됩니다.
하지만 저는 결승에 진출하고 요리괴물이라는 닉네임이 아닌 본명인 이하성 셰프님으로 참여하시게 되면서 비로소 보여주신 그 인간적인 모습이 정말 좋더군요.
저는 이하성 셰프님은 그냥 본인의 압도적인 기량에 긍지를 느끼고 언제나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천외천 같은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결승전을 보면서 아버님과의 추억을 얘기하시며 웃으시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요리괴물이라는 닉네임을 써야 할 때는 강한 언행으로 스스로를 감추지만, 인간 '이하성 셰프'가 인정받으며 비로소 보이는 인간적인 모습의 차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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