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무한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동의 못하겠음
"조르다노 브루노(16세기의 이탈리아 철학자)가 상상한 우주론은 '경계가 존재하지 않기에 무한하다'는 논리가 강조됐고
가르간타는 '우주 외부의 전체라서 경계가 없다'라는 점에서 그 모델에 부합하니
무한하다는 설정은 경계가 없다는 의미고, 규모는 유한하게 설정됐다고 가정한다"
라는 논리 전개가 승인된다면
이건 이미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과정을 벗어났다고 느껴짐.
왜 저런 특수한 이론까지 나와야 하는 거임...?
저런 의도로 사용된 표현일 리가 없잖음..
무한에 대한 입증 목적은 주장이 '저자의 의도'와 다르지 않다는 걸 확인하기 위한 게 아니었음?
이건 정반대의 공정이라고 생각함.
여러 이론을 통한 지적 유희가 발전한 끝에 저자의 의도보다 앞서버린 케이스 같은데..
꼭 가르간타의 이야기만을 하려는 게 아님. 주제를 넓히고 싶음.
그냥 무한 떡밥 자체가, 점점 설정이 사실인지에 대한 검증보다 지적 유희로 흐르는 것 같음.
왜 이렇게까지 깊고, 특수한, 작가들의 상식 바깥의 온갖 이론들을 고려해야 하는 거임?
우리가 '다세계 해석' 등의 이론을 배틀보딩에서 깊게 탐구하는 건
그게 온갖 창작물에서 흔히 다뤄지는,
즉 '작가가 의도하는 영역' 내의 메이저한 설정이라서일 거임.
그저 공신력이 높은 이론이라서가 아니라는 말임.
온갖 작품의 기반이 되는 이론이기에, 다룰 수밖에 없는 거임.
그런데 조르다노 브루노의 우주론에 대해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비전공자에 문외한인 나로선 오늘 처음으로 그 구체적인 내용을 알게 됐음.
쿠보 타이토는 나와 달리 그 이론을 이해하고 있었을까..? 글쎄.
이런 이론은 '다세계 해석'처럼 섣불리 다른 창작물에 적용할 만한 게 아님.
공간의 무한함을 검증하려는 시도의 목적이 뭘까?
"작가가 어떤 형태의 세계를 의도했는가"에 대한 추측이잖음?
수사적 표현을 수학적 의미로 오독하지 않기 위해, 이렇게나 복잡한 절차를 거쳐 검증하는 거 아님?
그렇다면 온갖 고전 우주론과, 학계에서 핫한 현대 이론 등을 가져와 유사성을 대조할 게 아니라
정황상 납득할 만하고, 의도가 일치하는지를 따져야 할 거라고 생각함.
배틀위키에서 무한에 대한 기준을 이렇게까지 분류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일 거임.
걔네가 다양한 우주론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는 말임.
그쪽의 정공력에 대해 알고 있잖음.
그저 너무 딥한 이론 대입과 계층 없는 무한의 의미 구분은
보통의 작가들이 상정했을 영역 바깥의 일일 테니, 작가가 의도한 의미대로 해석해주는 거 아니겠음?
생각해보자.
"우주 바깥의 모든 공간이라서 무한해"라는 맥락이
작가가 "경계가 없다는 성질을 무한이라고 표현했어. 브루노가 제시한 모델처럼 말이야. 유한한 규모임에도 무한하지. 흥미롭지?"라는 의도로 작성한 설정일 리가 있을까...
명분의 문제임.
의도 검증을 위한 엄격함임. 엄격함을 위한 의도 검증이 아님.
물론 이해하고 있음. 다중우주적 스케일을 다루는 시점에서 이야기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지.
여러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납득 가능한 범주임.
하지만 가장 우선해서 지켜야 할 건 '저자가 의도한 맥락'일 거임.
적어도 다양한 고전-현대 우주론의 대입이라는 공정은, 그 가치를 벗어난 데다가, 너무 특수한 방향의 논리 전개인 것 같음.
브게는 이미 다른 스케일 구간에 대해선 '연출을 통해 나타내기 어려운 구체적 수치'에 대해 이해해주기에
외부 판단을 통한 수치 대입보다 저자의 의도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함.
하지만 유독 가무한-실무한 구간에 대해서만 극히 깊고 학술적인 코드를 저자의 의도보다도 앞세우는 것 같음. 다른 사이트들과 반대로.
무한함에 대한 설정은 차원론처럼 '작가가 전문적 지식을 가져야 파워스케일링적 의미대로 표현 가능한 속성'은 아니잖음.
이렇게까지 갈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어.
내가 생각하기엔
가무한-실무한은 증명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
발산하는 무한-완결적인 무한의 차이, 즉 형태의 차이임(우열을 부정하려는 건 아님).
저자의 의도와 정황을 납득 가능한 무한이면 그건 무한인 거고
납득할 수 없다면 그냥 유한인 거임.
가무한과 실무한의 구분을 유지할 거라면
그냥 무한한 공간들 중에서 형태를 구분해 분류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음.
작가의 인식 바깥의 온갖 위상수학적 이론의 대입을 통한 검증은
기존 기조와의 괴리가 너무 심하고 이질적임.
다른 스케일에선 절대 이런 접근이 용인되지 않았을 거임.
무한함에 대한 검증은 학술적 모델을 사용했는지가 아니라(대다수 작가들은 이런 방식을 택하지 않음)
어느정도 정황을 만족하고 의도가 드러나는지로 결정돼야 할 것 같음.







추천


우선 가르간타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이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음.
당장은 이게 블리치 떡밥으로 제한되길 바라지 않음. 기준에 대한 넓은 범주의 대화를 원함.
'경계의 부재를 뜻하는 무한'이 호킹, 브루노 등 저명한 전문가들에게 고려되는 모델이라는 걸 이해함.
다만, 표현의 의도 검증에 있어서 이 모델을 대입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인 거임.
이건... 명백히 특수한 결의 해석이잖음.
물론 님 입장에서 특수하지 않다고 여길 수 있음.
다만 이건 수학과 우주론의 전공자, 전문가, 애호가의 시선이 아닌, 창작물을 즐기는 작가들과 독자들의 시선에서 고려돼야 함.
이 대입의 명분이
"무한하다는 표현의 의도가 곡해돼선 안된다"라면
이 대입은 작가가 "어. 경계의 부재를 의미하는 무한이라는 표현이었어. 우주의 외부 전체를 규정하는데, 무한하단 표현은 경계에 관한 거야. 규모는 유한해." 라는 의도를 가졌을 거라 상정하고 있음.
너무... 이질적이잖음.
이게 진짜 목적을 벗어나고 있는 거임.
창작물의 판정에 대해 어떻게 완벽히 작동할 단 하나의 기준을 세울 수 있겠음.
이 기준이라는 탑을 세우기 위해 벽을 덧대고, 또 덧대다보니
불가피하게 저런 이론까지 가져오게 되는 것 같음..
차원론과 비교할 문제인지도 모르겠음.
가령(가르간타가 아니라도. 대화가 블리치 떡밥으로 제한되지 않길 원함) "우주 바깥의 전체라서 무한하다", "우주따위와 비교도 안된다 이건 무한이다" 같은 표현이 있다면
이건 당연히... 무한하다는 표현의 목적을 짐작 가능하잖음.
파괴력이 아닌 순간이동의 원리 해명이나 단순히 더 복잡하고 높은 세계를 경유한다는 등의 설정과 비교하긴 어려울 듯함.
차원론과 달리 무한하다는 성질은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구분되는 게 아니니까.
본문의 마지막 문단도 내 솔직한 심경을 반영함.
언제나 저자의 의도와 맥락이 외부 대입 수치보다 우선시되는 기조에서
왜 무한함이라는 영역은 극히 학술적인 코드로 학계 이론들이 대입되는 무대가 돼야 할지 모르겠음.
작가가 무한하다는 표현을 작성한 의도가, "경계 없으니까 무한임. 예를들면 초구모양임" 일 거라고까지 가정해 유한함을 성립시킬 이유가 뭘지 모르겠음..
그 맥락과 정황이 "이건 수사적 표현같은 게 아니고, 걍 공간이 무한히 크단 얘기 맞는 듯한데"싶다면
부정하는 게 의도에서 벗어나는 일 같음.
무한에 대한 반위업이 등장하거나, 일관성을 잃는 경우는 그 경우에 따라 얼마나 심각한지 고려해 의도와의 경중을 판단하면 됨.
왜 정황이 있어도 만약의 케이스를 위해 미리 유한하다고 설정을 왜곡시켜야 할지 이해가 잘 안됨.
무한하다는 표현이 있고
우주보다 아득히 거대하다던지, 우주 바깥 전체라던지
그런 납득 가능한 정황이 있다면
이건 그냥 작가가 사용한 표현을 존중할 일이 아닌가 하는 거.
그 안에서 반위업이나 무한함의 방식 등을 따질 수는 있겠지만
애당초 무한이 아닐거라 간주하기 위해 초구형태같은 모델을 대입하는 방식까지 갈 이유는 없지 않을까 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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