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 월드 21권 237~239
블러드셰드 캐논을 막기 위해서, 아이보리의 왼손이 여러장의 검은 판자로 변화하는 모습을.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듀얼 아바타가 다른 듀얼 아바타로 변화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미하야나 카시스, 시슬과 같은 비스트 모드로의 변형도, 니코와 레이커 같은 강화 외장의 장착과도 완전히 다른 완전한 변신. 《캐논》이 막히면서 반동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낙하하는 미하야를 물의 쿠션이 받아들였다. 그대로 아쿠아 커런트의 양팔에 안착하지만 예를 표하는 것도 잊고 미하야는 사신의 어깨에 서있는 적층의 아바타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무사한 오른손에는 에너미를 조작하기 위한 지팡이가 쥐어져 있다. 주위에 아이보리 타워의 모습은 없다. 게다가 바이스의 오른쪽 허리에는 흑왕의《탈명검(보팔 스트라이크)》에 의한 깊이 있는 손상이 남아 있다. 역시 아이보리가 바이스로 변신한 것이다. 혹은 바이스가 아이보리로 변신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지나치게 이상한 현상에 커런트와 레이커, 메이든 일행들도 말을 잃었다. 그런 가운데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같은 블랙 컬러의 이름을 가진 흑왕이었다.
"네놈……블랙 바이스!!"
오른손의 검을 상공의 적층 아바타로 향하고, 블랙 로터스는 날카롭게 외쳤다.
"아이보리 타워가 네놈의 정체였던 것이냐……!"
그 말에, 바이스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이런이런,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반대의 경우도 있을 텐데"
"아니, 없어. 왜냐하면 네놈은 《블랙 바이스》라는 아바타 네임을 시스템적으로 표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니까, 그 이름은 어디까지나 네놈의 자칭에 불과하다!!"
"과연, 과연. 블랙이라는 색을 사용한다는 걸 불허한다는 건가, 그건 무례하네"
후후후, 여유 넘치는 웃음을 흘리면서 바이스는 오른손에 든 지팡이를 능숙하게 빙글빙글 회전시켰다.
어느새 주위의 사신 에너미 군단은 다시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 압력으로 가득찬 정적 속에서 어딘가 학교 교사를 방불케 하는 잔잔한 목소리가 흐른다.
"하지만 뭐, 이렇게 된 이상 흑왕, 당신도 가속세계에서 퇴장해주실 수 밖에 없는 것 같네. 비어버린 블랙 컬러 네임은 내가 고맙게 받겠어"
배턴처럼 돌리던 지팡이를 뚝 정지시키고, 완만하게 들어올린다. 첨단에 빠진 은색의 구체가 번쩍 불길하게 빛난다.
"그럼 이번에야말로 끝내보실까. 이런, 그 전에……"
바이스가 지팡이를 가볍게 움직이자, 일체의 사신의 입에서 타오르는 화구를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