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탑 3부 리메이크 1화 트레인 시티 1
30층에서의 소동으로부터 1년 가까이 지났다. 사람들은 한동안 비올레에 대한 여러여러 이야기를 떠들어댔지만 1년이라는 시간은 이런 이야기를 잊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비올레를 노리는 녀석들이 문제이다. 그 녀석들은 비올레를 잊었을 리가 없다. 그 녀석들이라 함은 아마도 FUG의 인원들과 자하드의 감시원일 터.
그 녀석들에게 들키지 않고 35층에 있는 트레인 시티로 가는 것이 우리들의 목적이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눈에 띄지 않게 천천히 5층을 올랐다.
그 동안, 비올레는 기다란 머리카락을 잘라냈다. 당연하다. 비올레하면 떠오르는 게 긴 머리니깐. 그 덕분인지 우리들을 방해하는 존재는 없었다.
34층을 클리어한 순간 우리들은 D급 선별인원이 되었다. 이제부터가 이야기의 시작이다. 비올레를 둘러싼 음모와 그를 막기위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왕난 : 그러고 보니까, 우리 티켓은 어디서 얻는거지?? 쿤??
쿤 : 티켓을 암표로 찾아보기는 찾아봤는데, 4장 정도가 전부야. 나머지는 이미 매물이 없어졌고.
왕난 : 원래 이렇게 구하기 힘든건가?? 하긴 정가에 비해 암표는 30배 가까이 하지만...
쿤 : 아니, 더럽게 비싸긴 해도 이렇게 동나는 경우는 없었어. 심지어 이번에는 티켓 사냥꾼들도 득실거리는 36층~39층에도 매물이 없고.
왕난 : 독점...한건가??
쿤 : 그럴지도 몰라. FUG 녀석들이 장악한다고 가정한다면... 티켓을 더 구해서 전부 탄다해도 FUG 녀석들에게 둘러싸이겠지.
왕난 : ....
쿤 : 그래서 그 아저씨가 36층에서 기다린다고 했잖아. 그보다도 지금 물건을 받으러 가야 하는데, 어서 준비해.
왕난 : 그거라니... 그 티켓?
쿤 : 어. 그리고 티켓 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은 600년전 지옥열차를 탄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약속장소로 나온 우리들은 보로라는 남자와 그의 수하들을 보았다.
보로 : 어, 여기. 고기 4마리 맞나?
쿤 : 맞다. 4마리.
보로 : 근데 그 쪽 사람이 좀 많네?? 2장 정도 부족하겠구만?
쿤 : 그러면 이대로 정거장까지 가지? 여행 가이드도 좀 하면서 말이야.
보로 : 가이드?? 그런 말 한 적 없는...
뭐야... 이 녀석. 또 사기쳐서 가이드까지 시키려고...
쿤 : 다른 녀석에게 티켓 좀 뺏자고.
보로 : 뭔 소리야. 거래를 할 생각이 있는거야?
쿤 : 아니, 난 진심인데? 너희들 도움 좀 받고 싶어서. 돈은 두배로 줄테니까...
보로 : 아니, 이만 가보겠네. 티켓 값은 이미 받았으니 나머지는 알아서 잘 해보게.
쿤 : 쳇. 안 넘어오네.
왕난 : 그런데 어쩌자고 가이드를 그렇게 즉흥적으로 요구한거야??
쿤 : 조금 어리숙해 보였거든. 더 얘기하면 재밌는 사실을 자기도 모르게 뱉어낼 수도 있고...
왕난 : 재밌는 사실이라니...
쿤 : 여기 오기전에 저 녀석이랑 메신저로 대화했는데 이번에는 매물 구하기가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왔어. 그래서 혹시 저 녀석이 FUG랑 관련이 있는가 찔러본거야.
아무래도 저 행동을 보아하니 아닌거 같아. FUG였다면 기다렸다는 듯이 가이드를 받아줘서 우리를 함정에 빠뜨렸겠지.
왕난 : 올~~ 거기까지 생각하다니.
쿤 : 그래서 방금 저 녀석은 FUG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봐도 좋아. 아니, 오히려 빨리 티켓을 처리하고 싶었겠지. 지금은 FUG가 잔뜩 있으니까 말이야.
비올레 : FUG가 티켓을 독점했다는 걸 어떻게 확신할 수 있죠?
쿤 : 하진성 아저씨가 그렇게 말해줬거든. FUG녀석들이 평소의 암표가격에 2배로 부르고 있다고. 아무튼 이제 우리들은 티켓 2장이 더 필요해. 우리들 끼리라도 좋으니 티켓을 FUG로부터 갈취해보자고.
왕난 : 그래서 우리가 실제가격에 100배에 산거구나. 이거 완전 바가진데??
쿤 : 근데 그건 그 아저씨가 부담한다고 했으니 걱정하지마.
왕난 : 어이, 어이, 그 아저씨... 완전 호구된거 아니야?
쿤 : 사랑하는 제자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투자해야 하는거 아니야? 아마 이거에 1000배라도 쓸 거라고.
비올레 : 하하...
그리고 그 아저씨한테 받은 정거장 정보에 따르면 이렇다.
35층 트레인시티는 하나의 큰 건물로 되어있다. 사실상 하나의 호텔처럼 되어있으며 지하 1층과 지상 5층으로 되어있다. 말이 5층이지 이 건물은 하나의 층이 10층 가량의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믿을 수 없겠지만 엘레베이터로도 한 층에 1분이나 걸린다고 한다.
지하 1층은 지옥열차가 서는 곳이고 지옥열차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열리지 않는 곳이다.
1층은 로비층으로 입구와 안네데스크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건 없다. 참고로 여기부터가 정거장으로 취급되어 선별인원간의 싸움이 법적으로 허용된다.
2층은 숙소로 티켓이 있으면 도어락이 열려서 문을 열수 있다. 그러니까 한명이라도 티켓이 있으면 여러명이 그 곳에 들어갈수 있다.
3층은 식당으로 말 그대로 식당이다. 별로 특별한 건 없다.
4층은 공연장으로 이번에 D급 선별인원의 아이돌인 하유라가 공연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를 보러 온 선별인원도 있을 것 같다고 한다.
5층은 관리실로 일반인은 출입금지다. 별로 특별한 건 없다.
각 층을 계단으로 이동하려면 한 층에 5분 이상은 걸린다고 한다.
일단 우리들은 방에 들어가야겠다. 그래서 2층으로 이동했다.
쿤 : 방에 가기전에 나는 밖에 등대같은 걸 설치해야겠어. 혹시 티켓같은 걸 공짜로 얻을지도 모르니까.
역시 듣던대로 엘레베이터는 오래 걸린다. 양옆에 있는 거울들을 보니 우리들의 모습이 수많은 형태로 겹쳐져 있다.
2층에 도착하자 수많은 선별인원들이 모여있다. 역시 우리들의 티켓을 노리고 있는 모양이다.
쿤 : 역시 떼거지로 모여있어. 혼자 갔다면 당했겠는데?
그러면서 쿤은 몰래 등대를 설치하고 있다. 등대는 투명형으로 깔아서 그들의 동태를 살피도록 할 모양이다.
숙소는 커다란 복도를 중심으로 양 옆에 10~15m를 간격으로 방들이 있다. 복도는 가로 100m에 세로는 300~400m쯤 되어 보인다.
왕난 : 근데 궁금한게 있어. 이렇게 많은 방들이 있는데 손님이 있는 방과 아닌 방을 어떻게 구분하지??
쿤 : 호텔 방 안에는 키를 꽂아두는 곳이 있잖아? 거기에다가 꽂은 상태에서는 문이 밖에서 티켓을 찍어도 안 열리도록 세팅되있는 모양이야. 사실상 티켓이 호텔 방 열쇠 역할을 하는거지.
왕난 : 그리고 또 궁금한게 있는데, 여기 층에서는 티켓이 많아봐야 100장일건데, 방은 100개가 있어야 되는거 아니야? 300m 나누기 15m에 양쪽이니까 2를 곱하면 40이잖아.
쿤 : 이론적으로 봤을 땐 그래야 하지만, 여기서 솔로로 다니는 녀석은 없으니까 그런거 같아. 우리들은 6명이서 붙어있으니까 시비가 안걸리는 거지만, 솔로는 위험하거든.
선별인원들이 노숙자마냥 문 앞에서 떡하니 앉아서 진을 치고 있다.
왕난 : 어이, 여기 니 방이냐??
?? : ...
쿤 : 니 방 아니면 비키지? 어린 아이처럼 떼쓴다고 될게 아니거든?
?? : ...
쿤 : 젠장... 어이, 왕난. 한번 도어락에 찍어봐.
왕난 : 어??? 응.
내가 도어락에 티켓을 갖다 대려는 순간 그 노숙자는 티켓을 낚아채고 도망가려고 했다.
비올레 : 멈추시죠.
비올레가 노숙자에게 손을 대자 노숙자의 움직임이 멈췄다.
?? : 끄으으으... 뭐야 이건!!
쿤 : 저럴 줄 알았지. 어이, 대답해라. 여기는 너 혼자냐??
?? : 몰라!! 잘못했으니 용서해줘!!
쿤 : 용서해줄지 어떨지는 대답에 따라 다를거야. 너 혼자냐고??
?? : 다른 녀석들도 있는데 그들도 다들 나처럼 대기타고 있다고.
쿤 : 그럼 너희들은 아예 티켓이 없는거냐?? 혹시 티켓을 아예 본 적이라도 있는거냐?
?? : 없어. 암표도 이미 싹 쓸어갔고. 결국 여기로 올테니 기다리고 있으면 오겠거니 싶어서 그랬어.
쿤 : 그러면 더 아는건 없는거지??
?? : 없어. 이제 나 갈게...
쿤 : 라크, 저 녀석한테 주먹 세 대만 갈기고 방에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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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방에 들어왔다. 확실히 여기는 1인용은 아닌 모양이다. 혼자서 이런 거대한 침대를 쓸 순 없을 테니까. 거기는 작은 방 3개가 있고 그 방마다 샤워실이 구비된 화장실이 있다.
거실에는 50인치는 되어보이는 TV도 있고 전기콘센트가 종류별로 박혀있는 벽면도 있다. 거실에 딸려있는 욕실은 내가 20층에서 지냈던 방의 크기와 비슷했다.
욕실에는 비데가 구비된 변기, 여러가지 세면도구가 있는 벽면, 자동인식형 수도꼭지, 순간 수영장으로 착각했을 정도로 거대한 욕조까지 있었다.
왕난 : 우와~~ 여기는 확실히 좋은 곳이네. 이거 아르키메데스보다 더 좋잖아?
쿤 : 할거 다했으면 여기 좀 와봐. 밖에 연결해 둔 등대 좀 봐줘.
왕난 : 너는 이럴 때도 열심이구나. 뭔가 묘한 일 있으면 말해줘.
일단 문제가 있다. 3일 후에 열차가 도착하는데 그 안에 2장을 추가로 얻지 못하면 안된다. 아니면 2명을 버린다는 선택지도 있지만 그건 차선책이다.
에라 모르겠다. 알아서 잘 되겠지... 하면서 나는 욕조에 몸을 담갔다. 아차, 목욕하니까 반지는 빼둬야지.
방은 거실과 방 3개로 되어있는데 거실은 3명이서 쓰고 방은 1명씩 쓰면 오케이.
나, 쿤, 비올레가 거실을 쓴다. 라크, 이화, 그리고 아크랩터는 각자 방을 쓴다. 어이, 어이... 이거 또 부려먹히겠는데?
쿤 : 아까 할거 다했으면 오라고 했는데 왜 아직도 안왔어?? 너 혼자 욕실을 몇시간이나 쓰는 줄 알아? 일단 나 씻고 있을테니까 등대 좀 봐줘.
젠장... 이럴 줄 알았어... 이 녀석 성격대로라면 분명 교대로 밤새서 등대보라고 할거 같은데...
쿤 : 거기 초콜릿이랑 과자 많이 있으니까 먹고 싶은대로 먹어.
그렇게 쿤은 욕실로 향했다. 나는 이어폰을 꽂아 바깥 상황을 본다.
별거 없다.
그냥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쳇... 이런거 계속 눈 아프게 봐야해?
그러고 보니 등대지기는 항상 이렇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쿤 녀석은 우리들에게 오더도 내리고 했었구나.
이거 생각보다 등대지기는 힘든 직업인데? 나는 멀티태스킹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하나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기에...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욕실에서 반지 두고 왔다!!
젠장... 그거 쿤한테 들키면 위험한데... 어쩌지?? 아... 비올레는... 잔다...
그리고 쿤이 욕실에서 나온다. 그래... 지금 바톤터치를...
왕난 : 왔어??? 나 잠깐만 화장실 좀...
쿤 : 본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교대냐?? 너는 앞으로 1시간은 더 봐야해.
왕난 : 그럼 비올레는??
비올레 : 왕난씨가 욕실에 있을 때 이미 보고 있었어요. 계속 욕실에만 계셔서 대신 제가 보고 있었다니깐요.
왕난 : 너 자는거 아니였어??
비올레 : 오래 보고 있으면 눈 아파서 잠깐 수면안대 좀 끼고 누워있었어요.
아차... 이럴 때가 아니지. 어서 반지를...
어...없어!! 반지가!! 분명 여기에 뒀는데??
왕난 : 여기... 있던 반지 못봤어??
쿤 : 여기. 호텔 룸에 이런 액셔서리도 있는가 해서 봤는데 자하드 문양이 새겨져 있어서...
이... 이런..
왕난 : 그거, 내꺼야.
결국 이렇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 반지를 다시 내 손가락에 가져왔다. 내가 자하드의 왕자라는 것을 들켰다가는 위험할거야.
그렇게 밤이 지나고 아침이 왔다. 물론 나는 밤을 꼴딱 새서 등대를 봤다.
쿤 : 됐어. 이제 내가 볼테니까 너는 푹 자둬.
이런 이런... 푹 자두라는 이야기는 결국 또 시킬거라는 거잖아.
하지만 나는 졸리니깐 그냥 잔다.
....
으...음... 지금 몇시지??
6시... 지금 오전인가? 오훈가?
밖에는 별일 없는건가??
비올레 : 왕난 씨, 일어나셨어요??
왕난 : 으음... 지금 몇시야?? 나 몇시간이나 잔거야??
비올레 : 한 12시간은 주무셨어요. 지금 오후 6시쯤 됐어요.
왕난 : 밖에는 별일 없고??
비올레 : 네...
이렇게 별일 없네... 그럼 좋은거야 아닌거야??
쿤 : 그냥 앞에 있는 녀석들은 계속 여기 있고... 나갈 때 저걸 뚫고 나갈 수가 있을까?
그렇게 바라보던 중 어떤 여자가 나타났다. 딱 봐도 저건 하유라다. 큰 키에 파란색 머리카락과 파란색 옷, 장비로 깔맞춤한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도 얼굴이 더 눈에 띈다.
그리고 혼자다. 게다가 그녀가 끌고 온 파란색 캐리어에 티켓 두 장을 보란듯이 매달아놨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선별인원들이 굶주린 이리 떼처럼 달려들었다.
그러자 그 여자는 달려드는 인원들을 상대로 캐리어를 휘두르면서... 때려눕혔다.
쿤 : 뭐... 뭐야 저 여잔??
왕난 : 저 여자는 하유라라고 아이돌이잖아?? 그런데 저렇게 당당히 티켓을 가지고 다니고...
비올레 : 저희 둘이 나가서 가져올까요??
쿤 : 그러면 좋겠지만... 싸워서 이길 수가...
...
밖에서는 티켓에 눈이 돌아간 상황이었다. 하지만 저 여자의 파워를 본 순간 아무도 나서지 못했다. 그녀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유라 : 혹시 이것을 갖고 싶으신건가요??
말이 없었다. 이는 도발의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유라 : 아니면 여기에 티켓을 가지고 있으면서 더 가지고 싶어서 저를 지켜보고 있다던가??
헉... 알고 있는건가?? 아니 그럴리는 없어.
하유라 : 그러면 우리 게임하도록 할까요??
게임이라고??? 무슨 소리를...
하유라 : 내기는 간단해요. 우리가 티켓을 걸고 게임을 하는 거에요.
왕난 : 마침 티켓은 두 장. 이걸 이기면 되는거야.
쿤 : 잠깐... 이거 도발이라고 봐야 할거 같아. 마치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고 있잖아!!
왕난 : 그래... 그러니까 더 싸우고 싶다고.
결국 나는 방을 나왔다. 방을 나오자 그 여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인사를 한다.
하유라 : 처음 뵙겠습니다. 제 이름은 하유라고요. 포지션은 등대지기에요.
등대지기?? 웃기고 있네. 그게 어딜봐서 등대지기의 전투력이냐?
왕난 : 나는 아직 하겠다고 안했는데??
하유라 : 아니요. 당신 팀은 분명 티켓이 부족해서 이러는 게 분명해요. 이대로 가면 당신 팀 중 누군가는 낙오해야 하죠. 아니면 열차 출발까지 1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방에서 나올 일이 뭐가 있겠어요?
젠장... 감이 너무 좋잖아!!
왕난 : 알겠다. 내기에 응하지. 우리팀 티켓 두 장 걸고 내기다.
하유라 : 흐흐흐흐.... 알겠어요. 그러면 내일 저의 콘서트에 참석하도록 하세요.
아, 그러고 보니 하유라의 콘서트가 있다고 했지?
하유라 : 거기서 2:2로 싸우도록 하죠.
왕난 : 알겠다. 그러면 내일 오후 6시에 보도록 하지.
-다음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