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커플 대회] 밤X이화 _ Hoilday

01.

“밤! 너 다리가 왜그래!!”

“하하, 죄송해요. 쿤 씨, 집에 오다가 다리를 삐끗했어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기분 좋은 휴일의 아침, 모두 편안히 휴일의 늦장을 부리고 있을 때 이른 아침부터 외출을 나간 밤이 숙소에 들어오면서 휴일의 아침이 시작된 듯 숙소의 분위기가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거실에서 들리는 목소리 때문인지 침대 위에 늦장을 부리던 다른 동료들도 무슨 일 인가 싶어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각각의 반응도 제각각 이였다.

“검은 거북이 그 꼴은 뭐냐! 칠칠 맞지 못하게.”

큰소리로 소리치며 다그치지만 절대 기분은 나쁘지 않은 라크.

“밤. 강해졌다 해도 여전히 덤벙거리는 건 마찬가지라니깐.”

은근 슬쩍 놀리는 쿤.

“밤 씨, 괜찮아요?!”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이화도 있었다.

걱정하는 말을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간 이화는 구급상자를 가져와 바닥에 어중간하게 앉아 있는 밤 앞에 내리 앉았다. 그리고 다리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세상에나!..　많이 다친 거 아니에요?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하하.. 그정도는 아니에요. 파스만 붙이면 될것같아요.

말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이화는 구급상자에서 파스를 꺼내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 빠른 손놀림으로 파스를 붙인 이화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밤을 바라보았다.

“고마워요. 이화 씨”

“당연한 걸 뭘……. 그럼 오늘은 저번에 약속한 그거…못하겠군요.”

“괜찮아요! 별로 안 아파서 나갈 수 있어요!”

“아니에요. 밤 씨, 굳이 오늘이 아니어도 다른 날도 있으니까요. 오늘은 그냥 숙소에서 푹 쉬고 다리 잘 신경 써요. 아 맞다, 숙소에 먹을게 떨어져서 장 보고 올게요!”

#

02.

말을 끝마친 이화는 대답이 들리기도 전에 빠르게 현관문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오늘은 며칠 전부터 약속했던 밤씨와 화원에 가서 꽃을 둘러보기로 한 날이었다. 밤 씨가 꽃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관심사를 맞춰 겨우 약속을 잡은 날 이였는데… 계속 기다려왔던 날 이였는데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이미 밖에 나와버린 상황, 마트에 들려 장을 봐오기로 했다. 숙소에서 빠져나와 길거리로 접어들었다. 신수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날씨지만 오늘따라 유독 날씨가 좋게 느껴졌다. 날씨가 좋으면 뭣하나. 오늘 계획 했던 데이트(?) 코스도 다 물거품 돼버렸는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마트에 들어가 이것저것 장을 봤다. 숙소에 사는 인원이. 인원이다 보니 구매한 양도 어마어마했다. 두 손을 꽉 채운 봉지를 들고 가다 결국 앞에 보이는 벤치에서 잠깐 쉬다가기로 했다. 벤치에 앉은 이화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시원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기분이 조금은 상쾌해...어!!?

밤 씨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너무 놀라 순간적으로 고개를 들어 밤 씨와 박치기를 하고 말았다.

“아고고.. 제가 깜짝 놀라게 한 건가요.”

“아야.. 밤 씨? 여긴 어떻게 온 거에요?”

“짐이 많을거 같아서 마중 나왔어요.”

“그럴 필요 없는데! 다리 절뚝거리는 것 좀 봐요. 어떡하면 좋아.. 더 안 좋아지면 어떡해요.”

“하하 괜찮아요. 그것보다 이화씨, 이거요.”

밤 씨가 내민 것은 빨갛면서도 분홍빛의 꽃다발이였다. 얼얼한 감정과 당황, 기쁨의 여러 감정들이 안에서 뒤섞이고 있었다. 꽃다발을 건네받을 때 밤 씨가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아…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지금 눈앞에 있는 것만 같았다.

“이게 뭐에요. 밤 씨?”

“히비스커스라는 꽃이에요.”

“히비스커스..”

“원래 오늘 같이 화원에가서 꽃구경 가기로 했잖아요. 근데 약속 못지킨게 너무 신경 쓰여서… 사실 이화 씨한테 줄 꽃을 사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이화 씨를 만난거에요. 하하..”

“아니에요… 정말.. 정말 다음에 가도 되는건데…… 너무 고마워요. 밤 씨.”

“마음에 들면 다행이네요! 그럼 다리가 괜찮아지면 그때라도 화원 가실래요. 이화 씨?”

“……네! 좋아요.”

#

03.

그렇게 우리는 벤치에서 일어나서 다시 숙소를 향해 걸었다. 가기로 정해뒀던 화원과 미리 예약했던 음식점도 못 가게 됐지만 못가면 어떠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쏟아지는 햇살과 살살 불어오는 바람이 유독 기분 좋게 느껴졌다.

‘오늘은 밤 씨한테 꽃을 선물 받았으니… 다음번엔 내가 선물해줘야겠다.’

너무나도 완벽한 휴일이었다. 오늘 같은 날만 쭉.. 있었으면.

히비스커스 - 섬세한 아름다움, 남몰래 간직한 사랑.

END - hoilday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문학을 써보네요.

문학도 쓸겸 이벤트 참여도 할겸~

앞으로 다른것도 자주 올려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