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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게문학] 아바타라 리메이크 ㅡ 55화
테라스탈 | L:33/A: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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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8-0 | 조회 1,149 | 작성일 2023-01-14 14: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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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게문학] 아바타라 리메이크 ㅡ 55화

저번화: https://m.chuing.net/zboard/zboard.php?id=whigh&page=2&sn1=1&db_sel=anime&r_type=&num=&divpage=13&best=&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4087

 

원숭이가 만들어낸 심연 속에 파묻힌 단아한은 마치 악몽 같은 상황에 처해 있었다. 천상대전 당시 사망한 마족들의 시체가 그녀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몰려들고 있던 것이다.

 

'네 오빠 때문에 모두 죽었어... 내 가족도, 친구도...!!!'

 

'하지만 네 오빠는 혼자 살아남았지. 녀석은 특별하니까...'

 

'돌원숭이는 주변의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존재... 너도 예외일 수는 없어...'

 

"이 더러운 해골들이...!!"

 

단아한은 차력으로 미친듯이 저항했으나 시체들은 그녀를 집요하게 쫓아다녔고, 원숭이는 이쯤되면 단아한의 정신력이 약해졌을 거라 판단해 직접 말을 걸었다.

 

'보았느냐? 돌원숭이는 항상 주변을 비참하게 만드는 존재... 심지어 본인마저도 예외 없이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지. 지금이 벌써 두번째 환생이라는 것은 알고 있느냐?

 

그대의 오라버니를 지키고 싶다면,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단 둘이 숨어서 영원히 세상에 나오지 말거라.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ㅇ...'

 

"아 시끄러워 죽겠네!!!"

 

단아한이 그렇게 소리치자, 그녀를 중심으로 용암과 얼음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오며 시체들을 한순간에 쓸어버렸다.

 

'...?!!'

 

정신적인 힘과 물리적인 힘의 경계가 애매한 환세의 특성 덕분에 그녀가 생성한 용암과 얼음의 총 질량은 '천문학적'인 수준이었다. 원숭이는 단아한의 감정을 잘못 건드려 오히려 힘을 키워준 것이다.

 

"오빠한테 오빠를 위해서만 싸우라고 한 건 나야!! 우리끼리 진작 끝낸 이야기에 끼어들지 말고 저리 꺼져!!!"

 

단아한은 용암과 얼음을 축구공 크기의 빛나는 암석으로 압축한 뒤, 원숭이를 향해 힘껏 걷어찼다.

 

※ 단아한 오리지널 ㅡ 진(眞) 유성차기

 

'훌륭하구나, 돌원숭이. 이번 생에도 이 정도의 인연을 얻다니...'

 

원숭이는 날아오는 유성을 보자마자 저항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애초에 그는 3인조의 협공으로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고, '돌원숭이의 여동생'을 이용해 수작을 부리려던 것도 실패했으니 더 이상의 발버둥은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유성은 원숭이를 일격에 소멸시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단아한을 둘러싼 심연과 환세까지 반으로 찢어 산산히 흩어버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대위는 룡을 상대로 상당히 오래 버티는 중이었지만 전세는 너무나 확실하게 기울어진 상태였다. 룡의 용갑에는 아직도 흠집조차 나지 않은 반면에 한대위 쪽은 계속해서 데미지가 쌓이고 있던 것이다.

 

이대로면 패배는 확정이었지만, 그는 억지로라도 기세를 올려 대등한 척을 할 수밖에 없었다. 룡이 이 싸움에 흥미를 잃고 방주를 향한다면 대참사를 막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승산이 전혀 없이 절망밖에 보이지 않던 와중에, 한대위는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갑자기 해태와의 교감이 평소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건 설마...'

 

신인류는 죽어도 그 힘이 사라지지 않고, 물리적 혹은 심리적으로 가까운 타인에게 이양된다. 룡에게 당한 슈나우퍼의 힘은 가장 가까이 있던 인간인 한대위에게 이양된 것이다.

 

'지금이라면 그 기술을 완성할 수 있어...!!'

 

차력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뒤 수많은 차력사들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하려 했고 한대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물이 가진 수많은 이미지 중 하나인 '죽음'이 전투에 가장 유용할 거라고 판단했지만, 그것을 실제 기술로 완성하는 데는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실제로 한 번 죽어본 적이 있어서인지 죽음을 상징하는 힘에 무의식적인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신인류에게 물려받은 초월적인 '상상력과 교감'이라면, 그 거부감마저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

 

룡은 그 순간 흠칫하며 뒤로 물러섰다. 한대위의 주먹을 둘러싼 물에서 굉장히 짙은 살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니, 살기라는 표현도 너무 약했다. 마치 '죽음'이라는 개념 자체가 물의 형태로 세상에 나타났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 한대위 오리지널 ㅡ 살수殺水

 

드디어 반격 수단이 생긴 한대위는 온 힘을 다해 연타를 날리기 시작했다. 룡은 물러서지 않고 삼장팔계로 받아치려 했지만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한대위의 공격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그의 '생명' 자체가 꺼져갔기 때문이다.

 

"이런...!!"

 

룡은 그제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거리를 벌리려 했으나, 이미 생명력이 상당히 깎여나간 상태였기에 몸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끝이다."

 

※ 필살必殺 ㅡ 현무의 권

 

한대위의 주먹은 일격에 룡의 몸을 관통했고, 그 순간 룡의 육체는 생기를 잃고 시들었으며 영혼은 갈기갈기 찢겨 사라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건... 뭐지?'

 

진모리는 넋을 잃은 채 눈앞의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야에는 '가능한 모든 정보의 조합' 즉 '모든 것'이 펼쳐져 있었으며, 그 꼭대기에서는 절대적인 [빛]이 만물을 비추고 있었다.

 

종교인들에게는 '신', 철학자들에게는 '진리', 수학자들에게는 '수리數理', 예술가들에게는 '궁극의 미'...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뿐 사실은 전부 저 [빛]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제야 확실히 알겠어. 저게 바로 오딘이 말했던 만유신萬有神...!'

 

진모리는 사탄과 신인합일을 이룸으로써 그의 초월적인 인지능력의 원천인 '666의 눈'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러나 666의 눈은 무한한 정보의 소용돌이를 볼 수 있게 해줄 뿐, 그 속에서 숨은그림찾기처럼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는 건 사용자의 기량에 달려 있었다.

 

'저건 설마...'

 

시야에 쏟아져 들어오는 온갖 정보를 둘러보던 진모리는 아주 익숙한 인물을 발견했다. 바로 진모리 자신이었다. 육체도, 정신도 사탄을 먹기 전과는 전혀 달라져 있었으나 그 본질은 분명 진모리가 맞았다.

 

생각해보면 '모든 것'에는 당연히 진모리 자신도 포함되니 특별히 문제될 건 없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스스로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광장히 이상한 기분이었다.

 

"돌원숭이!!! 감히 짐이 노리고 있던 [눈]을 가로채?!!"

 

"..."

 

여래는 진모리가 사탄을 먹어치운 것을 눈치채고 고함을 쳤으나, 진모리는 이전과는 달리 증오, 미움 같은 감정이 전혀 없는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여래를 쳐다볼 뿐이었다.

 

"그 눈을 뽑아 씹어먹어 주마."

 

진모리가 대답조차 하지 않자, 여래는 살벌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여덟 문자를 한꺼번에 소환하더니 전부 녹여서 하나로 결합했다.

 

※ 마지막 문자 ㅡ 여덟빛깔 찬란검

 

여래는 현란한 움직임으로 찬란검을 휘둘렀으나, 진모리는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멀뚱히 서있을 뿐이었다. 그 정도 공격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만히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무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찬란검 속에 녹아든 7문자 역시 더는 위협적이지 않았으며, [빛]의 진정한 본질을 마주한 진모리에겐 그저 실패작으로 보일 뿐이었다.

 

"초라하구나..."

 

진모리는 여전히 무표정한 채로 손을 뻗은 뒤 '여래가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를 움켜쥐어 으스러뜨렸다.

 

"이, 이런...!!!"

 

"그만 잠들어라."

 

여래는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소멸했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었다. 전세를 뒤집을 마지막 카드가 하나 남아 있던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불지옥이 되어 인류에게 버림받은 지구, 워싱턴 D.C'였던' 곳에서 갑자기 갈색의 살점이 폭발적으로 증식하기 시작했다. 여래 역시 사탄을 삼키고 토하던 과정에서 선지자의 힘을 조금이나마 얻었기에, 소멸되기 직전에 NASA에 보관되어 있던 '샘플'에 힘을 이양한 것이다.

 

살점은 눈 깜짝할 새에 태양계 바깥으로 뻗어나가 방주까지 도달했고, 인간들은 온 힘을 다해 저항했으나 결국 한 명도 빠짐없이 흡수되고 말았다.

 

"아아... 이 힘은... 도대체..."

 

그야말로 초유의 사태였다. 동시에 수십만 명의 선지자와 신인합일을 이룬 여래는, 모든 면에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하나의 개체가 이 정도의 힘을 가질 수 있다니...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 적도 없도다..."

 

여래 본인조차 감격에 겨워 목소리가 떨릴 정도의 비상식적인 힘이었다. 진모리라면 상황이 이 지경에 달하기 전에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지만, 그는 어째서인지 아까부터 여래를 가만히 지켜만 보는 중이었다.

 

"돌원숭이여, 짐의 존재가 느껴지는가? 이제 어찌할테냐?"

 

여래는 이미 이겼다는 태도로 우주의 바깥을 바라보며 진모리를 비웃었으나, 그것을 자만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다. 이 정도의 힘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패배한다는 것은 정말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여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형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먹어치운 신인류들의 힘에 의한 거부 반응을 견디지 못한 탓이다.

 

"이, 이게... 무슨...?!"

 

아니, 신인류 때문이 아니다. 아무리 신묘한 능력이 있더라도 비절대신인 그들이 절대성을 되찾은 여래에게서 주도권을 빼앗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것은 또다른 절대신의 소행이었다.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 외계 신들의 수장이여!!'

 

신이 가이아의 후예(선지자)를 먹어치우면 큰 힘을 얻게 된다는 소문은, 가이아가 죽기 전에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다. 애초에 신인합일神人合一이라는 현상 자체가 그녀가 여래에게 당한 뒤 복수를 위해 만들어낸 미끼였기 때문이다.

 

신들은 선지자를 먹을 때마다 큰 힘을 얻기는 했으나, 그 대가로 독이나 기생충을 몸에 쌓아 두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내 후예들을 마구잡이로 먹어치울 때는 좋았지? 허나 지금은 어떤가? 아무거나 주워먹다가는 결국 이런 꼴이 나는 것이야.'

 

"패배자가 이제와서 발악을... 넌 이미 그때 끝났다!! 겸허히 죽음을 받아들여라, 가이아!!!"

 

여래는 어떻게든 주도권을 되찾으려 했으나 어림도 없었다. 한두명이면 모를까 수십만의 선지자를 흡수한 순간 그의 목숨은 완전히 가이아의 손에 달려 있던 것이다. 진모리가 가만히 구경만 한 것도 여래는 어차피 끝장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이익... 안 돼... 안 된다!!! 짐의 힘이... 짐의 생명이...!!!"

 

물론 여래가 온전한 상태였다면 이렇게까지 무력히 무너지지는 않았겠지만, 하필이면 진모리에게 소멸되기 직전까지 몰린 상태에서 급히 신인합일을 이루었기에 도저히 저항할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내 표면을 짖밟고, 내 벗들과 내 육신을 죽인 그 대가는 영원한 죽음이니라!!'

 

"아아... 무상하도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여래는 마지막 탄식을 내뱉은 뒤 가이아에게 완전히 흡수되어 사라졌다.

 

"이제야 조용해졌네."

 

어느새 현세로 돌아와 상황을 지켜보던 진모리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손을 한 번 휘저었다. 그러자 여래가 부활한 뒤에 일어났던 모든 피해는 아예 없었던 일처럼 멀쩡히 복구되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여래의 부활 이후 벌어진 재앙과는 무관한 '몇 명'을 추가로 되살린 것이다.

 

"삼장, 나야. 오공이야!!"

 

"오공이?!! 몰라보게 변했구나!! 그런데... 혹시 여긴 극락이냐? 난 분명 죽었을텐데..."

 

"아니, 여긴 현세야. 조금 오래 걸리긴 했지만... 여래쪽 세력을 전멸시키고 널 되살린 거야."

 

진모리가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손짓을 하자 허공에서 저팔계와 사오정, 룡이 나타났다.

 

"어때, 룡? 이거면 만족했나?"

 

"스승님?!! 사형들까지...!! 이게 대체 어찌된 거요?"

 

"다들 룡한테 '그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 좀 해 줘."

 

진모리는 생사를 넘어선 사제간의 재회를 뒤로 하고 진태진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진태진은 마지막 순간과 비교해 십 수년 정도는 젊어진 모습이었고, 잘렸던 팔은 멀쩡히 붙어 있었다.

 

"할아버지!!!"

 

"모리냐?! 무사했구나!! 어디 다친 데는 없고?"

 

"괜찮아. 완전 멀쩡해."

 

"정말 다행이... 어라? 이 팔은 네가 붙여준거냐? 그리고 보니 무봉이 자식은 또 어디에..."

 

진모리는 박무봉의 이름을 듣자 잠깐 뭔가를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잠깐만 기다려 줘. 갔다 올 데가 있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제... 다 끝난 건가?"

 

한대위는 방주를 호위하며 지구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방주의 탑승자들은 모든 부상이 회복된 상태였고, 전사자들도 한 명도 빠짐없이 돌아왔다. 멀리 보이는 지구 역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푸른 빛을 띄고 있는 걸로 보아 모든 피해가 원상복구된 모양이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한대위에게 여전히 신인류의 힘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 힘의 원래 주인인 슈나우퍼는 멀쩡히 부활해서 방주를 움직이는 중이었으니, '슈나우퍼의 힘'이 동시에 둘이나 존재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건... 모순 그 자체잖아? 죽은 자를 되살리는 것도 그렇고, 모리의 힘은 이제 어떤 법칙에도 얽메이지 않는다는 건가...?'

 

그 순간, 의식이 없는 한 여성이 허공에서 나타났다. 한대위는 그녀를 방주로 이동시키기 위해 접근했으나, 얼굴을 보는 순간 완전히 굳어버렸다.

 

"어... 유미라...?"

 

유미라의 모습은 20년 전과 전혀 다를 게 없었다. 고등학생 시절의 외모와 체력, 서쪽의 마녀로써 쌓아온 검술과 경험, 거기다가 옥황의 육체까지, 진모리는 그녀를 모든 면에서 '이론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부활시킨 것이다.

 

이것은 유미라한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여래의 부활 이전에 죽었던 '예외'인 진태진, 삼장, 사오정, 저팔계 역시 비슷한 특혜를 받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박무봉과 P는 여전히 벙커 속에 숨어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벙커 안에 제 3의 인물이 있던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박엑스'로, P의 뱃속에서 나온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아기였다.

 

제대로 된 장비도 도움도 없었기에 원시적인 방식으로 낳을 수밖에 없었지만, 벙커에 구비된 의료용 나노머신 덕분에 P도 박엑스도 생명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상태가 나쁜 쪽은 박무봉이었다. 긴고아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훨씬 컸고 나노머신으로도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박무봉은 기적처럼 눈을 뜨더니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각하?!! 정신이 드셨군요!!"

 

"으윽... 여긴...?"

 

"세통령 전용 지하벙커입니다. 여기는 안전해요. 하지만 바깥은..."

 

한 쪽 벽의 위성 영상을 가리키던 P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 온 세상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멀쩡히 복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

 

박무봉도 갑자기 치유됐고 바깥세상도 멀쩡히 돌아왔다. 분명히 좋은 일이었지만, P는 어째서인지 신들이 내려왔을 때보다도 훨씬 강렬한 공포에 사로잡혀 몸을 떨었다.

 

"각하... 뭔가 느낌이 이상합니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무봉아."

 

그 순간 박무봉과 P의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은 두 명이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존재, 진모리였다.

 

"아..."

 

황급히 뒤를 돌아본 박무봉은 끔찍한 공포와 무력감에 사로잡혀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진모리의 눈빛은 감정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공허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차라리 진모리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분노했다면 박무봉도 조롱으로 받아치며 최후의 발악을 했겠지만,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저것'은 그가 알던 진모리와는 전혀 다른 존재였다.

 

"제발... 제 처자식만이라도... 제발..."

 

박무봉은 고개를 땅에 쳐박고 싹싹 빌기 시작했으나, 진모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소멸하라."

 

그러자 박무봉의 육체는 물에 풀어놓은 잉크처럼 녹아내려 사방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그것이 죽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진모리는 그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활. 소멸. 부활. 소멸. 부활...."

 

"억... 어억..."

 

순식간에 무한한 윤회를 거듭한 박무봉에겐 일생一生으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규모의 업과 고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모리의 허락 없이는 미치거나 정신을 잃는 것조차 불가능했기에, 그는 모든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제발!!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제발..."

 

P는 진모리의 발목을 붙잡고 울고불며 용서를 빌었지만, 그는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이 윤회를 반복하다가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박무봉을 겨우 풀어주었다.

 

"운 좋은 줄 알아. 자식 앞에서 부모를 죽일 수는 없는 일이니... 대신 너희는 앞으로 햇빛을 볼 생각은 하지 마. 평생 땅 속에서 살다 죽어라."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P는 쉰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겨우 용기를 내 고개를 들었으나, 이미 진모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뒤였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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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33/A:602]
테라스탈
원작의 진모리는 '예외를 두면 시스템은 무너진다'는 박무봉의 말을 새겨들었지만, 본 작품의 진모리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기에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2023-01-14 14:37:29
추천1
GOHKJNMC
진모리가 결국에는 박무진도 완전히 죽이지 않고 용서하기는 했군요.
물론 그러기 전에 박무진에게 엄청난 고문을 가하기는 했지만 말이죠...
사실 부처라는 것이 결국에는 분노 같은 번뇌에 휘둘리지 않는 초연한 상태니까 선처하는 결말이 더 어울리기는 하겠군요.
여래 이후에도 더 굉장한 적이 없다면 이제 팬픽도 거의 끝이 나려나 보군요. 지금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근데 진짜 갓오하 게시판도 이제 이야깃거리가 없으니 큰 문제네요.
2023-01-14 20:55:10
추천1
[L:33/A:602]
테라스탈
아직 구상해 놓은 스토리가 남아 있긴 하지만, 그 스케일이 너무 커서 작성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네요
만유신에 대한 묘사를 보면 대충 그 스케일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야깃거리는... 갓오하 애니메이션 2기나 웹툰 외전 등이 빨리 나오면 좋겠네요
2023-01-14 20:43:51
추천1
GOHKJNMC
아, 소재가 더 남아 있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짐작하실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사실 제사여 수준보다 더 강하다면 어떨지 전혀 짐작이 안 됩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2023-01-14 20:58:52
추천1
[L:57/A:96]
반도의서민
여래가 벌써 황천으로 가버렸군요...진모리도 절대신의 힘을 얻어 인지를 초월한 존재로 거듭났으니, 앞으로 진모리가 상대할 적은 누구인지 궁금해지네요
개추드립니다
2023-01-14 23:47:15
추천1
[L:33/A:602]
테라스탈
간단히 말해서 '제일 쎈 놈들의 싸움'을 묘사하는 게 목적인데 쉽지 않네요..ㅎㅎ
2023-01-14 23:54:11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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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진짜 개싸이코아님?
요오우냐
2023-02-09 0-0 819
59631 일반  
2월 14일에 유료로 전환된다는군요. [4]
GOHKJNMC
2023-01-31 2-0 1095
59630 일반  
이정도 사이즈면 몇 컵이냐? [1]
마시멜로우
2023-01-22 0-0 1094
59629 일반  
에잉~ 갓오하가 아무리 완결이 나버렸기로서니
마시멜로우
2023-01-20 0-0 380
일반  
[갓게문학] 아바타라 리메이크 ㅡ 55화 [6]
테라스탈
2023-01-14 8-0 1149
59627 일반  
갓오하 단행본도 나오고 있네,,
베리
2023-01-03 0-0 391
59626 일반  
재밓당 [2]
소피스트
2023-01-03 0-0 424
59625 일반  
새해복많이받으시길 [1]
소피스트
2023-01-02 0-0 349
59624 일반  
그날은도적처럼오리니 [1]
군침이
2023-01-02 0-0 473
59623 일반  
오랜만에 글써봅니다... [2]
우쥬
2023-01-01 0-0 376
59622 일반  
근하신년 [5]
GOHKJNMC
2023-01-01 1-0 643
59621 일반  
갓오하 세계가 연재 종료 때, 몇 년도였을지 추측 [1]
마시멜로우
2022-12-28 0-0 565
59620 일반  
제임스 얘 뭐하던놈임? [1]
49e614
2022-12-24 0-0 740
59619 일반  
휘모리야 웅녀를 배신했다며 [5]
닉네임실수방지
2022-12-21 5-0 1463
59618 일반  
F: 오랜만이긴 한데, 이 만화도 이제 완결을 내야 될 때가 왔다! [2]
마시멜로우
2022-12-18 6-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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