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59)
“뭐 이런 쓰레기가 다 있어?”
평소 정치엔 별 관심이 없었던 에길이
인터넷에 올라온 비리의 전모를 보고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 때문에
자신의 가게 수입도 줄고 있는 판국이었다.
그런데도
내야 되는 세금은 더욱 늘어나서
그것에 대해서 불만이었는데
그런데
이놈들은
앉은 자리에서 수십 수백억 엔씩을 빼먹었다니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더욱이
치부가 터졌으면
철두철미하게 조사를 해야 하지,
기를 쓰고 막으려는 꼴이 너무도 우스웠다.
그것도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뽑아놓은 사람과
고위 공무원들이
믿을만한 이들은 아니라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구미를 당기는 것은
환급이라는 문구였다.
“얼마를 돌려준다는 거야?”
이들이 빼돌린 돈을 돌려준다는 데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더욱이
이 해커라는 존재도 믿을 수 있는 놈인지 아리송했다.
도통 믿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저 해커의 입장이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엄청난 해킹 실력으로 빼돌린 돈을 모두 찾아왔더라면,
그것을 혼자 꿀꺽하고 말 것이다.
귀찮게
사람들에게 돌려준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밑져야 본전이지.”
한 푼이라도 아쉬운 처지에 이것저것 따질 이유가 없으니
일단 응해보기로 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거대 포털사이트에 들어가자마자
환급 신청을 위한 홈페이지 주소가 떡하니 떠올라 있었기에
클릭 한 번으로 간단히 접속할 수 있었다.
공개된 주소를 향해 디도스 공격뿐만이 아니라,
해외의 해커들이 총공격을 펼치고 있다.
이 일을 묻어버리고 싶어 사주한 이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천문학적인 돈을 빼돌린 기계신의 주머니를 털어보자거나,
기계신을 이겨서
명성을 얻고 싶어 한 해커도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커들 말고도
각국의 정보단체는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기계신을 추적하기 위해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네트워크 자원을 쏟아 부었다.
그야말로
전 세계의 트래픽이 죄다 몰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골든 에그와 언더월드가 만든 환급용 사이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야?
이렇게 허술해?
진짜 맞는 건가?”
환급용 페이지는
텍스트 몇 줄로 구성된
그야말로
인터넷 개발 초기의 웹페이지처럼 간단했다.
그림 하나 없는 홈페이지의 전체 용량이 10kb도 나가지 않으니
디도스 공격 따위가 의미가 없다.
신청하는 방법도
이름과 환급받을 주소를 써넣으면 끝이다.
게다가
인터넷 주소 역시나
야후 재팬이나
일본 정부 홈페이지의 것을 그대로 써서
어떻게 추적을 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해외에서 접속해오는 수상한 IP들은 사전에 차단해버렸으니
누군가의 바람과는 달리
사이트가 다운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에길은
허술한 사이트를 보면서도 긴가민가하며
이름과 계좌주소를 넣었다.
약간의 긴장감,
그리고 기대감을 담아 입력을 마치고 엔터를 눌렀다.
“응?”
순간
짧은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창 안에는
짧은 영상을 보면 환급률에 보너스를 준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미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인 에길이였기에
환급률이 제일 높은 5분짜릴 골랐다.
“뭐 광고라도 되나?”
아쉽게도 광고는 아니었고
해외자원사업 부실의 몸통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동영상이었다.
전직 총리부터 해서
알만한 사람들이
한 줄기에 줄줄이 달려서 딸려오는 고구마처럼 줄줄이 나왔다.
저 사람들이
해외로 빼돌린 돈을 빼돌려 주는 거라고 확인사살까지 했다.
뒷담화를 까는 식으로
재미있게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고나니
환급 완료라는 짧은 글자가 떠올랐다.
“벌써!”
환급신청을 하고도
며칠은 지나야 줄 것 같았는데,
벌써 입금을 완료했다는 소리에
깜짝 놀란 에길이였다.
급히 스마트폰을 들어서
자신이 입력한 은행에 접속해 계좌의 잔액을 확인해 보았다.
“우악! 이게 얼마야!”
-입금 23만 5,469엔. 총잔액 26만 6,556엔
2십만 엔이 넘는 돈이었다.
가게를 일주일은 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 뚝 떨어졌다.
신기하게도
입금한 사람이나
어디서 입금이 되었는 보여주는 항목은 텅 비어 있었다.
멍하니 잔액을 보던 에길은
바로 전화기를 들었다.
돈에 쪼달릴
클라인과 길드 풍림화산의 길드원들에게
이 일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실시간 입금은
국민들에게 망설임을 지워주었다.
너도나도 신청했고,
그와 비례해서
환급신청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결국,
더는 버틸 수 없는 비리의 몸통들은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을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