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렙×정엘] 파멸의 재래 Prologue
"엘뤼엔님, 큰일 났어요오!!!!"
"무슨 일이지, 나드엘?"
엘뤼엔이라고 불린 화려한 백금발과 에메랄드 빛 바다를 연상케 하는 청안을 지닌 장발의 남자가 이마에 '형벌의 신'을 상징하는 문장을 단 3쌍의 날개를 가진 나드엘이라는 자에게 엄청난 서류를 잠시 덮고 물어보았다.
나드엘은 움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다시 자신의 아들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건가 싶었지만 다른 천사들도 다른 점이 없었기에 훨씬 궁금했다.
"바이톤이... 바이톤이...!"
"바이톤이 뭐?"
바이톤은 형벌의 신 엘뤼엔이 담당하는 차원으로 가장 골칫덩이에 가까운 차원이었지만 형벌의 신이 부임하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정상화되어 지금은 가장 모범적인 차원 중 하나로 바뀌어있었다.
"... 타락하는 천사의 눈물을 삼키는 흑주술의... 발현이 확인되었어요..."
쾅!
그에게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당장 바이톤으로 간다. 준비해라."
두려움이 몰려왔으나 많은 천사들이 그를 만류했다.
"엘뤼엔님, 생각은 잘 알겠지만 지금 엘뤼엔님께서는 마신의 대리 역..."
"그딴거 신경 쓸 때 아니다."
엘뤼엔은 당장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는 눈빛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휘하의 천사들은 감히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러고는 마신이 남겨놓은 유품 중 하나인 '붉은 돌조각 목걸이'를 걸고 바이톤으로 향했다.
파앗.
'생각보다 더 처참하군... 누가 이런 개같은 짓을..!'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자칫 잘못했으면 모든 차원이 어둠에 먹힐 뻔 했던 그 때가.
마신이 소멸했던 그 때가.
"이건..!"
바닥에 마족의 피로 적혀진 문장이 드러났다.
신어가 아니었고 정령어와 아크아돈어도 아니었다.
'혼세어'였다.
'목적지는 지구인가...'
"섀넌."
...............
'역시 많이 바쁜가보군.'
지금 신계는 신계를 지탱하던 4개의 기둥 중 1개가 사라진 상태였고 남아 있는 3명 중 한 명은 대부분의 힘을 잃었으며, 겨우 2명이서 신계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락을 받지 않는거라 생각하여 메세지를 남겼다.
"비상상황이다. 군주의 영혼이, 명계에서 탈출했다."
역사상 최악의 전투가 다시 재현되려하고 있었다.
격노의 감정이 지배하고 있었으나 그딴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내가, 직접 섬멸하겠다."
고귀하고 엄격한 심판관이 '악'을 향한 판결을 내렸다.
"지구로 간다."
많은 이들의 운명을 좌우할 대서사시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