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44)

선선한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이다.

길 건너편으로 펼쳐진 저수지의 풍광이 속을 후련하게 만들었다.

키리토가 저수지에 시선을 빼앗겼을 때였다.

“부탁하자.”

밑도 끝도 없이

툭 하고

모리 일등육좌가 입을 열었다.

“성에 안 차는 것도 알겠고,

 실망한 것도 알겠다.

 하지만

 그런 대원들을 만드는데 나키 육장은 인생을 바치다시피 했다.

 거기에

 그 분은

 내 아버지가 키운 제자 중 한 명 이시기도 하고 말이다."

그 말에

키리토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나타났다.

모리 일등육좌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모리 일등육좌의 아버지인

모리 유키 구 일본군 육군 중령은

2체 세계대전 당시

'마왕' 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던

일본 최고의 정보 장교였고

말 그대로

닉네임에 걸맞은 엄청난 활약을 보여 준

최고의 엘리트 정보 장교였기 때문이다.

다만

그 모리 유키 중령의 활약상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그 분의 활약 때문에

진주만 기습전과

6개월 동안 미국과 영국이 동남아시아에서 물을 먹은 것 때문에

미국과 영국은

말 그대로

그 분을

진주만 기습을 주도한 야마모토 이소로쿠 원수 이상의

반드시 처치해야 할 국적으로 취급할 정도였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도

모리 유키 중령이

유럽에서 '하얀 솔로' 라는 닉네임으로

유럽 각지의 전쟁당시 약탈당한 금괴, 보석, 미술품등을

연합국 몰래 빼돌려서

막대한 수익을 얻은 뒤

그 수익 전부를 일본으로 보냈다는 것 때문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의 경찰들이

비밀리에 특공대까지 조직해서 필사적으로 추적을 했었고

순전히 운이 좋아서

모리 유키 중령을 체포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그 당시 FBI와 파워게임을 벌이던 CIA의 눈에 들어서

사면을 조건으로

그 유키 중령을

'나폴레옹 솔로' 라는 가명으로 자신들의 요원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복잡한 상황을 알고 있는 키리토로서는

모리 일등육좌가

가급적이면 꺼내고 싶어하지 않는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까지 하면서

키리토를 진지한 눈으로 바라보자

왠지 모르게

얼굴에 당황해하는 빛을 보이고

그런 키리토를 바라보던

모리 일등육좌가

얼이 나간 듯한 모습을 보이던

키쿠오카를

한번 본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육상자위대에 있었을 때에는

 내 직속 부하들인

 특수전 교리 개발단 녀셕들을 제외하고는

 지금껏 제대로 적국을 때려본 적이 없다.

 내가

 이 친구 전임자가 맡고 있었던 그 별반 1실 대원들과 함께

 한국군의

 우리와 같은 특수전 교리 개발단 친구들과

 비무장지대에서 설칠 때도

 북한의 초소를 휘젓고 다닌 게 전부였지.

 그 황해도 구월산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런 모리 일등육좌의 말에

키쿠오카는

자신의 전임자와 함께 술을 마실 때마다

꼭 하던

그 말도 안되는 무용담(?)이 사실이었다는 엄청난 충격에

모리 일등육좌를 다시금 쳐다보고

그런 그를 한 번 흘깃 보던

모리 일등육좌는 진지한 얼굴로

키리토에게 존대까지 쓰면서,

“적군과 싸워 본 경험이 있는 대원.

 그런 부대 하나 만들어주십시오.

 장군님이라면

 얼마든지

 미국, 영국, 프랑스나 러시아

 아니 전 세계 어느 나라의 특수군을 부를 능력이 있다는 건

 저도 압니다.

 저기 장군님을 호위하는

 저 올림푸스의 사촌형인 저 청년도

 영국 비밀정보부의

 비밀실행부인

 그 '00' 섹션 소속이 되기 전까지는

 영국 육군 제 14정보파견대 소속이자

 SAS 역사상 최고의 전사로 칭송받는

 마이크 마틴 중령

 아니 이번 작전의 전공으로 인해서

 본국으로 귀환하자마자

 대령으로 진급이 예정되어 있다는 거도 알고 말이지요.

 솔직히

 제가 장군님과 같이 다니면서

 제 눈으로 본 걸로도 차고 넘치지요.

 그런 거, 저런 거 다 치우고,

 나키 육장님,

 저,

 여기 키쿠오카

 이 친구 얼굴을 봐서

 시원하게 한번 도와주십시오.”

진지한 부탁이었다.

시선을 돌리다가

모리 일등육좌와 눈이 마주쳤을 때,

키리토는

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다.

저렇듯

진지하게 부탁하는 눈빛을

어떻게 모른 척하겠나?

자식을 봐달라는 것도 아니고,

돈을 빌려달라는 것도 아니다.

일본의 자위대원을 훈련시키고

키쿠오카 일등육좌에게 작전을 하게 해 달라는 부탁이다.

키리토는 나직하게 숨을 내쉬었다.

“알겠습니다.”

“해 줄 거냐?”

“일등육좌님 같으면

 이렇게 부탁하는데 거절하실 수 있겠어요?”

그 말에

모리 일등육좌의 얼굴에

드물게 보이는 웃음이 비치고

곧바로

키쿠오카 일등육좌가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뭐라고 하는 것 같더니

곧바로 다시 나와서는

"나키 육장님이

 지금 그 쪽에 다시 전화중이십니다.

 필요하다면

 그 친구들 전부 다 알아서 하십시오.

 또 장군님 지시를 안 듣거나

 명령에 반항하는 낌새라도 보이면

 팔을 분지르든

 다리몽둥이를 꺾어버리든

 마음대로 하라고 하십니다.

 거기에 관련된 모든 책임은

 전부 나키 육장님이 다 책임지신다고 하십니다."

그 말에

차로 돌아가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로 고개를 디민

올림푸스의 사촌형이 묘한 표정으로 웃었다.

피가 뜨거워진 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