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6)
"제가 무엇을 알아야 될까요?"
그런 태연한 질문에
가브리엘 밀러의 눈이 떨렸다.
그의 대답은
이미 정해진 것이었으니까.
"....모든....모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 말에
키리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럼
한 번 말씀을 해 주시지요.
제가 만족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는
서 있는 상태에서 완전히 움직이지 않는 몸을
간신히 이리저리 움직여서
그의 발 앞에 엎드린 뒤,
필사적으로 울면서
키리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라면
혓바닥으로 신발이라도 닦겠다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그런 그를 바라보던 키리토는
"지금 말이 아닌 행동부터 보여주겠다는 건가요?
그렇게 말귀를 못알아들으신다면
바로 나가드릴까요?"
라고
감정 그 자체가 없는 듯한 무심한 목소리로 묻자,
키리토 앞에 주저앉은 가브리엘 밀러는
말 그대로
그가 아는 모든 것을 전부 이야기했다
말하고 또 말하고.
늘어놓고 또 늘어놓는다.
그가 아는 모든 것을.
머리 속의 두뇌 한 조각, 한 조각을
전부 쥐어짜는 듯한 필사적인 모습으로
무엇이든지 좔좔 이야기를 했다.
키리토의 흥미를 끌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간에 말이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키리토는
가만히 그의 모든 말을 들은 뒤,
"끝인가요?"
라고 묻자
가브리엘 밀러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이면서,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말했습니다.
모두 다.....말입니다.
이제 저를 죽여주십시오.
간절하게 애원하겠습니다.
저...저를 다시 그 지옥으로 내버리지 말아주십시오.
제발...제발."
가브리엘 밀러의 울먹이는 모습을 바라보던 키리토는
가만히 그를 쳐다보다가
"기회를 드리지요.
잠시 뒤에 돌아올테니까요.
그 사이에 한 가지를 준비하세요.
그것은 새로운 정보.
당신이 말하지 않은 새로운 정보.
내가 흥미가 생길 새로운 정보.
이해되셨나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의 몸은 경련을 일으켰다.
없다.
더는 없다.
그는 정말 모든 것을 긁어 말했다.
더 이상은 말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어디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라는 말인가.
그런
절망으로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가브리엘 밀러의 모습을 보던
키리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또 하나는,
지금까지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그대로 이야기하세요.
단어 하나, 쉼표 하나 틀리지 않고
거기에 덧붙여서
당신이 이야기해줄 새로운 정보가 마음에 든다면
암흑신 벡터
아니
가브리엘 밀러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지요.
당신에게 영원한 죽음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알리사야 양의 부모에게
당신의 목과 몸뚱이를 분리해서 보내드리지요.
뭐 살아 있는 채로 가는 것보다는
그렇게 가는 편이 오히려 당신에게는 나을 것 같으니까 말이에요.
그 대신
내가 만족을 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그런 무간지옥보다 더 지독한
타르타로스 속에서 계속 그런 식으로 지내도록 해 드린 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알리시아 양의 부모 분들에게
자살조차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들어서
목과 몸뚱이가 붙어있는 상태로 살려서 보내드리지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의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키리토가
다음에 할 말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자신의 귀로 듣는다는 것은 너무도 두려운 일이었다.
그런 그의 귀에 들려오는 키리토의 목소리에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양손을 들어서 고막을 파내고 귀를 뜯어내고 싶었다.
그러면
듣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에게는 그럴 자유가 허락되지 않았고,
그런 절망에 빠진 그에게
키리토의
악마나 무간지옥의 마귀들조차도 오금을 저리면서 벌벌 떨 정도로
얼음같은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다시 말해서
만약에 못해낸다면
영원한 안식과 고통을 동시에 드리지요.
아주 천천히 느긋하게 즐기면서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말이지요.
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시지요?"
대답은 필요 없었다.
완벽하다 못해 절실하게 이해하고 있으니까.
덜덜 떨고,
경련하고,
일 초에도 수십 번씩 뒤바뀌는 그의 얼굴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런 가브리엘 밀러의 귀에
키리토의 마지막 말이 꽃혔다.
"생각하세요.
생각하고 또 생각하세요.
저는 아주 많은 것을 준비했거든요.
당신에게 모두 보여주지 못할 만큼 말이에요.
언더월드에 당신이 저지른 짓에 비하면.
당신에게는 죽음도 고문도 과분하지요.
난 그렇게 당신을 융슝하게 대접해 주고 싶지 않거든요.
알게 될 거에요.
거기에 덧붙여서
앨리스를 납치한 것에 대한 것에 덧붙여서
이 세계를 지워버리겠다고 나에게 이야기하던
그 언더월드에 저지른 당신의 원죄에 대해서
당신에 치루어야 할 징벌이 어떤 것인지
천천히
아주 느긋하게 맛보여드리지요.
지금 다른 곳 아니 지옥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일
무간지옥에 있을
당신의 조력자이자 동료(?)인 야나기가 차라리 부럽다고 느낄 정도로
아주 천천히 하나하나씩
당신의 모든 것들을 완전히
그리고 철저하게 부숴버릴 거에요.
아주 뼛속깊이 느끼게 해 드리지요.
내가 사랑하는 것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말이에요.
그러니 생각하세요."
그렇게 이야기한 키리토가
가브리엘 밀러를 보다가
곧
비웃음을 입가에 머금으면서
입고 있는 군복 윗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 뒤
방금 전까지의 존대말에서 반말투로 바뀐
냉소가 가득한 목소리로
"우선
먼저 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약간 맛을 보여줄려고 하는데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라지.
너 같이
자신을
자본주의 사회속의 상류층
아니
신흥 귀족으로 착각하는 속물 도련님이시자
얼간이만도 못한
머리 속이 근육으로만 찬 용병 나으리께
한 번 물어보지.
중동이나 유럽 지역에서 정보전을 해 본 현장경험은 있나?
아마 있다면
이게 뭔지는 알텐데 말이야.
모르는 것을 보니
고작 멕시코나 중남미에서 마약에나 취한 깡패들만 상대한 것 같군.
이게 뭐냐면.
정보전에 나서는 작전요원들이 항상 휴대하는
서바이벌 키트에 포함되는 건데 말이지.
행복하게 해 주는 약이야.
세상 고통 모두 싹 가시게 해주지.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주기도문 정도는 외고 있어야 될텐데.......
아무래도 모르는 모양인데
진짜로 안타깝군.
쯧쯧."
라고 말하면서
뒤에 있던
하늘색 교복의 청년에게 신호를 보내자
곧
그 청년은
가브리엘 밀러의 뒤통수를 권총 손잡이로 후려갈긴 뒤
순간적으로 힘이 풀려서 쓰러지려고 하는
가브리엘 밀러의 뒤통수를 잡고
고개를 뒤로 젖히자
키리토는
곧바로
가브리엘 밀러의 입을 억지로 벌리고는
왼손으로 목젖을 누르는 순간
오른손에 들고 있던 약을
목구멍 안으로 억지로 밀어 넣은 뒤
억지로 삼키게 하고 나서
사악한 웃음을 지으면서
"잘 가게,
형제여.
앞으로 5분내로
이 세상하고는 일단 바이바이 할거야.
그것도
목이 타들어가면서
동시에 밥통이 꼬이는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 말이야.
한 번
아무것도 없고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이 곳에서
비참하고 추악한 모습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기분을
잠시동안이나마 실컷 즐겨보시지.
너가 소원했던 데로
공포라는 감정을 마음껏 느끼면서 말이야.
한 번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되면
계속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이 어떤건지 조금은 이해가 될 거야.
그리고
동시에
너가 지금까지
탐구와 실험을 위해 죽였던 사람들의 원한이 어떤건지
조금은 맛을 볼 수도 있을거고 말이지."
라고 말한 뒤에
가브리엘 밀러를 짐짝처럼 내팽개치고 나서
옆구리에 끼워둔
미 육군 정모를 다시 머리에 쓰면서
몸을 돌려서 방 바깥으로 나가고
하늘색 교복의 청년이
곧바로 키리토를 호위하듯이 방을 나서면서
방 문이 닫히는 것과 동시에
그 방은
다시 어둠 그 자체가 지배하는 듯한
음침함이 방을 완전히 애워싸자
곧
가브리엘 밀러는 완전히 무너져 버리면서
바닥에 주저앉더니
손가락으로 바닥을 마구 긁으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이기 시작하다가
곧
필사적으로.
더 필사적으로
공포와 분노
그리고
흐느낌이 뒤섞인 괴상한 비명을
목이 터져라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지옥 아닌 지옥이 진행되고 있는 방 밖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