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282)
그리고
얼마 뒤
가츠미가세키 중앙합동청사 제6호관
법무성 청사 안의
어느 곳에서
나구모 검찰총장은
긴장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무표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초조한 감정이 자꾸 얼굴에 드러났다.
젠장.
나구모 검찰총장은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다시 한번 얼굴에 떠오른 감정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긴장하고 있었다.
할 수밖에 없었다.
나구모 본인이 검사로서 검찰청에 입사하고
자신의 일 때문에
가스미가세키 (일본의 경찰청, 법무성, 경시청이 있는 블럭) 에도 수천 번 넘게 드나들었지만,
중앙합동청사 제6호관 법무성 청사
그것도
17층에 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법무성 청사 17층,
일본 법무성의 수장인
법무대신의 집무실이 위치한 층이었다.
일본 경시청 중앙상황실,
일본 경찰청 국가공안위원회 중앙상황실과 더불어,
아니 어쩌면
그 두 곳의 중앙상황실보다
더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공간이었다.
내각조사실장과의
면담 아닌 면담이 끝나자마자
자신은
아까 전까지
커피 전문점에서 그 면담과 관련된
정치적인 밀담 아닌 밀담을 나누던
그 국가 공안위원회 부의장의 손에 이끌려서
지금
이 곳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왜 이 곳에 온 것일까?
그리고
이 곳으로 오는 도중에
국가 공안위원회 부의장과 통화를 끝낸
법무대신이
거의 미친놈 저리가라 급으로 길길이 날뛰는 듯한 목소리를
옆에서 듣고만 있어야만 했던
나구모는 질문을 떠올렸다.
뻔하다.
책임을 지기 위해서.
나구모는 옷 벗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
자신은
상부의 허가 없이
독단으로
키리토와 키리토의 지인들에게 법적인 처벌을 하려는 작전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부탁아닌 부탁을 한
국가 공안위원회 부의장은
직간접적으로 그를 도왔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일을 벌였음에도
성과가 아무것도 없었다.
법무성의 허가는커녕 협의도 없이
체포 작전을 수행한 것도 모자라,
키리토와
그의 지인들을 지키는 듯한 자들 때문에
일단 지켜보는 중 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키쿠오카조차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나구모는 곁눈질로
옆에 앉아 있는 국가 공안위원회 부의장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아까 전과는 틀리게
나구모와는 달리 감정을 잘 감추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곳에 오기 전
자신과의 만남을 가졌을 때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그 전화를 받고,
곧바로 자신과 같이 이 곳에 오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곳에 오는 동안
그녀는
법무대신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려고 했고
그것을
나구모 검찰총장이 실행하려고 했다는 것까지
전부 다
법무대신에게 이실직고를 했다.
항상 보여준
정치적인 계산을 우선시하고
모든 문제에 대해서 책임회피를 하는
평소의 그녀의 모습과는 틀리게
말 그대로
부모님에게 자신의 잘못 전부를
전부 다 이실직고를 하고
처분을 바란다는
아이마냥,
누구의 전화인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나구모는 알지 못했다.
그녀는 알려 주지 않았고,
나구모는 묻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전화를 건 인물이 누구이든 간에,
그 책임은
모두 이번 일을 부탁한 그녀가 져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나구모 자신도
책임 추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확실했다.
나구모는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
억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검사로서 일한다는 것은
칼 밥을 먹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고
각오는 하고 있었다.
동기들보다 승진도 빨랐고,
국가 공안위원회 부의장이라는 좋은 지인을 만나
법무 기관의 중추급 요인으로서 후회 없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나구모는 물론,
그녀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데,
게다가
잘 만 하면
그들의 출세도 보장되고
더불어서
정치적인 입지를 다질 수도 있었을텐데
여기서
이렇게 멈춰야 한다는 사실은 안타까웠다.
나구모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폐 안에 공기를 가득 담고,
잠시 숨을 멈추었다.
흉곽 내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몸과 마음에 힘을 주었다.
뭐. 죽지는 않겠지.
징계나 처벌
정 심한 상황이 된다면
감옥에 갈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죽지는 않겠지.
나구모가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그리고
세 명의 장년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구모는
급하게 숨을 내쉬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모습을 보인
세 명의 장년 남성 중
일본 법무성을 이끄는 수장,
법무대신과
일본의 경찰청을 관리하는
일본 국가공안위원회 의장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법무대신은 들어오자마자
나구모 검찰총장을
거의 산채로 찢어죽여버릴 듯한 살기어린 눈빛으로 노려보고,
그 옆에 있던 국가 공안위원회 의장은
자신의 직속부하이기도 한
국가 공안 부위원장을 향해 말했다.
"따라오게."
질문을 던진 국가 공안위원회 의장과
법무대신은 대답도 듣지 않고,
그대로
법무대신 집무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