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야잡감(秋夜雜感) - 이덕무
四壁蟲聲空自勞 (사벽충성공자노) 벌레 소리에 둘러싸여 부질없이 홀로 괴로운데
江鴻漠漠入雲高 (강홍막막입운고) 강 위 기러기떼는 아득히 높은 구름 속에 날아든다
寒燈誦咽靈均賦 (한등송인령균부) 쓸쓸한 등불 아래서 굴원의 초사를 읽다가
大石磨翻日本刀 (대석마번일본도) 큰 숫돌에 뒤집어 일본칼을 갈아 보기도 한다
天地寧爲耕釣수 (천지녕위경조수) 천지간에 생겨나서 어찌 밭갈이와 낚시질로 보내랴
英雄不願狗鷄曺 (영웅불원구계조) 영웅이 개나 닭처럼 되기를 바랄 수야 없지
奇男從古多韜彩 (기남종고다도채) 기이한 남자는 예부터 광채를 숨기나니
霧豹深林知惜毛 (무표심림지석모) 깊은 숲 안개 속, 표범은 털빛을 아낄 줄 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