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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 장정일
조커 | L:45/A:549
2,472/5,790
LV289 | Exp.42%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 | 조회 238 | 작성일 2021-08-03 16: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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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 장정일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 장정일 -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시집<길 안에서의 택시잡기>(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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