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수(鳳凰愁) : 조지훈 시
봉황수(鳳凰愁) : 조지훈 시
①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丹靑(단청) 風磬(풍경) 소리 날러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첫다. ②큰 나라 섬기든 거미줄 친 옥좌 우엔 如意珠(여의주) 희롱하는 雙龍(쌍룡)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③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는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④패옥 소리도 없었다. ⑤品石(품석) 옆에서 정일품 종십품 어느 줄에도 나의 몸둘 곳은 바이 없었다. ⑥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九天(구천)에 호곡하리라.
* 감상 : 전연으로 이루어진 산문시로서 퇴락한 고궁을 바라보면서 민족의 수난을 되새기고 허망한 역사에 대한 ‘비판 의식’을 표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