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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김명희
김무제 | L:57/A:221
225/2,490
LV124 | Exp.9%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 | 조회 85 | 작성일 2020-03-28 05: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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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김명희

3월은 느티나무 우듬지로 온다

 

얇은 햇살도 가지 끝으로 기대어 선다

 

아직은 잔설이 남아 발이 시리다

 

나는 가끔 발이 시려 잠을 설치곤 한다

 

발 아래 식구들 모여 살았던 곳

 

잔뿌리로 길을 내며 살을 비비고

 

온 몸으로 물을 나르는, 사이사이

 

유난히 싱그럽게 깨어나는 가지가 있다

 

그러나, 아직은 뿌리에 물을 모으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서둘러 몸만 빠져 나간다고 해서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는 게 아닌가 보다

 

숨 가쁜 시간이 지나가고

 

흔들어 깨우는 바람이 몇 차례

 

지나가고 난 후, 가까스로 눈을 뜨는 나는

 

시린 두 손 합장하며 안도의 숨을 쉰다

 

작은 벌레 한 마리

 

점자로 가만가만

 

뿌리의 숫자를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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