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만남을 위한 초고 - 손종일
에리리 | L:60/A:454
1,665/4,130
LV206 | Exp.40%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 | 조회 85 | 작성일 2020-06-04 21:37:31
[서브캐릭구경ON] [캐릭컬렉션구경ON] [N작품구경ON]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만남을 위한 초고 - 손종일

만남을 위한 초고 - 손종일

 

무작정 만나고 싶다.

첫 눈이 소담스럽게 내리는 날에 나를 위해 오후를 비워 두고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내 얘기를 들어 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약속은 하지 않았어도 토요일 오후마다 내가 잘 가는 다방에서

빨간 장미 한 송이와 함께 갈색 음악을 조용히 새기고 있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어깨를 맞대고 오랜 시간 같이 걸으며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나를 위해 불러줄 웃음이 고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낯익은 포장마차 불빛 속에서 쓴 소주 한 병을 시켜놓고 내가 두 잔 마실 때

내 건강을 위해서란 걸 강조하며 한 잔 정도 대신 마셔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술 한 잔에도 얼굴이 붉어져 횡설수설 말이 많아도 귀찮지 않을

내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병아리 색 옷을 입고 한아름의 안개꽃을 안고 그보다 더 큰 웃음으로

선뜻 예고도 없이 내 방문을 들어서는 꿈같이 행복에 겨울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무런 보상도 원하지 않고 따뜻한 웃음을 주는 마음이 순수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별의 말이 가슴 아파 선뜻 얘기치 못하고 서성일 때, 다가와 마음을 바로 잡아주는

이해심 깊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계절병을 앓고 난 후, 잃어버려야 했던 사랑을 한아름 다시 가지고 돌아와

파묻힐 정도로 돌려주는 꿈보다 달콤한 목소리를 가진 그런 사람을 만나

오래토록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사랑을 하고 싶다.

사랑에 미친 사람, 그러나 풋자두처럼 상큼한 눈빛을 가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계절병에 취해 무작정 동경의 도시를 꿈꾸며 새벽 열차를 같이 타고 떠날 수 있는

홀가분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웃고 있지 않아도 만나면 무작정 좋은 하늘같은 마음씨를 가진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 얘기를 나누고 싶다.

작지만 그래도 따뜻한 손을 가진 사람, 한 번쯤 실연에 울었던 사람과 만나

세상 얘기를 하고 싶다.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그러나 한 잔의 술로 모든 걸 잊을 수 있는

큰 용기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다.

커피를 무진장 좋아하는 사람과 어느 호젓한 찻집에서 함께 찬찬히 찻잔을 기울이며

사람 사는 도시를 얘기하고 싶다.

눈물 나는 세상을 위하여 일찍이 불을 끄고 돌아눕는 체념된 사람을 만나고 싶다.

눈매가 단정한 사람, 그러나 우수에 젖어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무리 떠들어도 조용히 내 얘기만을 들어주는 가슴이 넓은 사람,

포용력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어느 겨울날, 퇴근길에 내집 앞에서 시린 발을 동동 구르며 나를 기다려줄,

가슴엔 온통 내 모습뿐인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랑이 없는 사람과 만나 오래 오래 사랑을 나누고 싶다.

개추
|
추천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9494 시 문학  
노을 - 윤수천
에리리
2020-11-13 0 86
9493 시 문학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에리리
2020-11-23 0 86
9492 시 문학  
아무래도 나는 - 이해인
에리리
2020-11-24 0 86
9491 시 문학  
도망실(悼亡室) - 이서우
이지금
2020-12-17 0 86
9490 시 문학  
비재행(悲哉行) - 백거이
이지금
2021-01-15 0 86
9489 시 문학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 6(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 - 두보
이지금
2021-01-27 0 86
9488 시 문학  
경사득가서(京師得家書) - 원개
이지금
2021-02-04 0 86
9487 시 문학  
착빙행(鑿氷行) - 김창협
이지금
2021-02-06 0 86
9486 시 문학  
엄마 걱정 - 기형도
에리리
2021-02-07 0 86
9485 시 문학  
화자유민지회구(和子由澠池懷舊) - 소식
이지금
2021-02-07 0 86
9484 시 문학  
과향적사(過香積寺) - 왕유
이지금
2021-02-07 0 86
9483 시 문학  
가을 - 김현승
크리스
2021-02-08 0 86
9482 시 문학  
가을밤 - 도종환
크리스
2021-02-09 0 86
9481 시 문학  
개봉동과 장미 - 오규원
크리스
2021-02-15 0 86
9480 시 문학  
겨울 교실 2 - 이상백
크리스
2021-02-18 0 86
9479 시 문학  
곽낙원 - 고 은
크리스
2021-02-28 0 86
9478 시 문학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 김남주
크리스
2021-03-29 0 86
9477 시 문학  
낙원은 가시덤불에서 - 한용운
크리스
2021-04-01 0 86
9476 시 문학  
네거리의 순이(順伊) - 임 화
크리스
2021-04-08 0 86
9475 시 문학  
둥글기 때문 - 김지하
크리스
2021-04-26 0 86
9474 시 문학  
램프의 시 - 유 정
크리스
2021-04-29 0 86
9473 시 문학  
방랑의 마음 - 오상순
에리리
2021-05-02 0 86
9472 시 문학  
봄 - 곽재구
크리스
2021-05-28 0 86
9471 시 문학  
가을이 지금은 먼 길을 떠나려 하나니 - 신석정
사쿠야
2020-06-13 0 87
9470 시 문학  
사랑의 느낌 - 정우경
에리리
2020-06-14 0 87
      
<<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