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의 아홉번째 이야기 1
이번에 들려드릴 이야기는, 저희 넷 친구들중. 한명인 '영진이'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병문안을 다
녀오다. 겪은일입니다.
일요일이었습니다. 그날은, 그전날 토요일에 과도한 운동때문인지. 심하게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일어나보니 오후 3시더군요. 전날 9시에 잠을 청했는데 말이지요.
그렇게, 뻐근한 몸을 이끌고 거실에 나와 몽롱한 정신에 고개를 세네번 흔들고있는데.
"위이이-잉"
문자소리를 듣고, 핸드폰을 보자. 무려 문자가 14통이나 와있는겁니다.
부재중전화도 8번.
"급한일있나."
문자를 확인하기도 전에, 보낸사람이 친구놈인것을 확인한뒤. 급하게 연락했습죠.
"달칵 - "
"어, 왜전화 했.."
"임마 ! 왜 이제야 받노 !! 영진이 교통사고 일어났다아이가 ! 후딱 텨온나 !"
"어!!? 정말!? 어디병원이야!"
"보훈병원이다 ! 빨리 온나!"
정말, 깜짝놀랐습니다.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하다니 믿기지가않았지요.
빠르게씻고, 옷은 대충걸친뒤, 달려갔지요.
"어 ! 민상아 여기다 여기"
멀리, 한 병실문 앞에서 손을 흔드는 상준이를 보고 반가웠지요.
"영진이는?"
"잠들었어"
"다행이네"
"근데.."
친구놈과 상준이가 말해주기를. 영진이가 뜻모를 이상한행동을 했다는겁니다.
상준이말에 의하면, 친구놈과 말하며 영진이를 간호하던중. 갑자기 영진이가
몸을 심하게 흔들며 강한 경련을 일으키더랍니다.
그러더니. 눈을 힘들게 떨면서. 미친듯이 웃었다고하더군요.
잠시후. 조용해졌고 경직해있던 상준이와 친구놈은 도망치듯 병실에서 방금 나왔다고..
그때, 친구가 묘한얼굴로.
"상준이 니"
"응?"
"니 토요일날 영진이랑 놀지않았나?"
"놀았지"
"그땐 이상한거없었노?"
"음..아!"
무언가 깨달은듯. 상준이가 빠르게 말해주더군요.
토요일날 11시까지 영진이와 놀았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영진이와 한참을놀다, 지치고 힘들어서 잠시. 공원에들려 밴치에 앉아 쉬고있었다네요.
그렇게, 영진이와 오늘 어떻게 놀았고. 되돌아보며 이야기를 하던중.
문득, 공원입구에 한 여자가 서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날은. 유난히도 바람이 많이불고 쌀쌀한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여자의 머리카락하나 흔들리지
않았다는군요.
더군다나, 여자의옷은 여름의 전형적인 반팔티. 짧은치마.
"뭐야..다른곳으로 갈까?"
상준이가 제안했다네요.
그런데, 영진이가 대꾸를 하지않고 멍하게 그 여자만을 지켜보고있었다고 하더군요.
"야! 왜그래!"
영진이를 마구 흔들자. 그제서야
"아.으응.. 가자.."
하고는 털털하게 일어서서 다른공원으로 가던중. 우뚝 멈추더니.
"나..이만 집에갈래"
하고 힘없이 영진이가 말했다고 하더군요.
"어디아파?..왜이리 힘이없어.."
"아냐..응..걱정고마워.."
하고는 느릿..느릿 하게 집쪽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을보고.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그때, 친구놈이 날카롭게 쏘아보며.
"빙의구마"
라고 하더군요. 상준이, 저 또한 '빙의'의 왠만한 뜻은 모두 알고있었지요.
"그럼어떻해??"
제가 물었습니다.
"나도 잘 모른다안카노.. 혹시 모르니 오늘 자고가는거 어떻노?"
"병원에서?"
"그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