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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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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155 | 작성일 2020-07-26 01: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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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오년 전에 부모님께서 겪으신 일입니다.

고향은 아니지만 포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신 아버지는 고등학교(포항) 친구 분들과 자주 어울리시곤 하는 데….

호미

곶에서 구룡포로 가는 바닷가의 절벽에는 포항 모 기업체의 회장의 별장이 있다고 합니다(사실 절벽인지 바닷가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납니다. 하지만 바로 바닷가에 인접한 위치입니다). 노란 펜스로 가로 막은 2층짜리 별장으로 2층은 회장전용, 지하는 창고, 1층은 손님들의 숙소이고 조금 떨어진 곳에 관리인 가족이 지내는 작은 집이 있는 구조입니다.

어느 날, 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아버지 친구 분이 별장을 빌려 친구 분 부부와 저희 부모님과 함께 묵었다고 합니다. 부모님들은 맛있는 저녁을 드시고는 밤이 깊어지자 각자 방에서 잠을 청했는데, 평소에도 일찍 일어나시는 편인 아버지는 그날 유독 잠이 일찍 깼더랍니다.

아버지께서는 잠자리가 낯설어서인지 싶었는데, 창 밖을 보니 밖에서 사람들이 모여 마당을 서성거리며 자기들끼리 잠시도 쉬지 않고 떠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간혹 누군가는 문을 두들기기도 했는데 일단은 손님으로 온 아버지는 문을 열지는 못하고 누군가가 술에 취해 그랬으려니 하고 신경을 쓰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다음날 친구 분 부부와 얘기를 하니 역시 신경이 예민한 편인 아주머니께서도 덕분에 밤새 한잠도 못 주무셨다고, 무슨 사람들이 그리 밤새도록 돌아다니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리셨다는 데, 문제는 그 집은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펜스로 삥 둘러쳐져서 동네 사람들도 쉽게 드나들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잘 생각해보니 별장 근처에는 저택들이 거의 없어서, 마을사람들이 다 모인다고 해도 창 밖으로 보였던 인원수가 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날 저녁 출발할 즈음에서야, 관리인이 옛날 무덤자리를 밀고 지은 집이라 가끔 소란할 때도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만, 부모님께서 연세가 있으신 터라 “귀신이었나? 왜 바닷가에 공동묘지를 만드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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