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의 비밀
7년 전, 군복무 중에 겪은 일입니다.
저는
통신가설병실으로 대대통신교환실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대대에 전입하자마자 외각초소 근무 안 나가는걸 다행으로 알라고 하는 고참들의 이야기를 듣고, 교환근무가 편하니까 하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뒤, 저희 대대에 5시… 그러니까 일과시간 이후에는 근무자가 들어가지 않는 초소가 2군데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두 초소는 산 중턱에 있었고, 저희는 산 아래에 있었습니다. 산 중턱을 넘어서면 다른 대대가 근무를 합니다. 이상한 건 산 중턱에 있는 초소보다 더 높은 다른 대대 초소들은 모두 24시간 근무가 돌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저희 대대만 오후 5시부터 아침 7시부터 근무를 서지 않을까… 부대원들의 의견은 각각 달랐지만, 정확한 이야기를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영문도 모른 채, 근무를 계속 했습니다. 사실 그걸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을 테니 말입니다.
세월은 흘러… 제가 병장 1호봉 분대장 때였습니다.
그날은 일요일이라 쉬고 있었는데 소대원 한 명이 사라진 것입니다. 마침 사라진 소대원 부모님이 면회 오셨던 터라, 소대 전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라진) 소대원 전투화 끈이 사라졌습니다!"
누군가 사라진 소대원의 전투화 끈이 사라진 걸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사라졌던 소대원은 초소 옆 나무에서 목매달아 자살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전투화 끈으로 자살한 것입니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선임하사는 그다지 놀라지 않은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또… 벌써 10명이 넘어. 그 초소 옆 나무에서 자살한 사람만…"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그 초소(오후 5시 이후로 근무하지 않는 초소)에 무슨 비밀이 있는지… 하지만 비밀이 밝혀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하수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을 겁니다. 다른 대대와 이어지는 큰 수로를 땅에 공사였는데, 본부중대는 산 중턱에 있는 초소를 지나 대대까지 땅을 파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작업 3일째.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후임병들이 초소 근처에서 땅을 3m 정도 파고 있는데, 뭔가 하얀 게 보였습니다. 땅을 더 팔수록 드러나는 그것. 바로 그건 사람의 뼈였습니다.
한두 사람의 뼈도 아닌, 수십 명의 뼈… 나중에 확인 결과, 6.25 당시 만들어진 임시 무덤이었다고 합니다. 그제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왜 밤에 초소근무를 금지시켰는지… 자살은 왜 그렇게 많았는지…
그러나 며칠 뒤, 저희 대대에 5시… 그러니까 일과시간 이후에는 근무자가 들어가지 않는 초소가 2군데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두 초소는 산 중턱에 있었고, 저희는 산 아래에 있었습니다. 산 중턱을 넘어서면 다른 대대가 근무를 합니다. 이상한 건 산 중턱에 있는 초소보다 더 높은 다른 대대 초소들은 모두 24시간 근무가 돌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저희 대대만 오후 5시부터 아침 7시부터 근무를 서지 않을까… 부대원들의 의견은 각각 달랐지만, 정확한 이야기를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영문도 모른 채, 근무를 계속 했습니다. 사실 그걸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을 테니 말입니다.
세월은 흘러… 제가 병장 1호봉 분대장 때였습니다.
그날은 일요일이라 쉬고 있었는데 소대원 한 명이 사라진 것입니다. 마침 사라진 소대원 부모님이 면회 오셨던 터라, 소대 전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라진) 소대원 전투화 끈이 사라졌습니다!"
누군가 사라진 소대원의 전투화 끈이 사라진 걸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사라졌던 소대원은 초소 옆 나무에서 목매달아 자살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전투화 끈으로 자살한 것입니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선임하사는 그다지 놀라지 않은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또… 벌써 10명이 넘어. 그 초소 옆 나무에서 자살한 사람만…"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그 초소(오후 5시 이후로 근무하지 않는 초소)에 무슨 비밀이 있는지… 하지만 비밀이 밝혀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하수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을 겁니다. 다른 대대와 이어지는 큰 수로를 땅에 공사였는데, 본부중대는 산 중턱에 있는 초소를 지나 대대까지 땅을 파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작업 3일째.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후임병들이 초소 근처에서 땅을 3m 정도 파고 있는데, 뭔가 하얀 게 보였습니다. 땅을 더 팔수록 드러나는 그것. 바로 그건 사람의 뼈였습니다.
한두 사람의 뼈도 아닌, 수십 명의 뼈… 나중에 확인 결과, 6.25 당시 만들어진 임시 무덤이었다고 합니다. 그제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왜 밤에 초소근무를 금지시켰는지… 자살은 왜 그렇게 많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