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내 다리를 잡아 당겼던 것은....
나는 피곤하면 곧잘 가위에 눌리곤 했지..
그렇지만 가위는 눌리되 귀신을 보는일은 결코 없었어..
나는 가위 눌리면 귀신이 해코지 한다거나 약올린다거나 하는
그런얘기에 수긍할 수 없었지
왜냐 나도 가위에 꽤 눌려봤는데 귀신 모습은 커녕 소리도 못들었으니까.
그런데 어느날 밤이 었어..
그때는 아마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을거야..
아 벌써 4년전 일이군....
무튼 그날 공부 때문이었는지 뭣때문이었는지 매우 피곤했던 나는
아 오늘도 가위 비스무리한것에 눌리겠구나 생각했어.
그리고 잠을 청했지.
그 전에 내 방 구조를 이야기 하자면
내 방에는 작은 베란다가 있고 베란다 샷시 앞에 침대가 놓여져 있어..
그래서 내가 침대 누운 (세로) 방향에서 일어나 앉으면
바로 내 모습이 거울처럼 유리에 비치지.
내 방 구조 알겠지?
그날 나는 깜박하고 베란다 노란색 보조등을 끄는 것을 잊고 잠을 자버렸어.
그리고 나는 잠버릇이 심하지 않아서 밤에 잠든채로 아침까지 쭉 자세를 유지해..
그날도 베개를 잘 베고 이불을 가슴까지 끌어올린다음 잠을 자기 시작했지.
역시나 그날 기분대로 나는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어.
내가 가위라고 생각하는 것은 잠자던 도중 드러운 기분에 눈을 뜨고 싶은데
눈이 안떠지고
몸이 침대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같은 아주 드럽고 축축한 느낌이 드는
꿈도 뭣도아닌 무의식의 세계였어.
그렇게 난 무겁고 축축한 가위에 파묻혀서 낑낑대고 있었어..
그런데 운 좋게 눈을 가까스로 뜨게 되었지.
그런데....
분명 베개를 잘 베고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눈을 떠보니
내가 밑으로 한 4~50센치쯤 내려와 있는거야.
베개를 팔을 뻗어서 잡아야 할 정도로 내 몸은 내려와 있었지.
난 분명 무겁고 축축한 느낌때문에 옴짝달싹도 못했는데 말이야.
기분이 너무 나빴지만
너무 피곤했던 관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시 위로 올라가
잠을 자기 시작했어.
그런데
이번엔 내가 밑으로 무언가에 끌려 내려가고 있다는게
부인할 수 없을정도로 소름끼치게 잘 느껴지는거야..
그치만 난 또다시 가위에 빠져들어 눈을 뜰수가 없었지.
낑낑대던 나는 마침내 눈을 뜨게됐어.
그리고 내 침대 앞에 유리가 있어서 내모습이 비친다고 했지?
그래서 나는 안간힘을 쓰고 유리창에 비친 지금 내모습을
보기위해 고개를 살짝 틀었어.
그러나.
유리창 속 모습을 본 나는
내가 눈을 뜬것을 후회하게 됐지.
얼굴이 새하얀 노파가
내 침대위에 비스듬히 누워서
내 다리를 잡아 당기고 있던거야.
난 내가 귀신을 본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어.
내가 피곤해서 헛것을 봤겠지.
그런거겠지.
다만 나를 위로할 뿐이야.
무튼 저날의 무서운 경험은
내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고 있지.
뭐 저날 이후엔 그런 귀신같은거 본적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