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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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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62 | 작성일 2020-12-20 08: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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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의 죽음

제 친구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사회생활에 익숙해진 녀석(여자)입니다.

연구소에서 일하다고 보니 취업을 하고 한 3달 동안은 지방으로 내려가서 매일 새벽 3시까지 룸메이트랑 공부하고 그 다음날은 시험의 연속인 삶을 살았습니다.

그 속에서 동생 같은 룸메이트랑 친해져서 서로서로 속 깊은 이야기나 힘든 이야기도 자주 나누어 룸메이트의 여동생 등 가족과도 친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친구가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3친구들 모임이 있는 날이라 다들 모이는 날에 친구 녀석이 좀 우울한 얼굴로 참석했습니다.

다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나 도통 말도 없고 좀 시니컬한 미소만 가끔 짓고 있기에 좀 우울한가라고 생각했었는데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친구 녀석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 요새…… 혼자 집에 들어가는 게 너무 무서워."

이윽고, 연락이 없었던 동안 일어난 일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2주일 전, 친구와 친하게 지내던 룸메이트가 죽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서울에 올라와서 일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같이 살고 있진 않았는데, 계속 친하게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컸던 것 같습니다.

1주일 전, 룸메이트가 집에 있는데 새벽에 남자친구가 우울해서 만나자는 전화가 온 적이 있었답니다. (전 애인인지 현재 사귀고 있었는지는 살짝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출근도 해야 하는데도 새벽에 나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둘이 술 마시고 돌아오던 길이었답니다. 남자친구의 오토바이를 타고 오다가 마주오던 차에 치여서 큰 사고가 났다고 합니다.

남자친구는 살짝 다리만 다쳤지만, 뒤에 탔던 룸메이트는 그대로 날라 가서 머리를 심하게 다치는 바람에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일주일동안 뇌사상태에 있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제 친구는 룸메이트가 뇌사상태에 있었지만, 자기가 문병을 가서 "빨리 일어나야지. 너 이제 살만한데." 라고 울자 뇌사상태라고 하는 룸메이트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 흘렀다고 합니다.

그런 반응도 있고 몸도 따뜻하다보니 뇌사에 있다고 하더라도 일주일동안 경과를 지켜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룸메이트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렇게 룸메이트의 장례식에 참석한 제 친구는 출근 때문에 밤12시까지만 있고 회사동료들이랑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룸메이트의 여동생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언니! 언니! 나 무서워 죽겠어. 빨리 장례식장에서 가고 싶어. 흑흑흑"
"왜? 무슨 일인데?"

어제 장례식을 마치고 죽은 룸메이트랑 친하게 지냈던 친구랑 여동생이랑 함께 자는데, 갑자기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답니다.

"흑흑……."
"흑흑……."
"흑흑……."


'누가 또 문상을 왔나?' 하고 여동생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간은 벌써 새벽.
거기다 부산스럽게 인사를 한다거나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으흑……. 흑흑……. 으흑흑흑……."

하면서 무척 서럽게 우는 여자목소리가 옆에서 생생하게 들렸다고 합니다.

소름이 쫙 돋아 룸메이트의 여동생이 눈을 번쩍 뜨면서 일어났더니, 갑자기 여자의 울음소리가 뚝 끊겼습니다.

그러가 갑자기 옆에서 자고 있던 죽은 룸메이트의 친구도 눈을 번쩍 뜨면서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너도 들었니?"

분명 그 둘이 자고 있던 그 사이에서 나는 울음 소리였는데, 둘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너무 무서웠던 룸메이트의 여동생은 다음날 아침 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입니다. 제 친구도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하고 슬퍼졌다고 합니다.

사고가 나고 룸메이트는 뇌사에 빠져 누워있고 가족 및 친구과 동료들이 우연찮게 함께 모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다리에 붕대인가를 감은 남자친구와 그 엄마가 찾아와서는 '이 나쁜 년 때문에 내 아들 인생이 망쳤다! 물어내라, 왜 창창한 내 아들 인생을 망치냐!' 며 생난리를 피웠다고 합니다.

룸메이트 주변 사람들도 화가 나서 소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에 말도 해봤지만 어쨌거나 둘 다 과실이 있다고 서로 알아서 합의 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 친구는 말을 씁쓸하게 하면서 룸메이트도 잘한 건 없지만 이제 겨우 힘든 고생 넘기고 자리도 잡혀 행복해졌는데 남자친구 가족들 일 등등 여러모로 한이 쌓이지 않았겠냐며 슬프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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