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본편 14권 7장 - 절망의 시 초극의 시(3번째)
"일났다. 우리들, 류처럼 변장하지 않았어. 술집의 점원이라고 들키지 않았을까?"
"그런 때는 존재감 지우면 되는 거냐. 눈과 목소리를 기억되지 않으면 어떻게든 되냐"
"나는 너처럼 암살자의 흉내는 못해."
18계층의 호수 지대를 벗어나자, 대초원을 빠져나 간다.
뭉처서 이동하는 사인조 가운데 후드 로브를 입은 고양이인 클로에와, 장갑을 장비한 휴먼 루노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한가한 목소리와는 달리, 그녀들의 속도는 범인의 속도가 아니었다.
대초원을 방황하는 괴물들이 지각하지 못할 정도로, 깨달았다고 해도 조금도 거리를 채울 수 없을 정도로, 바람처럼 18계층의 중앙 지대를 횡단한다.
"뭐라, 그대들은 술집 점원이냐? 요즘 가게는 꽤나 위험하게 되었군!"
"냐들도 그렇지만, 본성이 모르는 녀석과 같이 파티를 짜지 않는다냐..."
속도를 유지하면서 츠바키가 아이처럼 웃는다.
병주하는 그녀의 옆 얼굴을, 크로에는 어안이 벙벙한 시선을 돌렸다.
"[풍요의 여주인]라고 몰라? 꽤 유명하다고 생각하는데."
"분명히, 미아가 경영하던 가게였나? 나는 공방 속에 틀어박혀 세속에 어둡다. 그대들 같은 여자가 있다는 건 모른다! 용서하라, 하하하!"
"이녀석, 엄청 어렵다냐..."
그들은 헤스티아들이 보낸 [원군]이었다.
[질풍]의 구조, 그리고 [헤스티아 파밀리아]의 조력이라는 의뢰를 위해 급히 짜인 파티다.
술집 점원인 아냐, 클로에, 르노아, 그리고 츠바키, 4인 1조.
아는 사람이 보면, 제1급 모험자의 파티에도 육박하는 그 구성에 눈이 빠졌을 것이다.
"그런데, 아까 얘기 말인데,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고 자시고, 들었던 이야기와는 꽤 다르다고 밖에 말할 수 없어. [질풍]이 원죄로 잡혀 있었을 경우, 도망치게 하는 것이 일이 아니었던가?"
얼굴을 다시 묻는 클로에에게, 츠바키가 답한다.
크로에들이 위기에 처했다는 동료를 구하기 위해, 츠바키는 위험한 줄타기를 하려는 벨프들에게 힘을 가세하기 위해, 자기소개도 대충 넘어가고 던전으로 서둘렀다.
그런데 사태는 그들의 예상을 배신하는 방향으로 추이하고 있다.
수상하게 짝이 없는 냄새를 맡은 츠바키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상관 없어냐! 몬스터가 있든간에, 모험자들이 방해하든간에, 전부 때려눞혀서 류를 구하는 거냐! 내친김에 백발머리들도!"
목청을 높여서 파티의 선두를 달리는 아냐였다.
전투복을 펄럭거리며 금장창을 한 손으로 돌리는 폭주 고양이를 두고, 그녀의 동료들은 눈을 돌렸다.
"바보는 편안해서 좋겠다~"
"생각 없이 행동해서 뒤를 처리하는 건 언제나 냐다냐."
"하하하! 나는 저 녀석에게 찬성이다! 일은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딱 좋아!"
"[단안의 거사]는 정말 알 수 있는 녀석이다냐!"
르누아, 크로에, 츠바키, 아냐의 목소리가 차례로 울린다.
서로 두드리는 경구에 반해, 스쳐지나간 모험자들을 놀라게 하는 속도로, 아냐들은 다음층으로 이어지는 중앙수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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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츠바키도 미야를 알고 있네요. 과거 프레이야 파밀리아의 단장이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까.
이제 슬슬 다시 벨프 일행의 전투 장면입니다. 다음화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