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보다는 타락이 더 낫지 않을까
올마이트가 죽는다는건 복선이 여기저기에 있어서 예외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올마이트를 재외한 아군의 누군가가 죽어야만 만화가 재밌어 진다는 이야기는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물론 제가 그러한 주장을 완전히 부정하고자 하는건 아닙니다. 작품의 주요 인물을 죽임으로써 작중의 긴장감을 더하고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장점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작중의 위기를 고조시켰기에 가능한 결과물이고요. 하지만 꼭 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서 주요 인물을 죽여야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루피가 해군에게 잡히고 동료들과 헤어질지도 모를 위기를 직면하고선 긴장하게 됩니다. 나루토가 대차게 구르는걸 보고선 긴장감을 느끼고, 이치고의 소중한 동료인 루키아가 언제 죽을지도 모를 상황에서 켄파치의 미친듯한 전투욕에 긴장감을 느껴왔었습니다. 그뿐인가요, 임펠다운에서 탈출하지 못할 위기 앞에서 긴장감을 느끼고 기타등등 죽이지 않고도 긴장감을 유지할 수단은 많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다 시피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시는지 이해합니다. 히어로진영의 압도적인 피해 상황을 원하시는 거니까요. 그리고 작품의 흐름상 뭔가 큰 사건이 터질만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문제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굳이 주요 인물이 아니더라도 듣보잡 히어로가 무더기로 살해당하고 히어로의 입지가 축소되었다로도 위기감 고조는 가능할겁니다. 하지만 저는 궁극적으로 죽이는것 만으로 이상적인 위기감을 조성할 수 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지고보면 위기감을 조성할 선택지는 많거든요.그리고 저는 주요인물이 죽는다는 전개가 충격적일지언정 이제는 진부해졌으며 쉬운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아카메가 벤다나 마마마나 도굴이나 기타등등, 누군가를 죽임으로써 긴장감을 조성한다는 방식이 작품을 구성하는데 너무 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때문인지 제가 죽인다는 선택지를 꺼리는 것이기도 해요.
그러한 취지에서 저는 "히어로의 죽음" 보다는 "히어로의 타락"이 더 낫다고 생각을 합니다. 만약 히어로들중 영향력있는 몇몇이 타락함으로써 시민들이 히어로 진영에 대한 불신이 조성된다면 히어로에게 있어서 그보다 더한 위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히어로 몇몇이 죽어서 빌런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해져도 시민들은 여전히 히어로를 응원하며 여전히 빌런들에게 저항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을 지키던 히어로들 중 몇몇이 돌변해서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면 시민들은 히어로에게 불신하고, 최소한은 정부에게 히어로의 입지를 줄일 "강력한 규제"를 강구하며 히어로들을 기피하게 될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구원자로 위장한 빌런이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다면, 히어로에게 있어서 이보다 더한 위기도 없을겁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만화가 가장 재미있을때가 언제인가요? 대부분이 "주인공이 자신에게 직면한 위기를 해결할때"라고 답하실 겁니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해결해야 재밌을 겁니다. 이러한 연출은 독자들로 하여금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흥분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죠. 더해서 그 위기가 압도적일수록 주인공이 해결했다는 가치는 클것입니다. 그러면 히어로에게 있어서 가장 압도적인 위기란 무엇일까요? 언젠가는 다시 격차가 줄어들 "강력한 힘의 부제"보단 사회 전반에 걸친 "히어로 강력규제"가 더 압도적이지 않을까요?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작중의 긴장감와 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굳이 주요인물을 죽일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타락 루트"는 수많은 선택지 중의 한 예시일 겁니다. 솔직히 현재 히어로들 상황을 보면 타락보단 내전이 더 가능성이 있다만... 요즘따라 죽여야 재밌을것 같다는 취지의 글들이 많이 보여서 이런 장문의 글을 적어봤습니다.
P.S. 타락의 대상에서 올마이트는 재외시켰다는걸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결론부만 수정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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