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22)
북위 33도 07분, 동경 127도 - 09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26km
중국 한(漢)급 원자력잠정 S-401
- 피잉~
"윽...
어...어뢰 두발이 본함을 완전히 포착한 것 같습니다!
거리 2.9킬로메타!"
쇙나반은
시끄러운 고출력의 액티브 탐신음에 미간을 찌푸렸다.
루안틴은
아까보다 어뢰의 액티브 핑이 더 잦아진 것으로보아
어뢰가 401호를 완전히 포착했다고 생각하였다.
"좌현전..."
-피잉~
루안틴 중교가 막 명령을 내리려는데
갑자기
다시 큰 액티브 핑이
한급 원자력잠정인 401호의 선체를 때렸다.
이 강력한 액티브 핑은
루안틴 중교의 말을 가로챘을 뿐만 아니라
401호의 선체를 가늘게 떨게하였다.
액티브 핑이 이어질 때마다
승조원들은 흠칫하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런 우라질, 좌현전타! 기만체 사출하라!"
"좌현전타! 기만체 사출!"
루안틴 중교의 명령에
리우웨이 소교가 복창을 하자
조타수는 타기를 좌측으로 바짝 꺾었다.
그런데
그 다음 명령인
기만체 사출 명령이 이어지지 않았다.
"기만체 사출하라! 사출하라고!"
"하...함장 동지!
기만체 장전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함장이 다시 언성을 높이자
작전관은
잔뜩 움츠러든채로 말했다.
"이 굼뱅이들!
기만체 장전이 끝나자마자 기만체 사출하라!"
"아...알겠습니다, 함장 동지!"
작전관은
예상 외로 함장이 크게 질책하지 않자
다행이라고 생각한 듯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그때
쇙나실에서 누군가가 소리를 질러대었다.
그는
잔뜩 흥분이 된 듯
빠르게
그리고 크게 말을 뱉어내었다.
"함장동지!
어뢰가 하나가 기만된 것 같습니다!"
"뭐? 어뢰가 기만이 되?"
의외의 보고에
루안틴 중교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되물었다.
어뢰가...아니
그것도
보통 어뢰가 아닌
MK-48 ADCAP이
기만체도 없이
단순한 한번의 급선회로 기만이 되다니...
루안틴 중교는
쇙나반에게 되물었다.
"어뢰가 어떤 유형으로 능동탐색 중인가?"
"네?
아, 네.
음...현재 어뢰의 패턴은...
어?
어뢰가 탐색단계를 거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침로만 바뀐채로
그대로 일직선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멍청이!
저건 기만된게 아냐!
다른 아군잠정을 노리는 거다!
이 야비한 양키 자식들!"
루안틴 중교는
한순간에 기대에서 실망으로 바뀌자
벌컥 짜증이 났다.
뭐 짜증이야
아까 전부터 나 있었으니
짜증이 더해졌다 라고 해야
더 정확했다.
어쨌든 간에
아군잠정까지 위험에 처해지게되었다.
아무리 액티브 탐색모드라지만
MK-48은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다간
한급 원자력잠정 2척이 한번에 박살날 수 있다.
"젠장...404호는 뭐하는거야?
죽으려는거야? 멍청한 놈..."
아군잠정인 404호가 회피기동을 하는 것을 보며
루안틴 중교가 궁시렁거렸다.
그러나
지금 남말 할 처지가 아니었다.
자신도
S-404와 똑같이
같은 어뢰인 MK-48에게 쫒기고 있는 처지이니까...
"함장동지!
어...어뢰가 기만체에 속지 않았습니다!
거리 1.5킬로메타!"
"본함과 충돌 96초전!"
기만체가
어뢰에 대한 기만에 실패했다는 보고에
리우웨이 소교가
스탑워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어뢰는
자신이 점점 더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액티브 탐신음의 간격이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우현전타!
기만체는 장전될 때마다 계속 사출한다!"
"알겠습니다, 함장동지!
우현전타!
기만체 사출!"
루안틴 중교가 소리치자
401호는 다시 오른쪽으로 급선회하기 시작했다.
루안틴 중교는
얼굴이 온통 땀범벅이된 것도 모른채
회피기동을 지시해나갔다.
그의 얼굴을 뒤덮은 땀들은
뺨을 타고 턱까지 흘러서
땅에 똑똑 떨어졌다.
401호의 꽁무늬를 바짝 쫒는
MK-48의 액티브 탐신음이
거의 연속적으로 한급의 선체를 때려댔다.
승조원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려 벌벌 떨어댔다.
"어...어뢰...
이번에도 기만체에 소, 소, 속지 않았습니다!"
"제기랄!
좌현전타!
긴급부상한다! 기만체 연속 사출!"
"알겠습니다!
좌현전타!
긴급부상한다! 벨러스트 모두 불어!"
"기만체.... 사, 사출합니다!"
어뢰의 거리를 보고하는 쇙나반의 목소리에서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다.
벨러스트에 담긴 해수가 모두 배수되자
'쉬이익' 거리던 소리가 멈췄다.
401호는
쫒아오는 MK-48을 피해 고개를 쳐들고
25노트가 넘는 속력으로
해수면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루안틴 중교는
천장에 부착된 난간을 꽉 잡으면서
쇙나실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더 이상
아무런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어뢰와의 거리 1,000메타 돌파.
900메타...800메타..."
리우웨이 소교는
오른손으로 스탑워치를 꽉 움켜쥐면서
초가 올라갈 때마다
어뢰와의 거리를 천천히 보고했다.
어뢰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의 손과 목소리는
더욱 더 심하게 떨렸다.
다른 승조원들도
계속 이어지는 어뢰의 액티브 탐신음을 들으며
생애 마지막인 듯한 공포를 맛보았다.
"오...오백 메, 메타...사...사, 사백 메타...사, 삼백 메...타..."
"씨발, 종간나!!!
우린 다 뒈질끼라!!!"
리우웨이 소교가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삼백까지 세자
한 승조원이
결국 두려움을 못참고
벌떡 일어나면서 고함을 쳐댔다.
리우웨이 소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어뢰와의 거리를 보고하였고
루안틴 중교는
눈을 부라리며
그 승조원을 걷어찼다.
"이...이백 메타...백...오십 메..."
리우웨이 소교가
막 150m를 말하려는 순간
갑자기
한급 원자력잠정의 꽁무늬를 바짝 쫒던 MK-48이
순식간에
이즈 제도 해상 바닷속에서 큰 폭발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한급 원잠은
폭발에 신경도 안쓴다는 듯 계속 수면을 향해 돌진했다.
루안틴 중교는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충격에 채 대응하지도 못한 채
흔들리는 한급 원자력잠정 속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그리고...
한급 원잠은
이즈 제도 앞바다의 해수면을 뚫고
빛이 아닌
어둠에 점점 휩싸이는 이즈 제도 해상의 공기를 맛보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