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게문학] 아바타라 리메이크 ㅡ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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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륀힐드는 구름 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며 알맞은 은신처를 찾고 있었다. 사탄 역시 그녀를 따라다니며 지상을 관찰하던 중, 갑자기 뭔가가 생각난 듯이 이렇게 말했다.
"서쪽으로 가자."
물론 일반적인 동서남북의 방향을 얘기하는 건 아니었고, 브륀힐드 역시 그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서쪽이면 옥황의 육체를 이어받은 자와 Nox의 비숍이었던 자가 있긴 합니다만, 이미 몰락한지 오래입니다. 하루하루 목숨만 부지하는 것이 목적인 집단인데 굳이 찾아가실 이유라도..."
"거기에 머무르자는 건 아니고... 그냥 마음에 안 들어서."
'사탄'이 주도권을 잡고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딘 아그네스'로서의 인격과 감정이 하루아침에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리고 Neo NOX에서 딘 아그네스와 관련된 인물이라면, 바로 문기주를 베어버린 서쪽의 마녀 '유미라'가 있다.
사실 유미라 따위를 상대하는데 걱정할만한 요소는 없었기에, 브륀힐드는 군말 없이 사탄을 서쪽으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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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NOX 본부
"증권가 소식에 따르면... 우리 서쪽과 북쪽이 전쟁을 준비 중이라고..."
"XX의원 쪽이 불임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곧 정부쪽에선 북측으로 전쟁을 선포할 것이라는 예상이..."
"금리가 지금보다 서너갑자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있던디요?"
"XX기업 회장이 스위스 쪽으로 비자금을 형성 중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이번에 GOH 도중에 일어난 사고 때문에 주식시장에 큰 변동이 있을거라는 소식이..."
비숍 에스칼리오스 상만덕은 노숙자들과 둘러앉아 집회를 하는 중이었다. 겉보기에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상만덕은 진지한 태도로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전부 필기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어마어마한 굉음이 울려퍼지더니 천장이 그들의 머리 위로 무너져 내렸다.
"!!!"
상만덕은 재빨리 전투 태세를 갖추고 주변을 둘러봤으나, 근처에는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게 짓눌린 노숙자들의 '반죽'밖에 없었다.
"이게 무슨...!!"
그 순간 또다시 굉음이 울려퍼졌고, 그 방향을 파악한 상만덕은 표정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굉음이 들려온 방향에는 유미라와 새벽 까마귀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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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르르..."
새벽 까마귀들은 '침입자'를 둘러싼 채 으르렁거리는 중이었고, 유미라는 '여래의 검'의 손잡이를 꽉 쥔 채 침입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물론 그 침입자의 정체는 666:사탄이었다. 사탄은 유미라의 기억을 읽어 그녀가 '문기주'를 반송장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너구나?"
※ 중력 10만 배
사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유미라를 짓눌렀다. '자연계'에 면역이 있는 육체를 가진 그녀였지만, 사탄 앞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는듯 했다.
유미라의 몸은 순식간에 지각과 맨틀을 뚫고, 외핵 깊숙히 파고든 뒤에야 겨우 정지했다. 아니, 정지한게 아니다. 중력의 방향이 바뀐것 뿐이었다.
※ 역중력
"크으으으윽...!!"
하지만 이렇게 휘둘리기만 할 유미라가 아니었다. 그녀는 지상으로 솟구친 순간 여래의 검으로 '역중력'과 '관성'을 베어 공중에 정지했고, 땅에 발을 디딜 틈도 없으니 공기를 박차며 사탄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 카피 ㅡ 새디의 식탁
갑자기 그림자로 이루어진 팔이 사방에서 솟아나더니 그녀의 팔다리를 붙잡아 움직임을 봉쇄해 버렸다.
"너도 한 번 베여 봐."
사탄은 손날을 쳐들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분명 아무런 날붙이도 없는 맨손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성검보다도 뛰어난 무기가 되어 있었다.
※ 카피 ㅡ 월광검법 맨손베기
그러나 날카로운 손날이 유미라를 양단하기 직전, 사탄은 다른 곳에 신경이 쓰였는지 동작을 잠시 멈췄다. 웬 구름이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던 것이다.
"쳐라!! 뇌전!!!"
누군가 그렇게 외치자 구름은 사탄을 향해 사정없이 번개를 내리쳤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사탄에게는 모기가 무는 수준의 효과조차 없었다.
"이건 또 뭐야..."
사탄은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더니 눈쌀을 찌푸렸다. 벌레나 오물을 보는 표정조차 아니다. 전문 감정가들이 질이 너무 떨어지는 위작을 봤을 때 지을 법한 표정이었다.
"이젠... 이런 것들도 돌원숭이 흉내를 내는 거야?"
Neo NOX에게는 다행히도 지금의 사탄에서 '딘 아그네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별로 크지 않았다. 문기주의 복수고 나발이고 제천대성이 연관된 이상 사탄 쪽이 주도권을 잡는게 당연했고, 그는 더러운 '모조품'을 본 후 이 장소에 대한 모든 흥미를 잃은 것이다.
"...에휴."
사탄은 그 한 마디만을 남기고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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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허억..."
상만덕은 사상자 집계나 피해 규모 파악조차 뒷전으로 미룬 채 Neo NOX 본부의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와 미친듯이 잔해를 헤집고 있었다. 상만덕 본인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모르는 이 장소는, 그동안 가짜 제천대성을 찍어내던 '공장'이었다.
'어디야... 대체 어디 있는...'
"짐을 찾느냐."
"!!!"
말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보니 잔해 더미 위에 누군가... 아니, '뭔가'가 걸터앉아 있었다.
그것은 사방으로 솟은 헤어스타일이나 눈동자 속의 십자 문양 등 제천대성의 특징을 몇 가지 지니고 있긴 했지만, 지금까지의 [제천대성 후보자]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것의 피부색은 여래와 닮아 있었고, 앞머리는 옥황처럼 삐죽삐죽했으며, 유기물이 아닌 바르바듐Barbadium으로 이루어진 육체에서는 일반적인 생물과는 다른 이질감이 느껴졌다.
중모리 같은 무수한 '실패작'을 거쳐 마침내 탄생한 첫번째 완제품인 '키메라 Chimera'. 키메라는 상만덕이 일생 동안 손에 넣은 모든 지식과 자원이 집약된 존재로 Neo NOX의 무력의 상징이 될 예정이었지만, 하필 '지금' 깨어날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아아... 안 돼... 안 돼..."
왜냐하면 지금 완성된 것은 육체뿐, 아직 인격이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았고, 명령에 절대복종하게 만드는 안전장치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키메라는 상만덕을 잠시 쏘아보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투로 입을 열었다.
"대체... 언제까지 짐의 앞에서 고개를 뻣뻣이 쳐들고 있을 생각이냐?"
※ 투신 鬪神 ㅡ 엇모리(키메라)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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