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리는 카이코를 다르게 부르고 있었다 : 양귀비꽃을 중심으로 추측해보는 카이코의 상징성
※ 부족한 단서와 지극히 자의적인 추측에 기초합니다.
※ 논리의 비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1부 13권에서 처음 등장했던 카이코. 특이한 입버릇과, 남녀노소 계급불문 이름으로 부른다는 특유의 인성말투를 구사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사견으로, 저에게는 V라는 조직에 대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던 인물이기도 했었죠 -_-;
카이코의 첫 등장 시 배경에 그려져 있던 꽃들은 아마 양귀비꽃으로 추정된다 해요.
왜냐하면, 카이코의 일본식 이름 표기가 '芥子', 즉 양귀비를 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 카이코가 양귀비 패턴을 배경으로 등장한 적은 없었지만... 우선 이름이 해당 꽃과 같고, 일단 한 번 패턴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작가님이 노리고 지은 이름임을 알 수 있었으므로 그 연관성에 대한 의문이 들었지요.
A.양귀비의 상징
양귀비의 꽃말은 "위안, 잠, 망각, 평화, 죽음"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꽃말이 붙게 된 경위가 궁금한데, 일어 및 영문 위키를 돌아다니며 관련된 정보를 취합해볼 수 있었습니다. :
a. "그리스 신화에서 데메테르가 하데스에게 빼앗긴 딸 페르세포네를 찾아 헤메다가 발견한 꽃. 그녀는 이 양귀비를 보며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b. "전쟁의 상징. 양귀비는 땅 속에 묻혀있다가 땅히 헤집어지면 싹을 틔워 꽃을 피우는데, 특히 전쟁터에서 자주 꽃이 났다고 한다. 세계 1차 대전 당시 집필된 시 <개양귀비 들판에서>는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또한, 영연방 국가들은 매년 종전 기념일이 되면 가슴에 붉은 양귀비를 매단다."
c."꿈과 망각의 상징. 이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꿈과 잠의 신 모르페우스가 양귀비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르페우스는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하는 사신(使臣)들의 신이기도 하다."
사실 이것이 대체 카이코와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건 상징이 나왔으니 우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었는데, 개중 가장 생각해봄직한 것은 c.항목, 모르페우스였습니다. 카이코와 기묘하게 얽히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B.그리스 신화에서의 모르페우스와 그 구전
- "그리스어로 '형태', '모양'을 뜻하는 '모르파이(morphai)'에서 파생한 말로, '모양을 빚는 자'를 의미한다."
- "꿈을 상징, 꿈 속에 나타나 신들의 말씀을 전하는 전령이다. 대표적인 것에는 알키오네 전승이 있다."
- "오네이로이 3형제 중 맏이이자 리더로, 중요한 일을 전할 때는 항상 삼형제가 함께 나타난다. 그들은 태양신의 문 앞에 기거한다."
- "모르페우스의 상징은 한 쌍의 흰(전승에 따라서는 회색) 날개이다. : 이는 후일 성경으로 확장되며 신의 말씀을 인간에게 전하러 내려오는 '천사'의 이미지에 일조하였다."
a.삼형제
카이코가 누군가를 만나러 직접 움직인 케이스는 본인이 조직의 중책인만큼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확인된 바로는 1부와 2부를 통틀어 총 두 차례가 있었는데, 각각 요시무라건과 피에로전이었습니다.
↑ 요시무라를 만나러 왔을 때
↑ 와슈를 만나러 왔을 때
특히 와슈를 만나러 가던 상황에서는, 카이코가 워낙 말을 중의적으로 비틀기도 했고 당시 상황도 상황이었던지라 카네키 일행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요, 대뜸 마츠리를 제거하러 가는 행보에 독자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죠 -_-;
게다가 "평화를 위해 죽어야 할 자들"이나 "구울 주제에 곤란하게 만드는 놈"이라는 냉소적인 표현 역시 단순히 쿠젠이나 카네키를 가르킨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와슈 일가를 지칭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한층 더 미스테리함을 증폭시킨 바 있었습니다.
헌데, 그것 외에도 이 두 컷에는 신기한 부분이 있지요.
- 바로 카이코 필두로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인원이 셋으로 맞춰진다는 점.
b."태양신의 문 앞에 기거.."
가장 우측에는 '태양'을 상징하는 새인 불사조가 그려진 '문'이 있습니다.
다소 멀어보이긴 하지만 그 앞에서 카이코가 아리마와 후루타에게 명령을 하는 연출이었지요.
불사조 문 앞쪽에 그려진 책상 앞에 서 있는 정체불명의 누군가(무언가?)를 제외하면, 해당 컷에 있는 인물은 총 다섯입니다.
이후의 구도를 보면,
- 다섯 중 가운데에 있는 한 명이 카이코,
- 그 앞에 서 있는 둘이 아리마와 후루타,
- V사인의 양쪽 날개에 서 있는 두 명은 정체불명의 V요원 둘
로 추측됩니다.
아리마와 후루타는 카이코에게 소환된 인물이니 논외로 친다면, 태양의 문 앞에 서 있는(기거한다고 추정되는) 인물들은 카이코를 포함해 셋이 되지요. 태양신의 문 앞을 지키는 오네이로이 삼형제를 연상시키는 대목입니다.
여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카이코는 그리스 신화의 모르페우스에서 상당량 영감을 받았으며, 두 명의 부하는 오네이로이 삼형제를 암시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헌데, 이것이 무슨 소용인가?
- 인상적인 부분은, 오네이로이와 모르페우스가 기독교의 천사 신앙으로 확산된다는 점입니다.
C."잇는 자"
- 모르페우스에서 모티브 되는 성경의 천사는 평범한 천사가 아닌, "신의 말씀을 전하러 내려오는"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즉, 신과 인류를 잇는 전령인 것입니다.
- 특히 모르페우스의 원전이 되는 알키오네 전승에서 그가 전하는 신의 말씀이 '누군가의 죽음'이었다는 점에 있어, 모르페우스와 오네이로이들은 죽음을 상징하는 존재이며, 이 천사들이 전하는 것 역시 주로 '죽음', '파멸', '멸망'에 관한, 불운한 운명만을 말한다는군요.
-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조물주의 의사이기 때문에,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 이 부분은 정확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인지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세계의 종말을 알리는 뿔나팔을 든 천사와도 관련된다 합니다.
각 특징들은 다시 카이코의 이름과 연관이 됩니다 :
- 카이코(芥子)라고 불렀던 요시무라와는 달리, 마츠리는 카이코(介子)라고 합니다.
일본어에서도 발음도 같고, 심지어 한자마저 비슷한데 -_-; 의미가 다릅니다.
아마 일본어의 언어유희인 듯한데..
마츠리가 말한 카이코의 이름을 뜻으로 풀이해보면 이렇습니다 :
介 : (주로 위와 아래를) 잇다, 연결하다, 매개하다, 이어주다, ~의 사이에 끼다
子 : ~하는 자, 사람
즉,
- 介子 : 연결자, 매개자, '잇는 자'
- 카이코는 '신'의 말씀을 전하며, (경우에 따라) 대행하는 존재인가?
어쩌면 카이코는 V의 집권층 바로 아래의 존재로서, 조직의 의사나 요구를 와슈 가문, 쿠젠 등의 산하 인물들에게 전하던 존재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외모는 악마 그 자체지만 성경의 천사와도 같은 역할인 셈입니다.
물론 이 이후 카이코가 정확히 어떻게 행동할지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밝혀진 것도 많지 않고, 목적이나 과거도 불분명하지요.
그러나 해당 추측이 사실이라면 와슈 일가도, 쿠젠도, 심지어는 후루타조차도 하지 못했던 '신'과의 접촉이 유일하게 가능한 인물이라는 것이기에,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소 엉성하지만 모처럼 알아낸 부분이기도 하고, 향후 또다른 단서가 나오면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카이코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는 한데, 최애캐인 마츠리와 싸워서 요즘 가슴이 아프네요.
요즘 작품이 여러가지로 비판받고는 있지만 여전히 스토리로서는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해주신 작가님이란건 변함없으니 연재가 조기 종료 되는 것 같은 일만 없다면 독자들이 만족할만한 전개를 이어가 주실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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