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달라졌다..지지율 '의미없다'→답답함 토로, 왜?
"원인은 언론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잘 해결했겠죠.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정수행 지지도 하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이다. 보름 전 출근길에 지지율에 대해 "유념치 않는다" "의미 없다"고 밝힌 데서 다소 기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의 접견시 의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에 이어,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을 마지막으로 받았다.
앞선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윤 대통령은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60% 넘게 나오는데 원인은 어떻게 보시고 (계신가)'라는 질문이 들리자 발길을 멈추고 질문을 던진 기자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전날 출근길에 '채용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인사 전반을 다시 짚어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말씀은 또 없나"라고 말을 돌리며 자리를 뜬 것과는 대조됐다.
윤 대통령은 양 손을 들면서 애써 웃음을 지으며 지지율과 관련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4일 국정수행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름)'를 기록한 데 대해 "선거 때도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고,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니까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을 때와 달랐다.
보름 전엔 지지율 하락에 연연치 않는다는 '당당함'이 드러났다면, 이날은 윤 대통령의 고심이 나타났다는 평이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300)에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에 스트레스를 받는 게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도어스테핑에서 특유의 거침 없는 발언을 줄이고 수위 조절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질문도 두 개 정도로 줄이고 민감한 질문에 직접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거론하기보다 '원칙론'을 말하며 메시지 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은 지지율 하락 관련 질문을 받고 그냥 돌아서지 못하고, 답답한 속내를 토로했다. '원인은 언론이 잘 알지 않느냐, 원인을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을 것'이라고 반문한 것은 윤 대통령 스타일대로 솔직하게 답답한 감정을 표한 것에 가깝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언론이 알지 않느냐고 한 것은 그만큼 언론의 지적과 비판을 신경쓰고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언론의 처방은 사후적인 것이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 고치는 정부의 일과는 다르다. 사후 비판은 쉽지만 문제의 원인은 해결하는 일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의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이날 언급이 기존의 '유념치 않는다'는 입장보다 긍정적이라고 본다. 보름 전 윤 대통령이 '데드크로스' 국면에서 지지율이 '의미 없다'고 언급한 것이 지지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지율이 민심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민심 이반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은 마치 민심과 대결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데드크로스를 넘어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2배를 넘기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더 이상의 지지율 하락은 국정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지지율을 신경쓰지 않을 순 없다"며 "다만 지지율을 단기간에 올릴 도깨비방망이가 없는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광판 안본다더니
슬슬 조바심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