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가 - 박목월
뭐락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 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 시집 『경상도의 가랑잎』(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