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간행(長干行) - 이백
妾髮初覆額 (첩발초복액) 머리카락 앞이마에 드리울 즈음
折花門前劇 (절화문전극) 꽃 꺾으며 문 앞에서 놀곤 했지요
郎騎竹馬來 (낭기죽마래) 그대는 죽마를 타고 와서는
遶牀弄靑梅 (요상농청매) 침상 에워 청매실로 장난쳤지요.
同居長干里 (동거장간리) 같은 동네 장간리 안에 살면서
兩小無嫌猜 (양소무혐시) 어린 둘은 스스럼없이 자랐는데
十四爲君婦 (십사위군부) 열넷에 그대의 아내 되서는
羞顔未嘗開 (수안미상개)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죠.
低頭向暗壁 (저두향암벽) 어두운 벽을 향해 고개 숙이고
千喚不一回 (천환불일회) 천 번 불러 한번을 못 돌아보다
十五始展眉 (십오시전미) 열다섯에 얼굴을 펴게 되면서
願同塵如灰 (원동진여회) 먼지와 재 되도록 살자 했지요
常存抱柱信 (상존포주신) 가슴 속 다짐이 한결같으니
豈上望夫臺 (기상망부대) 망부대에 오를 일은 없지 했는데
十六君遠行 (십육군원행) 열여섯에 그대는 멀리 떠나가
瞿塘豫淅堆 (구당여석퇴) 구당의 여석퇴에 이르렀군요.
五月不可觸 (오월불가촉) 오월이 되어도 만날 수 없어
猿聲天上哀 (원성천상애) 원숭이 울음만 하늘 위에 구슬퍼요
門前遲行跡 (문전지행적) 문 앞엔 오가는 발자취 뜸해
一一生綠苔 (일일생록태) 하나하나 푸른 이끼 돋네요
苔深不能掃 (태심불능소) 이끼가 뒤덮여도 쓸 수 없는데
落葉秋風早 (낙엽추풍조) 이른 가을 바람에 나뭇잎이 지네요
八月蝴蝶來 (팔월호접내) 팔월 되니 나비들 날아와서
雙飛西園草 (쌍비서원초) 서쪽 동산 풀밭에서 짝지어 나네요.
感此傷妾心 (감차상첩심) 그 모습을 보노라니 가슴 아파 와
坐愁紅顔老 (좌수홍안노) 앉아서 근심에 얼굴만 늙어가요.
早晩下三巴 (조만하삼파) 언제든 삼파를 떠나올 때면
預將書報家 (예장서보가) 미리 집으로 편지나 해주셔요
相迎不道遠 (상영부도원) 서로 만날 마중 길 멀다 마다 않고
直至長風沙 (직지장풍사) 한걸음에 장풍사까지 달려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