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田家) - 왕유
舊穀行將盡 (구곡행장진) 묵은 곡식은 이제 다 떨어져가고
良苗未可希 (양묘미가희) 햇곡식을 먹기에는 아직 멀었네
老年方愛粥 (노년방애죽) 늙으니 죽 먹기가 싫지 않지만
卒歲且無衣 (졸세차무의) 일년 내내 변변한 옷 한 벌 없네
雀乳靑苔井 (작유청태정) 이끼 낀 우물가엔 참새가 새끼 치고
鷄鳴白板扉 (계명백판비) 하얀 판자 문 위에는 닭이 우네
柴車駕羸牸 (시차가리자) 야윈 암소는 섶나무 수레를 끌고
草屩牧豪豨 (초교목호희) 짚신 신고 커다란 돼지를 치네
夕雨紅榴柝 (석우홍류탁) 저녁 비에 석류가 붉게 터지고
新秋綠芋肥 (신추록우비) 가을되니 토란도 살이 오르네
餉田桑下憩 (향전상하게) 들밥 내다 말고 뽕나무 아래 쉬고
旁舍草中歸 (방사초중귀) 풀 섶을 헤치며 집으로 돌아오네
住處名愚谷 (주처명우곡) 사는 이 곳 이름이 우곡이니
何煩問是非 (하번문시비) 무엇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