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가시 3(挽歌詩) - 도연명
荒草何茫茫 (황초하망망) 거친 풀은 끝없이 우거져 있고
白楊亦蕭蕭 (백양역소소) 백양나무 쓸쓸히 서 있는데
嚴霜九月中 (엄상구월중) 된서리 내리는 추운 구월에
送我出遠郊 (송아출원교) 마을 밖 멀리 나를 보내네
四面無人居 (사면무인거) 사방을 둘러봐도 집 한 채 없고
高墳正嶕嶢 (고분정초요) 높은 무덤들만 산처럼 솟아 있네
馬爲仰天鳴 (마위앙천명) 말은 하늘을 우러러 울고
風爲自蕭條 (풍위자소조) 바람은 쓸쓸히 불어오네
幽室一已閉 (유실일이폐) 무덤이 한번 닫히고 나면
千年不復朝 (천년불복조) 영원히 아침을 다시 못 보는 것은
賢達無奈何 (현달무내하) 현인도 달인도 어찌할 수 없다네
向來相送人 (향래상송인) 여기까지 따라와 도와준 사람들도
各自還其家 (각자환기가) 각자 집으로 하나 둘 돌아가네
親戚或餘悲 (친척혹여비) 진척들이 간혹 남아 슬퍼할 뿐
他人亦已歌 (타인역이가) 다른 사람들은 이미 노래를 그쳤네
死去何所道 (사거하소도) 죽어버린 나는 어쩌지 못하고
託體同山阿 (탁체동산아) 몸을 산에 맡겨 흙으로 돌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