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 - 김기택
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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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줄기는 빠르고 꼿꼿 하게 솟아오르다가 둥글고 넓게 퍼지며 느린 곡선으로 떨어진다.
물방울들은 유리 화병처럼 보일 때까지 정확하고 고집스럽게 하나의 동작으로만 움직인다.
이미 결정된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정해진 힘과 포물선을 한사코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대리석이나 나무처럼 깎고 다듬으면 물도 얼마든지 고정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듯이
습관과 성질을 이용하여 빚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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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딱딱한 유리 화병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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