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청소부 -1(다씀)-
"룰루룰루~ 오늘도 쓰레기를 줍자 주워~~~"
"종량아! 야! 이종량!!"
"어 왜 문도야? 어디 또 뭐 주울 쓰레기 있어?"
청소시간, 환경미화부 부장인 이종량은 어김없이 청소를 밥먹는것보다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아니아니, 선생님이 부르셔."
"무슨일이래?"
그러는 와중에도 종량은 교실바닥 이곳저곳에 있는 휴지와 갖은 쓰레기들을
숙련된 빗자루 솜씨로 쓰레받이에 넣고 있다.
"몰라몰라, 여튼 가봐."
"그래 그럼 이것만 버리고,"
툭
쓰레받이에 가득 차있는 물질들을 쓰레기통으로 가져가던 종량의 어깨에 누군가의 몸뚱아리가 부딪히고,
"아, 쏘리쏘리. 아이 참... 쓰레기들이 다 삐져나왔네."
하지만 쓰레받이 안에 있던 물건들보다 더욱 중요한 말이 종량의 귓속에 들어온다.
"이 반에 돼랑인지 종량인지 뭔가 하는놈 어딨냐?"
그 말을 들은 종량은 쓰레받이에 다시금 쓰레기들을 주워담다가 고개를 들고
"난데, 왜 부르는?"
퍽!
말이 끝나기 무섭게 종량의 안면에 둔탁한 충격이 울려퍼졌다.
그의 몸은 일어서던 자세 그대로 교실 바닥에 툭 쓰러져 버린다.
"아이 씨..... 뭐야. 그거 한번 부딪혔다고 면상을 왜 쳐!"
"네놈이 한번 부딪히기만 했냐? 내 얼굴을 봐 내 얼굴을!"
"아...."
종량은 왠지 낯이 익은 얼굴을 바라본다. 어디서 본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푸훕...!!!! 얼굴이 왜 그모냥이야 ㅋㅋㅋㅋ 코랑 광대뼈랑 높이가 반대로 되있네??"
"장난 빠는거 아니다 이 x끼야. 어서 일어나."
의문의 남자는 아직도 넘어진채로 웃고만 있는 종량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는다.
종량의 눈엔 남자의 교복 겉옷 가슴팍에 안전핀으로 꽂혀있는(누가 봐도 학주한테 걸릴까봐 평소엔 떼어 놓다가 등교 할때만 붙이는)명찰이 들어온다.
『최배달』
명찰의 색이 노란색인것을 보아하니 2학년인듯 하다.
"풉!!! 이름은 또 최배달이야 ㄴ... 너... 너무 웃긴거 아냐?? 바람의 파이터냐?? 푸와핰 ㅋㅋㅋ"
"이 새x가 아직도 지가 무슨상황인줄 모르나."
빠각!
최배달은 웃고 있는 종량의 턱에 니킥을 넣는다.
그대로 종량은 반쯤 일어서 있던(강제로) 몸이 뒤로 고꾸라지고
"이 x끼 알고보니 x밥이었네. 저번엔 아드레날린이라도 빨았었냐?"
그는 쓰러져있는 1학년생의 가슴팍을 발로 꾹 꾹 짖밟아댄다.
"아 이제 생각났다."
"뭐임마?"
것보다 놀라운것은 그렇게 맞아서 얼굴엔 피멍이 들어있고 몸은 먼지투성이가 된 종량의 표정에는 아까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너... 저번에 입학식때 등교하다가 지나가던 중딩들 삥뜯었던 1급쓰레기지? 이제야 알겠네 하하하."
"이 새x가!!!"
말과 동시에 발이 날아왔지만,
콱!!
그의 발은 종량의 손에 잡혀있다.
그리고,
"아!!!!!!!!!아아아아악!!!!!!!!!!!!!!!!!!!!!!!!!!!!!!!!!!!!"
"음. 아마 이 발로 그 중딩이 돈이 없다니까 밟아댔었지? 아닌가 오른쪽인가?"
배달의 발목은 이미 꺾일대로 꺾여있어서 조금만 더 꺾인다면 탈골의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
"뭐 상관없나?"
종량은 그대로 발을 앞으로 쭈욱 민다. 몸의 중심이 망가져있던 최배달은 하릴없이 뒤로 쓰러지고
그 뒤에 있던 몇몇의 그의 친구들도 어찌 할 바를 모르고 도망친다.
"그.니.까."
"히... 히익!!!"
"미안해~ 지난번엔 내가 너무 심하게 때렸지? 아아 그래서 이렇게 알아보기도 힘들만큼 얼굴이 높낮이가 바뀌었구나. 지난번에 우리반에 찾아오라고 한건 내 화가 풀렸을때 와서 사과받으라는 거였어 미안~"
"아아아아아악!!!!"
최배달은 그의 말이 귀에 들리지도 않는지 벽에 몸을 기대면서 한쪽 발을 질질 끌고 도망을 간다.
"아얏! 아프잖아요!"
"뭐가아파임마. 것보다 왜이리 늦게온거냐. 분명 반장한테 5분전에 너 부르라고 시켰는데. 문도가 널 늦게 불렀을리는 없고,"
긁적긁적
"음...."
탁!
"아야!"
"뭐 됬고, 너만 이거 안냈더라."
종량은 담임선생님에게서 무언가의 종이를 받아들고,
"아 맞다!"
탁!
"앗!!"
종량은 담인선생님에게서 새로받은 종이를 들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교실로 돌아왔다.
아까의 일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모습이 보이자 반 아이들은 수근수근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은 종량에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 우선은 이 종이부터 해결해야만 한다.
아무것도 없이 깔끔한 책상에 종이를 올려놓고 가방에서 오늘 처음 꺼내는 필통의
옆구리를 열어 high-hello 라고 적혀있는 검정볼펜을 꺼낸다.
달그락 달그락
무표정하게 펜을 잡고 있던 그는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펜을 돌리고 있었다.
아니, 무념이라고 해야할까.
탁 타타타타.
"윤혁아. 펜좀."
"어디??"
"저어기 저어어어어기 있잖아."
"펜좀 그만돌려임마. 공부에 방해되."
"알았어 미안미안.~~"
펜을 건네받은 종량은 책상위에 놓여있는 종이 한장과 또 씨름을 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뭐라고 써야할지를 모르겠다.
[잘하는것]
[좋아하는것]
[못하는것]
[싫어하는것]
[좋아하는 과목]
[싫어하는 과목]
etc...............
[가족과의 관계]
-어머니 : 친함친함 아주친함
-아버지 : 되게무서움
-형(2살 터울) : 아버지보다 무서움, 하지만 친함(어쩔때마다 되게 착함)
-누나(4살 터울) : 천사임. 먹을거 맨날 갖고옴(남친한테 얻어오는듯)
[장래희망]
-쓰레기 청소부
뒷페이지는 다 써놓았다. 하지만 앞페이지가 문제
잘하는것, 좋아하는것 은 지난번에 "청소" 라고 썼다가 장난치지 말라고 철회당했다.
"흠..... 뭐라고 하지?"
"너 싸움 잘하잖아. 싸움이라고 써."
언제나 종량의 몸을 굳게 만드는 목소리. 무서워서가 아니라 긴장 탓이다.
첫눈에 반했다랄까. 종량은 김지민을 처음 봤을때부터 며칠간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 제비뽑기로 자리를 바꿀때 짝이 된 것.
지민은 마음도 천사같아서 먼저 그쪽에서 종량에게 말을 걸어주기도 하지만
종량은 그럴때마다 몸이 굳어버린다.
"그.... 그럴까???"
"그래. 그거!"
하아. 이렇게 평범(은 무슨)하게 대화하는 것은 또 처음이다.
"그그그...근데.. 그럼 좋아하는건?"
라고 생각하고 평범(?)하게 질문을 한 순간
분위기는 굳어버렸다.
"아....."
"음......"
대략 1분간의 정적......
그리고 그것을 깬 것은
"아무거나 쓰면 안되?"
역시나 지민이다.
"운동...이라고 쓸까?"
"그래 그게 좋겠다. 싸움 잘하는애들은 대부분 운동도 좋아하던데."
두손을 모아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종량에겐 흡사 최근에 읽던 일본 소설에 나온 아리따운 수녀의 모습이었다.
3분 후
"키야 다썼다!!!"
나으 천사 지민님!
================
종량은 그길로 3층 교무실까지 냅다 달려갔다.
하지만,
탁!
"좋아하는게 싸움이라고? 너 나중에 커서 깡패라도 될거냐?"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