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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에 춤추는 연분홍빛 소나기 제 1장 [Spring/Complex]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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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622 | 작성일 2013-03-09 23: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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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에 춤추는 연분홍빛 소나기 제 1장 [Spring/Complex] 3부

3

 

연은 나를 잘 아는 산길까지 배웅해 주었고 산을 나오자 할아버지가 걸어 올라오고 있었다. 몇 시간이고 집에 돌아오지 않길래 이제 찾으러 가는 참이었다고 할아버지는 말했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나는 숲속의 공터에 다녔다. 연과 나는 하루 종일 그 공터에서 함께 놀았다.

 

숨바꼭질이나 그림자밟기, 그것에 지치면 함께 책을 읽거나 함께 낮잠을 자기도 했다. 둘이서 해봤자 시시할 뿐인 놀이들뿐이었지만, 연과 함께하면 어쩐지 그것들이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마지막 날,

 

“나 내일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가.”

 

그녀의 뒤에서 함께 읽던 책을 마지막 까지 다 낭독해, 책을 덮은 내가 문득 생각난 듯이 그 이야기를 꺼냈다.

서로 등을 마주하고 있어 등 뒤에는 소녀의 등의 감촉이 느껴진다.

 

“...”

 

잠시 동안 기다렸지만 그녀에게서 돌아오는 말은 없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는 빨간 노을의 풍경을 생각에 잠긴 듯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살며시 자리를 옮겨 그녀가 보는 풍경을 나란히 바라보았다.

 

소녀가 갑자기 입을 뗐다.

 

“그래?... 가는구나...”

 

나를 보는 소녀의 조용한 눈동자는 쓸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가 약간 고개를 숙이자 함초롬한 그녀의 기다란 머릿결이 사라락 흘러내려와 그녀의 얼굴을 감췄다.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이 뻗어와 책 위를 덮은 내 손에 겹쳐졌다.

서늘한 그녀의 손의 감촉이 내 손등을 간질였다.

그리고 속삭이듯 희미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고있어”

 

그것은 누군가를 향한 말이 아니었다. 그녀 자신에게, 그녀의 마음속을 향해, 그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끈적이며 떨어지지 않는 미련을 끊어내는 말이었다.

 

연은 자신에게만 들리도록 속삭이듯 말했다.

 

“어쩔 수 없네...”

 

그리고 연이 다시 얼굴을 들었을 땐, 안타까운 미소가 그곳에 있었다.

그 표정은 나의 마음에 독이 스며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어떻게 해서든 그녀에게 진심의 미소를 짓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약속했다.

 

“괜찮아! 이번 여름방학이 되면 다시 여기를 찾아올 테니까. 또 만날 수 있어!”

 

그러나 연은 그 희망적인 말을 가로막듯이 고개를 살며시 흔들었다.

 

“아니. 여기엔 다시는 오지 말아줬으면 해”

 

“--“

 

문자 그대로 뒷통수를 후라이팬으로 휘갈겨 맞은듯한 충격이 뒤에서부터 덮쳐왔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호흡은 불규칙해져갔다.

눈앞에서 별이 보였다.

 

“... 도... 도대체... 오... 왜?”

 

손이 덜덜 떨려온다. 손등 위의 그녀의 손을 의식해서라도 그녀에게 들키지 않게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지만, 새어나오는 떨림은 어쩔 수가 없었다.

 

연은 나에게서 눈을 약간 피하며 말했다.

 

“너도 며칠 전에 령이 얘기하는 걸 들었지? 이곳은 인간이 발을 들이면 안되는 곳이야.”

 

“그런 거 거짓말이야!”

 

그녀가 말을 끝내자마자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날카롭게 튀어나왔다.

 

“그도 그럴게... 령이 있던 거긴 어떤지 몰라도... 여긴 보통사람도 그냥 평범하게 들어올수 있다구! 그리고... 그리고... 맞아! 만약에 이곳에 인간이 들어오면 안된다면... 왜 더 전에 나를 못오게 하지 않았어? 이상하잖아! 연은 말야.. 연은... 착하단말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런건 거짓말이야!”

 

머릿속에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새하얀데도, 그런 머리를 쥐어짜내 부족한 어휘로 엉망진창의 항의를 했다.

스스로 말하고도 어이없어질 만큼 제멋대로인 항의였다.

그걸 보던 연의 표정은 놀란 듯 했다.

이윽고 연의 손이 내 손을 꼭 감쌌다. 

연은 내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부탁이야, 이유는 묻지 말아줘, 적어도... 2년은 기다려줘. 응?”

 

그 얼굴엔 그녀 특유의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마치 그 얼굴이 만능약처럼 내안의 잡다한 부정을 모두 녹여냈다.

 

“2년만...”

 

“응?”

 

“2년만 기다리면 되는 거지?”

 

나는 재차 확인하듯 연에게 물었다.

 

“응... 2년... 뿐이니까...”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는 아이를 어르는 어머니 같았다. 하지만 그 말엔 힘이 없었다.

 

“알았어!”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끓어오르는 듯이 새빨간 석양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약속이야. 2년후에 다시 왔을 때 어딘가에 사라지거나 하지는 말아줘!”

 

“그건...”

 

연은 말끝을 흐렸다. 나는 조금 기다려보았으나 그녀에게서 더 이상의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하여간 난 반드시 여기에 돌아올 테니까!”

-그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줘

 

나는 그 말을 남기고 숲을 달려 나왔다.

더 이상 그곳에 있다간, 언제까지고 그곳에 묶여 나갈 수 없게 되버리고 말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응, 잘가... 안녕히...

 

뒤에서 그렇게 말하는 연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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