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진실이라는 게 있기는 하지만
그 진실이라는 건 누군가에게 발설하는 순간
진실이 아니게 되고 언젠가는 사라져 없어져버리는 것이라구요
그래서 나는 진실을 지키기 위해 말을 아꼈죠
진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모두들 너무 쉽사리 타인에게 진실을 말해버리니까
나라는게 없어져버리는구나 싶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별 의미도 없는 말을 중얼중얼 떠들고 있는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어요
그 얘들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는 것,
그러니까 진실한 얘기는
한 마디도 입에 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거에요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니니까
그건 당현이 진실한 얘기가 아니였어요
서로 거짓말을 주고 받으니까 그들은 상처를 입을 일도 없었어요
말하자면 서로 속고 속이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 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던 거에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일 거짓말들을 진실 속에
듬뿍 섞어서 모두들 그렇게 매일매일 살고 있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