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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이용악
미소녀 | L:42/A:604
507/3,150
LV157 | Exp.1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81 | 작성일 2019-08-17 10: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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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이용악

새하얀 눈송이를 낳은 뒤 하늘은 은어의 향수처럼 푸르다 얼어 죽은 산(山)토끼처럼 지붕 지붕은 말이 없고 모진 바람이 굴뚝을 싸고 돈다 강 건너 소문이 그 사람보다도 기다려지는 오늘 폭탄을 품은 젊은 사상이 피에로의 비가에 숨어 와서 유령처럼 나타날 것 같고 눈 위에 크다아란 발자욱을 또렷이 남겨 줄 것 같다 오늘

 

 

 

그래도 남으로만 달린다

 

 

 

한결 해말쑥한 네 이마에

 

촌스런 시름이 피어오르고

 

그래도

 

우리를 실은

 

차는 남으로 남으로만 달린다

 

 

 

촌과 나루와 거리를

 

벌판을 숲을 몇이나 지나왔음이냐

 

눈에 묻힌 이 고개엔

 

까마귀도 없나 보다

 

 

 

보리밭 없고

 

흐르는 뗏노래라곤

 

더욱 못 들을 곳을 향해

 

암팡스럽게 길 떠난

 

너도 물새 나도 물새

 

나의 사람아 너는 울고 싶고나

 

 

 

말없이 쳐다보는 눈이

 

흐린 수정알처럼 외롭고

 

때로 입을 열어 시름에 젖는

 

너의 목소리 어선 없는 듯 가늘다

 

 

 

너는 차라리 밤을 부름이 좋다

 

창을 열고

 

거센 바람을 받아들임이 좋다

 

머릿속에서 참새 재잘거리는 듯

 

나는 고달프다 고달프다

 

 

 

너를 키운 두메산골에선

 

가라지의 소문이 뒤를 엮을 텐데

 

그래도

 

우리를 실은

 

차는 남으로 남으로만 달린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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