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우던 여흘 /원호
간 밤의 우던 여흘 슬피 우러 지내여다
이제야 생각하니 님이 우러 보내도다
져 물이 거스리 흐흐고져 나도 우러 녜리라 <청구영언>
[현대어 풀이]
지난 밤에 울며 흐르던 여울물이 슬프게 울면서 지나갔도다.
이제야 생각해 보니 임이 울어서 보내는 소리였도다.
저 물이 거슬러 흘러가도록 하고 싶다, 그러면 나도 울어 내마음을 보내리라.
[창작배경]
생육신의 한 사람인 작가는 세조가 등극하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원주에 숨어 있다가, 단종을 사모하여 영월로 가서, 물가의 석실 '관란'에 살면서 눈물짓다가 끝내 단종이 운명하자 고향으로 돌아가 두문불출한 사람이다. 세조에 의해 단종이 영월로 유배되었을 때, 석실에 기거하며 지낼 때 어린 임금을 생각하며 읊은 시조이다.
[이해와 감상]
초장의 '여울의 울음'이 중장에서는 '임의 울음'으로, 다시 종장에서 '나의 울음'이 되는 점층적인 연상법을 사용하고 있다. 나도 울고 임도 울고 여울도 울고 …. 얼마나 안타까운 심정이었을까. 왕방연의 <천만리 머나먼 길에 ∼>와 아울러, 임(단종)에 대한 충정과 애정이 절절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고 싶다는 종장의 표현은 작자의 슬픔이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고 싶을 만큼 깊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겠다.
[개관정리]
□ 성격 : 평시조, 연군가, 절의가
□ 표현 : 의인법, 영탄법
□ 주제 : 어린 임(단종)에 대한 연정(戀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