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맥을 간다 - 박두진
얼룽진 산맥들은 짐승들의 등빠디
피를 품듯 치달리어 산등성을 가자.
흐트러진 머리칼은 바람으로 다스리자.
푸른 빛 잇빨로는 아침 해를 물자.
咆哮(포효)는 절규. 포효로는 불을 뿜어,
죽어 잠든 골짝마다 불을 지르자.
가슴을 살이 와서 꽂힐지라도
독을 바른 살이 와서 꽂힐지라도,
가슴에는 자라나는 애기해가하나
나긋나긋 새로 크는 애기해가 한 덩이.
미친듯 밀려 오는 먼 바다의
울부짖는 파도들에 귀를 씻으며,
떨어지는 해를 위해 한 번은 울자.
다시 솟을 해를 위해 한 번은 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