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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강박증
흩날려라 | L:27/A:501
2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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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755 | 작성일 2013-07-18 00: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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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강박증

나는 서른하나의 백수 여자사람이다. 주변친구들은 번듯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평범한일상을 보내다 결혼을해 하나의 가정을 꾸리고 있었것만
난 반듯한 남자는 고사하고 번듯한 직장조차없어 언제나 주변의 눈총은 따갑기 그지없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집안탓도있었지만 그건 학창시절 이야기일뿐. 성인이 된후부터 피나는 노력만 했어도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텐데 미친듯 후회해도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수없기에
하루하루 살아가는것 조차 고역이었다.



엄마는 평범한 전업주부였고 아빠는 어느순간부터 손을 놓은탓에 하루하루 생활비조차 동생들에 의해서 연명하고있는 상황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변변한 도시락하나 못싸고 못하고 수돗물로
배를채우며 학비를 포함한 여러가지 비용등을 해결하지 못한탓에 학창시절은 언제나 주눅이 들어지내기 일수였는데, 뭘해준게 있다고 손을 놔버린 아빠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공부를 못했던것도 아니고 전교에서 1,2등을 도맡아했던 나였기에 돈없어서 대학을 포기할 상황에 이르자 그 억울함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 그때부터 이악물고 일어났어야 했는데.. 언젠간 이 억울함을 다 알아주고 감싸주며 이 위기를 극복할 자금을 대어줄것이라 믿었던 생각이 빛나간 지금 캄캄한 어둠속을 걷고있는듯 사는게 무의미할정도였다.


오늘도 동생들이 사가지고 들어온 음식으로 허기를 떼우는 나를 동생들은 마치 벌레보듯했고 스트레스는 미친듯이 쌓여갔다.
보다못한 엄마 마저도 나가서 뭐라도 해서 결혼은 해야할것 아니냐며 성화를 내셨지만.. 지금와서 내가 뭘 할수있단 말인가? 도리어 점점 더 커진 억울함은 이내 분노로 바뀌어갔다.

아마 그때부터인것 같다 내게 '강박증' 이라는 병이 찾아온것은...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화장실을 가려고 문을 열었다. 그러나 문은 잠긴듯 꿈쩍도 하지 않았고 금새 내가 들어가있는걸 눈치챈 동생은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 빨리좀 나와 싸겠다 아나"


"좀만 기달려 거의 다됐어"


"벌써 그말만 10번째거든? 도데체 안에서 뭐하는건데 아 짜증나"


"좀만 기달려 거의 다됐어"



이윽고 문을 열고 나왔지만 참다못한 동생은 이미 집을 나간뒤었다.


"그거하나 못기달리고 나가냐 미안하게.."


보다못한 엄마가 방에서 나와 늘 하는 말을 반복했다.


"너는 도데체 화장실에서 뭘하길래 한시간이 걸려? 또 숫자세고있었어? 그놈의 강박증 대체 언제고칠래!? 그래서 시집이나 가겠어??"

"강박증도 병이야 누군 이러고 싶어서 이래? 엄만 아픈딸한테 그게 할소리냐고 해준게 뭐있다고!!"


'쾅'


난 엄마한테 한바탕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방으로 들어와 신경질적으로 방문을 쾅 닫아 버렸고, 뒤이어 혀를 차며 이어지는 엄마의 잔소리를 이불을 뒤집어쓰고 귀를 막으며 외면했다.


"나보고 대체 어쩌라는거야? 병원이나 데려가주던지"


방세도 밀려서 쫓겨날판이라는걸 뻔히 아는 나였지만 그런 지긋지긋한 가난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것이라 여기니 더욱더 분노만 쌓일뿐이었다.


처음부터 이정도는 아니었다. 어느순간 부터 갑자기 어떤일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머릿속에 숫자가 떠올랐고 왠지 1부터 10까지 속으로 다 세지 않으면 불안감에 몸이떨려왔다.
1부터 10까지 세다가 중간의 누군가의 말소리나 소음으로 인해 생각이 끊겨버리면 처음부터 다시세야했고 일정간격을 두고 세어야했기에 시간은 오래걸릴수밖에없었다.
방금 화장실에서도 변깃물을 내림과 동시에 1부터 10까지 딱 세고 나오려고했는데 갑작스래 동생이 등장한 바람에 오래걸리게 된것이었다.


"동생이 중간에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욕은 안먹었을텐데..."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새 서른세살이된 나는 그전보다 훨씬 심한 강박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숫자만 떠올랐던 처음과는 다르게 이제 머릿속에서 상황에 따라 다른 지시를 내리게 되었고
가족들의 불만은 이미 한계를 넘은듯했다.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집안사정역시 그대로였기에..


그렇게 또다시 시간은 흘러 1년이란 시간을 더 흘려보냈고 갑작스레 행운이 찾아온것인지 괜찮은 남자와 인연이 닿게되었고, 그남자는 이런나를 있는그대로 다 이해해주는 자상한 사람이었다.
알게된지 6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하게되었다.

무능력한 가족들탓에 식도올리지 못한 혼인신고만으로 이루어진 결혼이었지만 지긋지긋한 멸시에 시달리던 집안과는 다른세상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고 그렇게 얼마안있어 남들 다하는 결혼에 이어
아이까지 낳게되었다.

아이는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눈에넣어도 안아플것같다는 남들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수있는 순간이었다.

아이를 낳고 진짜 엄마가 된 나는 지금껏 부모님께 경제적인 능력하나만으로 못되게 굴었던 시간들이 너무 죄송했고 동생들에게도 변변치못한 큰딸로 너무 부담을준것이 미안했다.

그렇게 난 지금부터라도 잘하며 살아야 겠다고 다짐했고 최대한 열심히 살아가려했고 자연스럽게 강박증도 사라지는듯 했다.


세월이 흘러 아이가 돌이지나고 아장아장 걸어다니며 재롱을 부리는맛에 깨가쏟아지던 나날..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남편이 출근하자 그날도 어김없이 아이에게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젖병에 물려주고는 뒤늦은 아침을 먹기위해 먹다남은 된장찌게를 데우고 있었다.
가스비를 한푼이라도 줄여보겠다고 전기냄비를 사용하는 나로써는 방에서 취사를 해결하는 편이었고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이는 어느새 우유를 먹다말고 잠들어있었고 그 천사같은 모습에 미소를 한번 지어주고는 점점 따뜻해지는 된장찌게를 보곤 입맛을 다셨다.

그때 갑자기 찾아온 배에 통증에 서둘러 화장실을 향했던 나는 볼일을 보며 신음을 흘렸다. 밥먹기전 먹었던 요구르트 탓인듯 했다.




'아차'





볼일을 보던중 냄비를 끄지않고 왔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몇달째 아무이상 없이 사용해왔던 제품이었고 설마 전기합선같은 사고가 발생할까 터무늬없다는 생각에 실소마저 들었다.
게다가 아이는 잠이들었겠다 아이가 만질염려또한 없다는생각에 마음편히 볼일을 이어 보려하는데 갑자기 불현듯 머릿속에 익숙한 감각이 찾아왔다.





'강박증이었다'







아이낳고부턴 이런일이없었는데 한동안 잠잠하다 찾아온 감각에, 어느샌가 변기물도 내리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어 방안의 상황은 까맣게 잊고있었다.
그리고 방안에선 그렇게나 안심했던 전기냄비의 코드로부터 미약한 소리가 은은히 퍼져가고 있었다.









'지지직 지지직...'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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