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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댓가
흩날려라 | L:27/A:501
13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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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564 | 작성일 2013-07-18 18: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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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댓가

어렸을적 나는 집안의 막내로써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우리집엔 위로 누나 2명이있다. 할머니들은 아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들을 낳지못해 항상 눈치가 보였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나를 낳았을때 딸이 아닐까 노심초사 했지만 내가 아들이였고 어머니와 친할머니 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라고 표현하셨다.



셋째가 아들이였기 때문에



아들에 대한 기대가 큰 우리집은 내가 하고싶어하는것, 내가 흥미를 보이는것 하고 싶은것을 그때그때 할수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고,


내가 필요한것이 있으면 그때 그때 바로 부모님께선 사주셨고 난 부족함 하나없이 컸다.




그렇게 내가 초등학교6학년 진학을 앞둔 겨울이였다. 우리반에는 유난히 얼굴과 몸에 땟국물이 줄줄흐르고 빈티가 나는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까마귀라도 내려와 친구하자고 해도 전혀 이상할것이 없는 아이였다.



여자아이가 나를 바라보면서 인사를한다.


"안녕..? 내 이름은 민혜라고해.."



나는 민혜와는 짝지가 되기 싫었다.



내가 교탁 앞으로 걸어나가 네모난 상자에서 쪽지를 펼쳤다. 민혜의 이름이 있었고 나는 너무나도 화난마음에 민혜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땅으로 내 팽개 쳤다.


민혜가 서럽게 울었다. 우는 도중에도 볼을 타고 눈물이 내려왔고 눈물의 색깔마저 검은색으로 변했다.




선생님이 나를 크게 꾸짖었지만 나는 선생님을 뿌리치고 학교를 그대로 나갔다.




선생님은 우리집으로 곧장 전화를 하셨고 어머니한테 오지게 혼났던 기억이 난다.






다음날 나는 민혜에게 내심 미안해졌고 사탕을 한개주면서 정식으로 사과했다.




"미안해.. 어제 많이아팠지?"




민혜가 환하게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했고 나는 아이의 환한 웃음에 더욱더 미안해졌다.




사과를 하고 나니 민혜도 나에게 말을 걸기시작했고 민혜라는 아이는 마음씨가 정말 천사 같았다.




나는 민혜와 친해질려고 말을 걸었다.



"부모님은 뭐하셔?"


민혜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이혼..하셨어"


난 순간 내가 실수했구나라고 직감적으로 느꼈고 곧장 사과했다.



"미안해..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사과를하자 민혜는 괜찮다는듯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괜찮아!"



"너희 부모님은 뭐하셔?"




"우리부모님은.."



민혜가 우리부모님에 대해 묻자 내가 원하는걸 다 들어 주신다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러자 민혜의 동공이 살짝 확대되면서 나를 부러운듯 쳐다본다.



"아.. 부모님이란 정말 좋은거구나.."


"나도 부모님 품에 단 한번이라도 안겨봤으면.."




왠지 모를 슬픔이 민혜의 얼굴에서 묻어났다.




그런 민혜의 분위기를 전환시킬겸 헛소리를 지껄였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 반드시 너의 부모님을 찾아줄깨!"



"저,정말!?"


민혜는 환하게 웃으며 나의 두손을 꼬옥 붙잡으며 고맙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난 나의 헛소리가 이렇게 남을 기쁘게 할수 있다는 사실에 내심 기뻐했다.





그렇게 어느덧 한 학기가 훌쩍 지나가버리고 나는 민혜와는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있었다.



방과후에도 주말에도 내내 나와 민혜는 같이놀았고 항상 헤어질때면 민혜는 버릇처럼 그말을 꺼내곤 했다.



"꼭 우리 부모님 찾아줘야되?! 약속! 그럼 내일보자!!"



"당연하지!! 나만 믿어~"


나는 어느덧 나의 헛소리가 약속까지 진화되어 있었고 그런 나의 말을 굳건히 믿고있는 민혜였다.




다음날도 방과후 민혜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다.



나는 문뜩 궁금한게 생각나 민혜에게 물었다.



"너희 부모님은 왜 이혼하신거야?"



"나도 잘몰라.."



민혜는 나의 물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뿐이였다.



그렇게 해가지고 나와 민혜는 인사를 하였고 오늘도 역시 부모님 찾아달라는 말을 했다.



"꼭 우리 부모님 찾아줘야되?! 약속!! 내일보자!"



매일 매일 하는 민혜의말에 나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게되는게 아닌지 내심 걱정했다.




시간은 훌쩍 지나 졸업식이였다.



학우들을 슬프게하는 졸업식 노래가 잔잔하게 강당에 울려퍼졌고 민혜와 나는 이별을 준비해야 했다.


"아.. 중학교 가서도 열심히해야되.. 알겠지?"




"물론이지 너도 중학교가서 열심히 해야되!! 아..참 그리고 커서 우리 부모님 찾아줄꺼지?"




"당연하지!! 우리 중학교 가서도 매일만나서 놀고 연락하고 그러자?"



"물론이지! 약속 지켜줘!!"



졸업식인지 많은 아이들의 부모님이 오셨고 민혜의 부모님은 오지 않았지만 우리가족과 졸업 사진을 찍었다.



"자! 하나 둘 셋!!"




"찰칵!!"



민혜와 나는 활짝 웃었다.




그렇게 그게 나와 민혜의 마지막모습이였고,



서로 매일 만나서 놀고 연락하자는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민혜의 전화가 귀찮아진 나였고, 중학교 친구들과 많이 친해져있어서 민혜와는 점점 멀어졌다.




2학년이 되자 민혜와 연락이 아예 단절 되었다. 나중에서야 들은얘기지만 민혜는 할머니가 돌아가셔 고아원에 보내졌다고 들었다.



그렇게 민혜는 내 기억 저 멀리서 존재하고 있었다.





민혜의 관한 기억을 잊어버린채 어느덧 시간이 훌쩍흘러 나는 성인이 되었다.




나는 평소 무리한 대학공부로 인해 기가 약해진 탓일까 최근에 들어 가위가 자주눌린다.



가위의 강도는 점점강해져 이제는 가위에 눌러진 상태가 아침까지 풀리지않는다.



나는 매일매일 자는게 두려워졌다.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어머니는 용한 무당집을 안다고 하셨다.


아들을 낳고싶어 이 무당집에서 시키는대로 하였드니 내가 태어났다고 한다.



"얘야.. 이분이 아들로 너를 세상에 나오게 하신분이야"


나는 무슨 이런 말도안되는 말을 믿냐면서 어머니 팔을 잡아 이곳을 나가고 싶었지만 묘한 무당의 포스에 살짝 기가죽은 나였다.


"아..그래? 안녕하세요."


난 그래도 예의상 무당에게 인사를했다.


근데 어찌 무당의 표정이 좋지않다.


나를 매서운 눈초리로 계속 째려본다.


어찌나 기가센지 눈을 단1초도 못마주치겠다. 무당에 포스에눌려 난 고개를 팍 숙이고 있었다.


그렇게 무당의 매서운 눈초리가 계속 느껴졌고 어머니는 뭔가 이상했는지 무당에게 말한다.


"뭐가 이상한게 보이시는지요?"


어머니가 무당에게 질문을하자 무당은 째려봄을 멈추고 쌀알 몇톨을 요리조리 굴려대더니


쌀 한톨을 잡으며 다시 나를 매서운 눈초리로 째려보며 말한다.


"얘야! 갈수록 가위가 심해지지?"


나는 순간 눈이 휘동그레 졌다.


"어,어떻게 아셨어요?"


"너 잠도 잘못자지?"


"네.."


무당이 연신 내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난 평소에 점집,무속인 이런 미신을 잘믿지 않았지만 방금 무당 입에서 나온말은 정확한 사실이였고

부정 할 수없었다.



"얘가 갑자기 요즘들어 왜이러죠?"


엄마의 눈빛을보니 근심이 한 가득 쌓여있었다.


"어렸을적 당신 아들은 지켜지지 못할 약속을 했어.. 그 여자얘는 죽는 순간까지도 약속을 기억했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당신 아들을 원망하며 저주하고있어.. "


"쯧쯧.. 빨리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당신 아들은 사라져"



무당은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째려보며 말했다.



나는 매서운 무당의 눈빛을 피하며 머리속에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약속이라고?"



최대한 과거를 끄집어 내어 `약속`에 관한 단어를 미친듯이 찾고있었다.


두손으로 머리를 긁어대었고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기억 저 멀리 떠나간 민혜를 머리중앙으로 가져오느라 머리를 미친듯 굴리고 또 굴렸다.





"약속..약속..약속..약속.. 그래!! 그거야!"




민혜가 어렸을적 수시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 매일 헤어지면서 부모님을 찾아 달라고했지.."



나는 이 지긋지긋한 가위에서 풀리기 위해서라도 민혜의 약속을 들어주기로 맘먹었다.



가만.. 기억이 나지가 않는다.



젠장..


망할..


제기랄..



나는 민혜가 입버릇 처럼 말한 민혜 부모님의 이름이 기억나질 않았다.




뭐였지? 아 도저히 기억이안나.. 아.. 니가 입버릇 처럼 했던 말이 생각나질 않는다고! 망할!!





그런 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무당이 말했다.




"쯧쯧.. 어째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했어? 이거.. 여자 얘 기가 너무 쌔"




"도저히 산 사람의 기로는 제압 할수가 없어"




무당의 말을듣고 어머니는 더욱더 초조해 지셨다.



"네?"



"돈이라면 얼마든지 드릴께요.. 흑흑.. 제발.. 제 아들놈을.."




어머니의 맑고 깊은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무당은 무슨깊은 생각을 하는지 눈의 깜박거림 조차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무당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을 미친듯이 뒤져 가위를 하나 꺼내왔다.



"지금부터 내말 잘들어 내가 가위를 한개 줄껀데 이걸 베개밑에 10일동안 두고 자야되.. 단 하루라도 베개밑에 가위를 안넣고 자면 당신아들..사라져"




그렇게 나는 무당의 말대로 배게밑에 가위를 넣어놓고 잠을취했다.



이럴수가..




거짓말처럼 가위는 눌리지 않았다..



나는 너무나도 기뻐 춤이라도 출 기세였다.


다음날도 마찬가지로 가위는 더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했다.




어머니도 그런 나를 보시더니 간만에 어머니의 맑고 환한 미소를 볼수있었다.



더이상 가위가 눌리지않게 되자 나는 10일째 되던날 나는 해서는 안될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배게밑에 가위를 넣어두는것을 깜빡 해 버렸다..




나는 살며시 눈을 감았고 갑자기 묘한 기분이 들어 잠에서 깼다

.


이럴수가..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난 순간 직감적으로 이게 가위라고 느낌과 동시에 배게밑에 가위 두고자는걸 깜빡했다는 것도 그제서야 알았다.


평소와는 달리 더욱더 강하게 내몸을 조여왔고 마치 밧줄이라도 묶인마냥 몸은 꿈쩍 하지 않았다.



그렇게 몸에서 식은땀이 나고 있었다. 가위에서 꺠어날려고 나는 끙끙 얇는 소리를 내던중



문뜩 천장을 바라보게 되었고 천장에선 새까만 사람처럼 생긴 물체가 천장에서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어둠속에서도 육안으로 구별될정도로 뚜렷하게 이목구비가 보였다.


그년이 내 얼굴이 가까워 질수록 나의 신음소리는 커져만갔다.


그년이 내 바로 코앞까지 왔다. 눈은 검은자는 어따 팔아먹었는지 흰자만 가득했고 얼굴에는 80대 노인마냥

주름이 자글자글 했다.


내 코앞에서 얼굴을 계속 들이대더니 갑자기 미친듯이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난 이 상황이 꿈이였으면 좋았겠지만 이건 현실이였고


심장이 요란하게 요동쳤다. 너무나도 두려웠던 나는 눈물샘이 고장난것처럼 눈물이 흘렀다.


이건 슬퍼서 우는게 아니라 두려움의 눈물 이였다.


갑자기 그년이 얼굴을 더욱더 들이대더니 내 이마와 맞닿았다.



"오랜만이다.?"


순간 몸이 아주 단단한 빙하 덩어리가 된 기분이였다.



"어,아..미,미,민혜야.."



죽은 민혜가 두손으로 내 양쪽 얼굴을 잡았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왜 하는건데?"




민혜가 두손으로 내얼굴을 더욱더 쪼으면서 말한다.



"미..미안해 사,사..살려줘! 제발.."



두눈을 질끈 감으며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면서 나는 손이 발이되도록 빌었다.



"난 너 그말 하나만믿고 버텨왔는데.."


"죽는순간 까지 니가 약속을 지킬줄알고 니 연락만 기다렸어.."


"제,제발 사..살려줘.. 부..탁이야"



"너도 내 부탁 안들어줬잖아?"




민혜가 내 머리끄댕이를 잡아땡긴다.



"니가 나를 처음봤을때 이렇게 했지..?"



머리털이 다뽑힐정도로 쌔게 내 머리를 잡아땡긴다.


"두두둑.."



"아악!! 제발..살려줘"


많은 양의 머리카락이 뽑힘과 동시에 내 몸에서 하얗고 뽀얀 물체를 꺼내가며



민혜의 새하얀 눈동자가 눈으로 웃고 있었다.



하얗고 뽀얀물체는 계속 계속 길다란 실처럼 나왔고


끊기지 않을것 같은 하얗고 뽀얀물체도 어느정도 뽑고나니 더이상 나오지않았다.



나는 몸이 부웅떴다.



뭔가 묘하게 이상했다.



내육체는 편안하게 자고 있었고 난 새하얀 물체로 변해 둥실둥실 떠 있었다.




민혜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미친듯이 뽑으며 또 새하얀 물체를 꺼냄과 동시에




나를 그 썩고 썩은 육체에 집어넣었고 자신은 나의몸으로 들어갔다.









민혜는 부모님을 얻음과 동시에 나에게는 썩디썩은 육체를 선물하였다.









이 썩은육체에서 나의 육체를 바라보았다.







나의 육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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