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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온천 여관에서 겪은일
마비노기 | L:32/A:62
517/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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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524 | 작성일 2015-06-28 06: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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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온천 여관에서 겪은일

871 :1/6:2009/08/24(月) 13:50:21 ID:lmmszt+U0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가족끼리 온천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저녁 식사 전에 욕탕에 들어갔다. 나하고 아버지와 동생은 남탕으로, 어머니만은 여탕에 들어갔다. 우리 셋이 먼저 나와서 로비에서 커피 우유를 마시고 있었더니 여탕에서 어머니가 비명을 지르는 게 아닌가. 
 
"누가 도와줘!"
 
아버지가 황급히 입구까지 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어머니는 당황해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여탕에 들어갈 수도 없고, 일단 아버지와 나는 밖에서 어머니를 달래기로 하고 동생이 여관 사람을 불러오기로 했다. 
 
이야기를 하던 중에 어머니도 진정되었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안에서 쓰러진 것 같았다. 어머니가 막 욕탕에서 나오려고 할 때 70대 정도 되는 할머니가 들어왔는데 깜짝 놀라더니 갑자기 뒤집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동생이 여관 사람들을 불러왔다. 구급차를 부를 때 할머니 의식이 돌아왔다. 어찌저찌 괜찮은 모양으로 뒤는 여관 쪽에 맡기고 우리는 방으로 올라갔다. 
 
기분 좋게 저녁을 먹고 각자 다시 욕탕에 들어갔다가 게임 코너에서 게임을 하거나 온천을 만끽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872 :2/6:2009/08/24(月) 13:51:09 ID:lmmszt+U0
밤중 문득 눈을 뜨고 냉장고 안을 살피고 있을 때 복도가 시끄러웠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잇는 것 같다. 문 쪽으로 가서 들어보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어떤 방에서 신음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뭐? 안 들려요? 저렇게 괴로워하는데! 안에서 쓰러지면 어떡합니까!"
 
나는 저녁 때 할머니를 떠올렸다. 내가 부스럭거리는 걸 눈치채고 어머니가 일어났다. 어머니는 밖에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어머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 묵고 있는 것 같은 아주머니가 비명을 질렀다. 여관 사람들 설명에 따르면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들은 신음 소리가 우리 방에서 들려왔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모두 무사하고 아무 일 없다고 말했고, 옆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여관 사람도 소동에 대해 사과하고 돌아갔다. 
 
 
873 :3/6:2009/08/24(月) 13:52:22 ID:lmmszt+U0
그 후, 왠지 석연치 않은 기분으로 한 번 더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바로 잠들었지만 나는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잠시 후 먼 곳에서 소리가 들린다는 걸 깨달았다. 모기가 날면서 엥엥거리는 것 같았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서 귀울림처럼 머릿속에서 울렸다. 엥엥거리는 소리 속에 뭔가 속삭이는 것 같은 사람 소리도 섞여 있었다. 일본어가 아닌 들은 적 없는 말로 성내고 있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가위 눌림인가. 나는 필사적으로 움직이려고 애를 썼는데 의외로 몸은 간단히 움직였다. 바로 옆에서 자고 있는 아버지를 깨우려고 다가갔을 때, 무언가가 팔을 잡고 반대 방향으로 잡아끌었다. 놀라서 반사적으로 이불에 매달리니 이불 채로 끌고 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엄청난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고, 나는 점점 가족들과 멀어져 갔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르려고 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드디어 방구석까지 가서 벽 쪽으로 밀렸다. 꾹꾹 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벽 쪽에서 잡아당기는 것이다. 나는 이러다가 벽 속으로 끌려갈 것 같아서 덜컥 겁이 났다. 마구 날뛰면서 "도와줘! 도와줘!"라고 소리치려 했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고 가족들은 그저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망할 엄마! 박정한 사람! 멍청이! 바보!"
 
제대로 패륜아 인증을 하면서 화를 내고 있을 때 갑자기 어머니가 벌떡 일어서더니 한 마디 내뱉었다. 
 
"시끄러워."
 
그러자 잡아당기는 힘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그렇게 시끄럽던 소리가 뚝 그쳤다. 어머니는 바로 누워서 그대로 잠들었다. 내 얼굴은 이미 눈물과 땀과 콧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엉망진창이었다. 
 
 
874 :3/6:2009/08/24(月) 13:53:02 ID:lmmszt+U0
바로 득달같이 달려가 방 불을 켜고 엉엉 울면서 사람들을 반쯤 두들겨 깨웠다. 어머니는 방금 전에 자신이 박력있게 "시끄러워."라고 내뱉던 걸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딱 한 마디 했다. 
 
"잠꼬대한 거냐."
 
나는 엉망으로 구겨져서 벽쪽으로 쏠린 이불을 가리키며 어딜 봐서 잠꼬대냐고 주장했다. 자다가 벽 쪽으로 돌진할 정도로 나쁜 잠버릇을 가진 기억은 없었다. 
 
일단 자라는 부모님 말씀에 나는 내가 자기 전까지 일어나 있어달라고 아버지에게 거듭 부탁했다. 어머니는 다 쓴 휴지처럼 구깃구깃해진 이불을 다시 펴주었다. 그 후 한 바탕 난리를 부린 덕분인지 의외로 쉽게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자 나는 전 날 밤 우리 방에서 비명이 들렸다고 주장하던 아주머니가 떠올랐다. 아주머니는 나를 벽 쪽으로 무자비하게 끌고 갔던 놈일지도 모른 무언가를 본 게 틀림없고, 그 알 수 없는 언어로 중얼거리는 소리도 들었을지 모른다. 어린 내가 횡설수설하는 건 실례될 것 같아서 어머니가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내가 겪은 체험을 아주머니에게 이야기했더니 확실히 그 소리는 신음에서 들어본 적 없는 말로 변했다고 했다. 벽 너머로 들릴 정도니 상당히 큰 소리였을 것이다. 아저씨는 아주머니만큼 확실히 듣지는 못했지만 뭔가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심사숙고 끝에 프론트에 전화를 걸어서 사람을 불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가 문을 열고 밖을 나갈 때 내 뒤에 정장을 차려입은 혈색 나쁜 남자가 서있다가 슥 사라지는 걸 봤다고 한다. 
 
 
876 :5/6:2009/08/24(月) 13:55:12 ID:lmmszt+U0
그리고 또 하나. 그 여관 사람에게도 물어봤는데 욕탕에서 쓰러진 할머니는 어머니랑 같이 물에 푹 젖어버린 여자가 나타난 걸 봤다고 한다. 욕탕에서 물에 젖은 사람이 나오는 거야 기초 상식이고 뭐고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옷을 입고 푹 젖은 채로 욕탕에 나타나지 않는다. 게다가 몸이 투명하지도 않다. 그렇기에 할머니는 이건 예삿일이 아니라고 느끼고 너무 놀라 기절해버린 것이다. 이 이야기를 좀처럼 말하려고 하지 않았으나 내가 끔찍하고 무서운 일을 겪은 이야기나 옆 사람 이야기를 꺼내서 반쯤 강제적으로 들은 것 같았다. 그때까지 그 여관은 그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아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그 때 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어머니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뭔가 잘못 본 것 같다고 여기기로 한 모양이다. 전날 그 이야기가 나와서 "그러고 보니 그때는 그렇게 말했는데..."라며 어머니가 다시 들려주셨다. 이미 20년이나 지났다. 
 
 
877 :6/6 蛇足:2009/08/24(月) 13:56:43 ID:lmmszt+U0
실은 어렸을 적 우리 어머니와 같이 행동하면 무언가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친구들이 자주 말했다. 예를 들어 여름 축제 때 식권 판매점에서 어머니가 앉아있을 때 그 뒤에 계속 서있었던, 쓸데없이 얼굴이 잘 생긴, 령을 본 사람들이 속출하거나 밤 미니버스 지도를 도와줬을 때, 돌아가는 길에 피투성이 여자가 나왔다거나. 이러저러한 일이 생긴 이후 점점 주변 사람들이 "뭔가 보았을 때 반드시 00 어머니가 있었다."라고 주장하며 남의 어머니를 흑막으로 만들고 있었다. 
 
재미있는 건 본인은 뭔가 보거나 느낄 수 없어서 주위에서 꺅꺅 무서워해도 뭐가 그리 무서운지 전혀 모르겠다더라. 그건 지금도 변함없다. 나도 어머니와 닮았는지 영감이 없다. 여관에서 벌어진 체험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무언가 때문에 공포로 벌벌 떠는 곳에 몇 번이나 있었지만 그걸 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무섭지도 않아서 언제나 주변 사람들 리액션을 멍하니 구경할 뿐이었다. 
 
어머니는 어쩌면 영감은 없어도 그런 것들을 불러모으거나 쫓아버리는 체질이 아닐까. 나는 조금 의심하고 있다. 본인은 여전히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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