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가와 준지][괴담] 목 매단 자와 업보
살다보면 우연인지 업보인지 알 수 없은 일들이 있지요?
저에겐 소꿉친구가 있습니다. 그 소꿉친구 아버지는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으로 무척 깐깐한 사람이었습니다. 소꿉친구는 늦둥이였기에 다른 아버님들에 비해서 나이도 많으셨지요.
그 소꿉친구 아버님이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지금은 한적해졌지만서도 예전에는 이 근처에도 숲이 있었기에 지금보다 주위가 더 어두웠습니다. 어느 날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보니 날이 어두워지고 말았습니다. 슬슬 돌아가려고 숲을 헤쳐나갈 때, 친구 하나가 갑자기 어디론가 펄쩍 뛰는 겁니다. 뭔가 싶어서 봐보니 무언가에 매달려서 즐거운 듯 놀고 있는 겁니다. 아버님도 같이 매달려 놀았던 모양입니다.
뭐에 매달려 노는지 자세히 봤더니 사람 발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사람 발. 그렇습니다. 그건 목 매단 시체였습니다. 목을 맨 건 나이 드신 할아버지였던 것 같습니다.
"나도 참 엄청 난폭한 짓을 해버렸다. 그 처음에 올라탄 친구는 그 후에 사고로 양발을 잃었어. 인과응보지."
소꿉친구 아버님은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월이 지난 후 저도 어른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14, 15년 전입니다만 소꿉친구 아버님이 입원했습니다. 장인으로서 무리를 하다가 혈관이 막혀 입원한 것 같습니다. 저도 병문안을 갔습니다.
그랬더니 소꿉친구가 '아버지, 양발을 절단해야 된대.'라고 말하는 겁니다.
문득 그 때, 예전에 아버님이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해주신 게 떠올랐습니다. 분명 아버님은 옛날에 목 매단 시체에 매달려 놀았던 이야기를 하셨지요. 그때 먼저 매달렸던 친구는 사고로 양발을 잃었다고 했었지요.
소꿉친구 아버지는 양발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돌아가셨습니다.
이건 역시 업보일까요?
원본 : http://fumibako.com/kowai/story/ingw/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