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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마모리
츕츄르르르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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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377 | 작성일 2017-03-23 15: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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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마모리

여러분은 키마모리(木守り)라는 풍습을 알고 계십니까?




나무에 달린 열매를 다 따는게 아니라, 몇개 남겨두는 풍습은 예로부터 내려오고 있지요.




그렇게 따지 않고 남겨둔 열매를, 나무를 지키는 존재라 해서 키마모리라고 부릅니다.










근원에 대해 이런저런 설이 있지만, 대개 내년에도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소원을 담은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할아버지의 누나였던 고모할머니가 어릴 적에 겪은 키마모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할아버지네 댁 뒷산에는 지금도 큰 감나무가 있습니다.










그 감은 떫은 감이라 매년 곶감으로 만들곤 했답니다.




할아버지 댁에서는 한 줄에 10개씩 감을 뀁니다.




그게 쫙 처마 밑에 걸려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죠.










적당히 말려져 갈 무렵에는, 원숭이가 몰래 곶감을 훔쳐가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매년 가을이 되면, 학교 끝나고 돌아온 할아버지는 가족들과 함께 곶감을 만들곤 했다고 합니다.




그해 가을도 뒷산 감나무는 감을 주렁주렁 열었습니다.










증조할머니는 감기에 걸려 드러누워 계셨기에, 할아버지와 고모할머니가 곶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감은 증조할아버지가 따다 주셔서, 껍질을 벗기고 줄에 꿰는 것만 하면 됩니다.




할아버지와 고모할머니는 며칠 걸려 그 작업을 마쳤다고 합니다.










겨우 다 끝나갈 무렵, 고모할머니는 마지막 줄에 꿸 감이 모자란 것을 눈치챘습니다.




남은 감은 7개.




꼼꼼했던 고모할머니는, 문득 감나무에 감이 몇개 남아있던 것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감나무로 향해보니, 딱 3개가 남아있었습니다.




고모할머니는 조금 고민했지만, 마침 딱 아구가 맞기도 해서 따오기로 했답니다.




집에 돌아와 대나무 막대기를 꺼내, 움푹하게 들어간 막대기 끝으로 가지를 흔들자 금새 감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3개째 감을 떨어트린 순간, [갸악!] 하고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고모할머니는 놀라 무서웠지만, 분명 새 울음소리일 거라 생각하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증조할아버지는 감을 남겨놓지 않고 다 딴 것에 대해 고모할머니를 호되게 혼냈다고 합니다.










가을도 지나, 산의 나뭇잎도 다 지고 이제 눈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뒷산 밭에 무를 캐러 간 고모할머니는, 문득 감나무를 보고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감이 하나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분명히 다 땄을텐데, 이상하다 싶어진 고모할머니는, 나무 근처로 확인하러 갔다고 합니다.




가만히 감을 올려다보는데, 갑자기 감이 가면같이 새하얀 여자 얼굴로 바뀌더랍니다.




[너의 오른쪽 다리가 먹고싶구나.]










그러더니 뚝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와서는, 새빨간 입을 벌려 고모할머니의 오른쪽 정강이를 깨물었습니다.




고모할머니는 아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죽어라 달려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집에 돌아와 다리를 봤지만, 아무 것도 없고 잇자국 하나 없었습니다.










증조할머니에게 이야기했지만 기분 탓일거라 웃어 넘기셨다고 합니다.




다음날, 고모할머니는 친구 여럿과 함께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이었습니다.




통학로 가운데 있는 벚꽃나무 아래에 도착했는데, 위에서 [갸악!] 하는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문득 올려다 본 순간, 몸이 굳어 움직이질 않았답니다.




가지에는 감이 두개 매달려 있었습니다.




감을 올려다보며 움직이질 못하고 있는데, 어제처럼 감 하나가 새하얀 여자 얼굴로 바뀌었습니다.










[네 오른쪽 다리는 맛있었어.]




그러더니 다른 감 하나가 백발의 노파로 변했습니다.




[나는 왼쪽 다리가 먹고 싶구나.]










그러더니 두 얼굴이 모두 뚝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와서는, 새하얀 여자는 오른쪽 정강이를, 백발 노파는 왼쪽 정강이를 깨물었습니다.




아프다고 느낀 바로 그 순간, 몸이 움직였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친구들은 멍하니 고모할머니를 보고 있었습니다.










고모할머니는 혹시 목소리를 듣지 못했냐고 친구들에게 물었지만, 아무 것도 못 들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감 역시 보지 못했답니다.




무서워진 고모할머니는 서둘러 집에 돌아가, 증조할머니에게 울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를 털어놓은 후에도 무서워서 견딜 수 없어,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울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고 느낀 증조할머니는, 절의 주지스님에게 상담을 하러 갔습니다.




하지만 주지스님도 뭐가 뭔지 알지를 못했다고 합니다.










딱히 어디 의지할데도 없어, 어찌할 바를 모른 증조할머니는, 그날 밤새도록 불단 앞에서 조상님들에게 [부디 우리 딸을 도와주세요.] 라고 빌었다고 합니다.




증조할머니가 치성을 드리던 밤, 고모할머니는 꿈을 꿨다고 합니다.




어두운 가운데, 새하얀 옷을 입은 남자가 나타나 고모할머니 앞에 정좌하고 조용히 인사를 하더니,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힘이 모자라 정말로 미안하구나. 전부 용서해주질 않았어.]




그리고는 다시 조용히 인사한 뒤, 천천히 일어나 어두운 저편으로 사라져갔다고 합니다.




다음날, 눈을 뜬 고모할머니는 증조할머니에게 꿈 이야기를 했습니다.










증조할머니는 고모할머니를 꼭 껴안고,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아무 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해...] 라며 둘이 같이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 한동안 증조할머니는 모든 일에 있어 고모할머니 곁에 꼭 붙어다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은 그 후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아무 일 없으니, 점차 증조할머니도 마음을 놓고 이전처럼 지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일이 있고 3년째 되던 해 여름, 증조할머니는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어, 감 열매가 익어갈 무렵, 고모할머니는 뒷산 밭에서 일을 하다 오른쪽 발로 못을 밟고 말았습니다.










끝내 그 상처가 화농이 져 버려서,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래는 잘라내야만 했습니다.




다만 그 이후에는 다른 탈 없이, 평화롭게 사셨습니다.




고모할머니는 2007년 8월, 83세의 나이로 편안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자택에서 주무시다 조용히 숨을 거두셨으니, 천수를 누리셨다고 생각합니다.




고모할머니와 증조할머니 기일이 하루 차이인 건 단순한 우연이겠지요.




고모할머니는 생전에 입버릇처럼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나는 욕심을 너무 부린 탓에 오른쪽 다리를 잃었단다. 조상님과 어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야. 너희들도 만족이라는 것을 알고 신중히 살도록 하거라.]




우리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친척들이라면 누구나 여러번 들은 말입니다.




나도 그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소중히 지켜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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