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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괴담] 산속의 눈길에서
Re:zero | L:49/A: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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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93 | 작성일 2018-03-01 23: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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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괴담] 산속의 눈길에서

나는 영혼의 존재를 믿지만, 한번도 본 적은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1년 반 전까지는.

 

 

 

그 무렵, 나는 여자친구와 다른 친구 둘까지 넷이서 유자와의 스키장에 스노우보드를 타러 갔다.

 

 

 

 

 

 

 

유자와에 있는 S 리조트에서 2박 3일을 묵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눈보라가 엄청 치는 시기라, 2박 3일 중 이틀은 눈보라 때문에 제대로 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날 역시 공교롭게도 눈보라가 몰아쳤다.

 

 

 

 

 

 

 

오전 중에는 그래도 신나게 보드를 타며 놀았지만, 오후가 되자 눈보라가 강해졌다.

 

 

 

우리는 저녁이 되기 전에 철수했다.

 

 

 

리조트에 돌아와 한숨 돌린 뒤, 돌아갈 채비를 하고 집을 향해 출발했다.

 

 

 

 

 

 

 

다들 도쿄에 살고 있어서, 돌아오는 길은 칸에츠 자동차 도로를 타고 외곽으로 돌아나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눈보라 때문에 유자와 인터체인지가 전면 통제 중이었다.

 

 

 

한동안 분위기를 살폈지만, 통행이 재개될 것 같지도 않아 아래쪽 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보채지 말고 일단 리조트로 돌아갔다 길이 열리면 갔어야 했다.

 

 

 

아래쪽 길로 내려간 우리는,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점차 주변에 다른 차들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나는 뒷좌석에 여자친구와 앉아 있었는데, 아무래도 차 움직임과 핸들 방향이 맞지가 않는 느낌이었다.

 

 

 

눈길이다보니 타이어가 겉도는 거 같았다.

 

 

 

하지만 친구도 그걸 느끼고 있을텐데, 이상하다 싶어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타이어가 엄청 겉도는데. 좀 천천히 가도 되니까 안전운전 하자.]

 

 

 

평소 친구라면 피자 배달 나갈 때처럼 [안전운전으로 가겠습니다!] 하고 유쾌하게 대답할 터였다.

 

 

 

하지만 그날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

 

 

 

 

 

 

 

왜 그러나 싶었는데, 조수석에 앉은 다른 친구도 같은 생각이었나보다.

 

 

 

우리는 얼굴을 마주 본 뒤, 운전하고 있는 친구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친구는 지금껏 9년간 한번도 못 본, 잔뜩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대답 한마디 없이, 계속 백미러만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러나 싶었는지, 조수석에 앉은 친구가 뒤를 돌아보았다.

 

 

 

나도 그 녀석을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

 

 

 

 

 

 

 

차 뒤에 여자가 매달려 있었다.

 

 

 

아니, 차를 멈추게 하려는 듯, 자동차 날개를 붙잡고 온힘으로 잡아당기고 있는 듯 했다.

 

 

 

나는 깜짝 놀라, 여자친구에게 [뒤를 보면 안돼!] 라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운전석에 앉은 친구에게, [야! 더 밟아!] 하고 외쳤다.

 

 

 

지금껏 우리가 하는 말에 대답조차 않던 친구였지만, 문득 정신이 들었는지 [알았어.] 하고, 공포를 억누르는 듯 작게 대답했다.

 

 

 

차는 미끄러지듯 눈길 위를 달려, 무서운 속도로 산길을 빠져나갔다.

 

 

 

 

 

 

 

오히려 스피드를 내니 타이어가 덜 미끄러졌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날개에 매달려 있던 여자가 떨어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겨우 안심하던 우리는, 여자친구의 비명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여자친구 옆 창문 너머, 그 여자가 보였다.

 

 

 

여자는 달려서 우리 차를 따라오고 있었다.

 

 

 

시속 60km는 족히 밟고 있었을텐데, 그런 자동차를 따라 달리다니.

 

 

 

 

 

 

 

언뜻 보았던 그 얼굴은,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되는건가 싶은 순간, 운전하던 친구가 너무 무서웠던지 브레이크를 밟았다.

 

 

 

눈길에서 속도를 잔뜩 내고 있었으니, 그대로 미끄러지는게 정상일 터였다.

 

 

 

 

 

 

 

하지만 ABS가 제몫을 다했는지, 차는 안전히 멈춰섰다.

 

 

 

정신을 차리자, 여자는 우리 차 앞에 서 있었다.

 

 

 

운전석의 친구는 [으악!] 하고 소리치며, 액셀을 죽어라 밟아 여자를 향해 달렸다.

 

 

 

 

 

 

 

차에 부딪히는 그 순간에도, 여자는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게다가 차에 치이는 느낌조차 전해지지 않았다.

 

 

 

우리는 계속 겁에 질린 채 차를 몰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우리 차는 시가지에 도착했다.

 

 

 

나는 [보이는 편의점 있으면 바로 들어가자.] 라고 말했다.

 

 

 

 

 

 

 

곧 편의점이 보여, 우회전해서 그리로 들어갔다.

 

 

 

그런데 우회전을 하려고 속도를 줄인 순간, 툭하는 소리가 났다.

 

 

 

체인이 떨어졌나 싶어, 차에서 내려 타이어를 확인했다.

 

 

 

 

 

 

 

거기에는 여자 것으로 보이는 긴 머리카락이 수도 없이 체인에 감겨 있었다.

 

 

 

그 후 우리에게는 별 일은 없었다.

 

 

 

친구들 중에도 영감이 있다는 사람은 없고.

 

 

 

 

 

 

 

하지만 다시는 그 근처에 찾아갈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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