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괴담 빨간입술
관동지방 어느 곳에 홍등가로 유명한 마을이 있었어
있었다고 과거형으로 말한건 그 마을에 있던 매춘거리가 몇년전 행정의 손에 의해서 완전하게 괴멸해버려서
종전후로 반세기 이상 이어져왔던 역사의 막을 내렸기 때문이야
난 그 지역에 있는 모 대학에 다니고 있었는데 졸업한 후에 가업을 이으려고 친가로 돌아온지 몇년이 지났어..
이건 대학동기들하고 동창회겸 투어링 클럽의 미팅으로 모였을 때 일어난 일이야
난 상당히 긴 휴가를 받아서 동창회 개최일보다 빨리 상경해서 거기있는 친구네 집에 묵고 있었어
그리고 거기에 사는 또 한녀석과 세명이서 문제의 매춘거리에 자주 가고 있었어
기대에 가슴과 고간을 부풀린 우리 세사람은 매춘거리에서 좀 떨어진 전철 철교 밑에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여자를 물색하기 위해 거리를 배회하며 돌아다녔어
괴멸전 그 마을은 모두 마치 불타는 초의 마지막 불빛 처럼 엄청나게 활황이었어
소위 음지라 불리는 사창가가 무슨 축제날 거리와도 같은 인파가 몰려 있었어
진열창(?)에 서 있는 여자들도 중국, 타이, 대만, 러시아, 콜롬비아 등 국적이나 인종도 여러가지인게 버라이어티가 풍부했어
그곳에 도착한건 오후 10시가 넘어서 였을거야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우린 막차 시간까지 식사를 하거나 가게 아가씨들에게 장난을 치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
그렇게 배회를 하고 있을때 뵤하게 신경이 쓰이는 아가씨가 하나 있었어
메인 스트리트에서 좀 떨어진 곳의 코인 주차장 옆 가게에 서 있던 아가씨였어
흰 캐미솔을 입은 살갗이 유난히 희던 흑발의 여자...
화장끼 없는 얼굴로 눈이 마주치자 살짝 미소 지었을 뿐이었지만 진한 화장을 하고 적극적으로 유혹해오는 다른 여자들보다 오히려 눈에 띄더라고..
이윽고 막차시간이 지나고 제법 사람이 좀 줄어든듯 했어
(그렇다곤 해도 적지않은 인파였지만...)
이제 슬슬 가 볼까 하는 분위기가 됐어
친구 한명이 내게
「어떤애로 할지 정했어?」하고 물어서
「코인 주차장 옆 가게에 있던 흰 옷 입은 애」라고 대답했어
또 한사람의 친구는 「그런 애가 있었나?」하는 눈치였어
「난 러시아」
「난는 '아야야'닮은 애」
「자 그럼 모두들 건투를 빈다! 지뢰를 밟아도 울지 않기다ㅋㅋ끝나면 아까 그 편의점에서 만나자!」
이렇게 말하고 우리는 헤어져 각각의 여자가 있는 가게로 향했어
그 가게에 도착했는데 찾고 있던 흰 캐미입은 애는 안보이고 붉은 옷을 입은 '쿠도 시즈카'랑 닮은 머리가 긴 여자가 서 있었어
그 여자에게 「흰 옷입은 애는?」하고 물었더니
「읭? 이 가게 나 혼자야~ 지금 막 가게 열은건데? 잘못본거 아냐? 오빠 나랑 놀자~서비스 해줄게」하더라고..
뭐 딱히 눈에 들어오는 여자도 없었고 약속시간에 맞추려면 다시 물색할 시간도 없었으니까 그냥 그 가게에 가기로 했어
가게를 지금 막 열었다는 말이 진짜였는지 여자는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2층에 준비를 하러 올라갔어
카운터에서 여자가 내준 우롱차를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2층에서 「이제 됐어 올라와」라며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계단 앞에서 신발을 벗고 어둡고 좁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어
계단에 발을 올린 순간,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오한이 발빝에서부터 올라왔어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긴장한 탓인가 싶었지만 계단을 오를때마다 그 싫은 느낌은 점점 강해졌어
방 앞에 도착하자 영감이라고 하는 것과 전혀 인연이 없는 내가 다 느껴질 정도로 방에서 음산한 공기가 흘러나오고 있었어
에어컨이 뿜어내고 있는 냉기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차가움 이었어
....뭔가..불길해..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그만두기도 그래서 나는 방에 발을 들였어
발을 디딘 순간 몸이 무거워져 아래로 끌려가는 듯한 감각과 파직파직 하고 뭔가 부딪히는 듯한 알 수 없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어
식은 땀이 흘러 나왔지만 나는 상의를 벗어 여자에게 건네주고 여자가 인도하는 대로 옷을 벗었어
방은 지저분했고 벽에 아랫부분은 거울로 둘러져 있었어
여자는 능숙하게 나를 애무했어
-자체심의로 중략ㅋㅋ-
시야 밖에서 여자의 배후에 뭔가 움직이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한참 일(?)을 하고 있을때 갑자기 머리카락 같은것이 내 등에 덮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조심조심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어
그런데...
시선을 정면으로 향해서 거울을 본 순간 확실히 보였어
배후에 창백한 여자의 얼굴을..
나는 겁에 질려 얼어붙은채 눈앞의 여자에게 시선이 고정됐어
무...무서워..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