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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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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116 | 작성일 2019-11-01 16: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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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절

몇 년 전에 홍콩에 놀러가서 겪은 일입니다.

홍콩에는 중원절이라는 날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길 그 날은 음기가 강해서 귀신이 거리를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홍콩 사람들은 거리에 돌아다니는 귀신들을 위해서 향을 피우거나 제사 음식을 장만하고 지전(종이돈)을 태우면서 귀신들을 달랜다고 합니다.

그래서 밤거리로 유명한 홍콩도 그 날 만큼은 다들 일찍 집으로 들어갑니다.
그 날 저와 친구는 밤 10시 반 쯤에 친구의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는 중이었습니다.

미드 레벨이라는 곳을 지나고 있는데, 공중 화장실 앞에서 어떤 여자 분이 배를 움켜잡고 택시를 잡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차도 없는 거리에서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차를 세우고 그녀를 태웠습니다.

그녀의 배는 만삭이신 것처럼 불러 있었고, 심한 통증을 느끼셨습니다.
저희는 근처 병원으로 차를 돌려야 했습니다.

그녀가 조금이나마 편한 자세를 취하게 하려고 뒷자리에 눕혔고 한참 달리는데,
갑자기 승용차 뒷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사라졌습니다.
저희는 너무 당황해서 곧바로 차를 돌려 혹시 길에 쓰러져 있지는 않을지 온 길을 되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고, 계속 되돌아가 저희는 어느새 그녀를 처음 보았던 공중 화장실 근처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너무 놀라 숨이 막히는 줄 알았습니다.

공중 화장실 앞에서는 아까 그 임산부가 배를 움켜잡고 택시를 잡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그녀가 저희를 쳐다볼까봐 곧바로 길을 돌렸습니다.

너무 생생한 경험이라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중원절에 일어난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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