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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흔한 도시괴담 16
나가토유키 | L:57/A: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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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92 | 작성일 2020-04-11 22: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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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흔한 도시괴담 16

두 환자가 있었다. 두 사람은 한 병실을 쓰고 있었는데, 둘 다 거동이 불편했고, 투병생활은 가망도 없는 삭막한 나날들이었다. 답답하고 적막한 병실 생활과,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는 견디기 어려웠다.

두 환자 중에, 한 환자는 자리가 창가쪽에 있었다. 그 환자는 항상 창 바깥을 바라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환자에게 해 주었다. 창바깥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해 주었고, 여러가지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른 환자에게 알려 주었다. 항상 병실에 누워 있을 뿐인 이들에게 이것은 하루하루 매우 소중한 것이었다. 어느새 환자들은 이것이야 말로, 투병생활의 낙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득,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자기가 두 눈으로 직접 경치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죽어가는 얼마 안되는 시간 동안, 그 경치를 자기도 생생하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어차피 죽을 인생이라고 생각하니, 마지막 단 한 가지 욕망에 대한 집착은 점점 더 커졌다. 마침내, 겉잡을 수 없는 욕심과 광기에 휩싸여 그는 거의 이성을 잃고 말았고, 꼭 창밖 경치를 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일을 저지르기로 했다. 그 환자는 창가의 환자가 꼭 먹어야하는 약을 기회를 봐 몰래 숨겼고, 결국 창가의 환자는 죽어버리고 말았다.

마침내, 죽은 환자가 실려나가자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빈 자리로 옮겨달라고 했다. 드디어 자기가 창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항상 다른 사람의 묘사를 통해서만 보던 경치를 보고자, 창문의 커튼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커튼을 열어보니, 창문 바로 앞은 거대한 벽돌벽으로 막혀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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