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꾼 집 1
우리집은 18평에 누나, 나 ,아버지,어머니 이렇게 네식구가 살고 있었다.
내가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2학년때부터 살던 집이었다. 방은 두칸이었고 누나랑 나는 같은 방을 썼다.
내가 중학생이 되면서 난 부엌에서 잠을 잤다. 누나랑 같이 방을 쓰기엔 둘다 너무 커 버려서 서로 불편했다.
아버지는 그런 내가 안쓰러웠는지 이사를 결심하셨고, 창원에 위치한..00아파트로 이사를 하기로 하였다.
(최고의 번화가 길건너편 아파트..아실분은 아실듯)
매물이 싸게 나와서 아버지는 저축했던 돈과 대출 받은 돈으로 그 집을 구입하셨는데..
앞에 사람들이 2년 정도 살다가 사정이 생겨서 싸게 팔고 이사를 했다고 하더라.
이사 몇일전날 청소도 할겸 어머니랑 누나랑 그 집을 찾았다. 벽지도 깔끔하고 쇼파랑 가구 있던 곳 밑에 먼지만 치우면 될것 같았다.
어머니는 "도배는 안해도 되겠네."
정말 벽지는 사람이 살지 않은것 처럼 깨끗했다. 다만 몇개의 못만 박혀 있었을뿐...
27평에 방 3칸이었다. 드디어 내 방이 생기는 것이었다. 나도 드디어 혼자만의 공간이 생기는 것이라 너무나 기뻤다.
젤 먼저 내방이 될 곳을 찾아 들어갔다. 생각보다 넓었다..
"캬~ 드디어 내방이구나"
이곳 저곳 둘러 보다가 내 방문 위에방문과 천정의 약간의 틈)하얀 종이에 빨간색으로 적은 부적 같은것이 붙어 있었다.
이건 뭐지...누나방에 들어갔다...누나방도 문위에 부적이 붙어 있었다...안방도 마찬가지였다.
"이걸 왜 붙여 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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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방....|......|....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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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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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내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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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저런 구조이다....(발로 그림)(화장실은 누나방과 안방 사이에 생략)
내 방에서 문을 열면 현관과 거실이 보이고 내방 뒤쪽은 세탁기랑 보일러가 있는 뒷베란다였다. 참고로 집은 1층이었다.
"엄마! 방방마다 이상한 거 붙어 있는데.이게 왜 붙어 있지? 찝찝한데 뗄까??"
"부적이면 잡귀 쫓는 거자나...굳이 뗄 필요 있겠니? 그냥 놔둬"
유일하게 부적이 붙어 있지 않는 곳은 거실밖에 없었다.
그날 그렇게 청소만 하고 이틀뒤 주말에 이사를 하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침대란걸 가지게 되었고
컬러모니터의 컴퓨터와 새 책상...정말 날아갈듯 기뻤다.
침대는 머리쪽이 뒷베란다 쪽으로 향하게 위치를 잡았다. 침대 사이즈가 잘 맞지 않아서 그렇게밖에 놓을수 없었다.
침대에 누우면 바로 내 방 문이 보이고 그 위에 부적이 보였다. 좀 거슬리긴 했지만..
침대에 누워서 새 책상과 컴퓨터를 바라보니 언제 그랬냐는듯...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렇게 고된 이사를 마치고 첫날 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일찍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야옹~"
"에이씨...아파트에 무슨 고양이야~!"
난 너무 피곤하여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다시 잠을 청했다.
"야옹~야옹~"
"아이씨 뭐야..."
"야옹~야옹~야옹~"
한마리가 아니었다. 고양이는 시간이 갈수록 모여들었다. 우리집 1층 뒷베란다 밑쪽에 고양이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듣기 싫은 고양이 울음소리...난 귀를 막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렇게 밤에 고양이들에게 시달리다가 일어나니...이사 몸살과 피곤함이 겹쳐서 영~ 컨티션이 아니었다.
이사를 했다고 친구에게 자랑을 했고 친구가 집에 놀러 왔다. 조그만한 토끼 한마리를 들고 왔다.
"이거 뭐냐?"
"선물"
"왠 토끼냐?"
"아...나도 선물 받은건데...너도 한마리 키워라."
똘망똘망한 토끼 눈이 날 쳐다보는데...귀엽기도 하고 ...
"그래 주라~"
난 슈퍼에서 라면박스를 구해서 그 안에 토끼를 넣었고 거실에 놓아두었다..
그렇게 친구는 돌아가고 그날밤 아버지와 어머니는 왠 토끼냐며 냄새가 난다는 둥 낼 가져다 주라고 호되게 야단을 치셨다.
난 순순히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낼 친구에게 토끼를 보내줄 생각이었다. 그날밤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담날 아침.. 난 박스 안을 보고 너무 놀랬다. 토끼가 죽어 있었다. 다리를 쫙 펴고...난 토끼 다리가 그렇게 긴지 처음 알았다.
토끼를 잡았을때 마치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따. 이렇게 저렇게 토끼 시체를 땅에 묻고 찝찝한 맘에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데...집안에서 여자들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엄마 친구들이 놀러왔나??'
혼자 그렇게 생각하고 현관문에 키를 꽂았다. 갑자기 떠들던 소리가 뚝~ 끊겼다.
'어..!'
난 문을 열지 않았다. 그렇게 문앞에 서있었다...순간 다시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분명 여자 목소린데..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난 키를 돌리고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