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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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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186 | 작성일 2020-07-26 16: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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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는 개

 

출근길에 느닷없이 친구 아버님께서 별세하셨다는 문자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장례식장에 찾아가기로 하고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았습니다.

퇴근 후, 근처에서 일하는 친구하나를 만나 장례식장에 찾아가 모처럼 공짜(?) 술을 마시며,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기 얼마 전 집에서 누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냐? 언제 올꺼냐? 집에 들어오기 전에 전화해라.”

평소 장례식장에 다녀올 때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현관 앞에서 장례식에 다녀온 사람 등 뒤로 소금을 뿌리는 일이 있어, 언제나처럼 그러려니 하고 집 앞에서 전화를 하고 대문을 열고는 들어섰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집에서 키우기 시작한지 석 달이 되어가는 강아지가 저를 보고는 마구 짖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생후 2개월 된 강아지를 데려다 키운 지 석 달, 태어난 지 다섯 달이 되도록 사람을 보고 짖지를 않는 강아지를 보고는 집안 식구들 모두 '어디서 이런 멍청한 강아지를 데려왔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었는데, 미친 듯이 짖어대는 강아지를 보고는 한편으로 반갑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개로서의 인생을 시작하는구나.

그런데 문득 제가 장례식장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도 사람을 보고 짖어본적 없는 강아지가 장례식장을 다녀온 저를 보고 처음 짖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관 앞에 서있는 저를 보고 한참을 짖어대던 강아지는 현관문을 열고 나오신 어머니께서 제 어깨 너머로 소금을 뿌리자, 그제야 평소와 같이 바닥에 드러누워 만져달라고 깨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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