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의 광녀 3
친구가 있는 곳이 눈앞에 보이는데 몸은 경직된 상태라 그리고
술에 많이 취해 있었기 때문에 눈이 어질하고 정신까지 몽롱해 지는겁니다.
희안하게 고통을 거의 못느낄 정도였습니다.
물론 우리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아파서 죽을 정도의 고통은 아니었거든요.
다리를 몇 번 허우적 거리면서 한 1~2m정도 기었습니다.
군대에서 포복해보고 사회에서는 아마도 처음일껍니다.
마치 고개를 들면 빗발치는 총알에 벌집이 된다. 절대 고개를 들면 안된다
라는 생각과 마찬가지로 아마도 최대한 납작 하게 엎드려서 기었던 거로
기억됩니다. 아하~
그때는 술이 많이 취했으므로 정상적인 행동이 힘들어서 그랬을수도 있구요.
여튼 힘겹게 몸을 다시 일으키면서 뒤돌아 봤는데 그게 먼지 모르겠지만
일단 안보이더군요. 순간 기민하게 상체를 일으키고
마치 그 옛날 칼루이스가 백미터 스타트 끊을때처럼 말이죠.
총알 같이 뛰쳐 나갔습니다.
발이 내발이 아니더군요. 그냥 달린다라는 감각밖에 없을터였습니다.
우당탕 쾅쾅 *듯이 달려오는 내모습이 녀석들 시아에 포착됐는지
저를 황당하니 처다 보더군요.
녀석들 근처로 왔는데 뭐 할말이 있겠습니까?
* 머리통이 내다리 잡고 있었다라고 말할수 있겠습니까..
숨은 *듯이 헐떡거리며 겸역쩍은 표정만 지을뿐이죠..
식은땀이 좔좔.. 날이 더워서 그랬겠지만.. 여튼...
혼줄이 나갔다 들어온 기분이 이런 기분일 겁니다.
대충 찬바람을 쐬였는지 이동하자고 합니다.
저야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은 생각뿐이였습니다.
그리고 뒤도 돌아 보기 힘들더군요.
재빨리 조수석에 올라타고 심군보고 가자고 재촉합니다.
길따라 졸졸 내려옵니다. 심군이 술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최대한 서행하면서 조심스럽게 내려옵니다.
잠시 내려왔는데 뒤쪽에서 신호가 옵니다.
뒤쪽에 앉아 있는 3명중 한명이 신호가 오는가 봅니다.
이거 차안에서 해라 할수도 없고 고개 내밀고 쏴라 할수도 없고
할수없이 적당한곳에 차를 세우려고 하니 원래 갓길이 없는
이곳에 쉽게 차를 세울만한 장소가 없는 겁니다.
어디쯤 세울까 하고 제가 고개를 빼고 살피고 있는데..
뒤에서 급하답니다...
그때 심군이 쬠만 가면 적당한 장소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착한곳이 바로 그 공터였습죠.
공터는 의외로 좀 넓습니다. 차량 3대 정도는 넉넉히 수용할수
있는 크기죠. 왜 이런 곳에 이런 공터를 만들어 놨는지 알 수 없지만
여튼 일단 차를 세우고 아녀자 3명은 한쪽 구석으로 몰려 갑니다.
조금있으니 우웩하는 소리가 여실히 들립니다.
한밤중이고 주위가 너무 조용하다 보니 소리가 잘 들여 오더군요.
좀 마신다 했더라니 여실히 뭐 먹었나 확인사살하십니다.
전 담배한대 물고 반대편(저번회차 이미지 참조) 길건너 계곡쪽
으로 가서 시원한 공기 들이키며 아까전에 있었던 경험을
떠올립니다. 분명히 제 발 아래도 먼가 시커먼것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긴가민가 하긴 한겁니다.
사방이 너무 어두웠기에 잘못봤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조금 안도감이 밀려오는겁니다. 내일 확인해 봐야지 과연 무언지
헛것을 봤는지 아니면 다른 먼가인지를.. 그리고 보니 제 다리에
걸렸을때 분명 어떤 감촉도 느껴 졌거든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담배한대가 다 타들어 갔습니다.
저쪽에서 차량 불빛이 슥 비처 오기 시작하네요.
혹 여기 서있으면 운전자가 한테 위험하겠거니 해서..
재빨리 길을 건너 안전한 공터 쪽으로 돌아갔지요.
아직 아녀자 3명은 저쪽 구석에 있고 심군은 차안에서 졸고
있었습니다. 녀석이 술이 좀 올랐는지 운전하기 심히 위험해
보여서 잘됐거니 여기서 좀 쉬자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차량의 소음이 가까이 들리는가 싶더니
“키이익 캬카칵”하는 엄청난 소음과 함께 타이어가 도로에 갈리는
소리가 귀를 찢을 듯이 굉음을 내면서 밝은 헤드라이트 불빛이
눈앞으로 확 지쳐 들어왔습니다.
차는 우리가 주차해 있는 공터 바로 앞까지 쭉 밀려 오면서
가로질러 멈춰서더군요.
소리에 놀라서 심군이 튕기듯이 차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그 어두운 주변에서도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에 묻혀
자욱한 연기가 피어 오르더군요. 그리고 타이어 타는 냄새가
무지막지하게 코솟으로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처다 보고 있음에도 한동안 차안의 사람들은 내릴줄 몰랐습니다.
무지 놀랐겠거니 했는데...
잠시 운전자가 내립니다. 머리가 조금 벗겨진 아저씨였습니다.
아저씨는 거의 비틀 비틀거리면 내리셨는데..
뭔가 엄청난 일을 당했다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심군과 제가 접근해서 살펴보니 조수석에는 아주머니가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머리를 숙이고 계시더군요.
“저. 무슨일이십니까?”
제가 질문하자 그제서야 아저씨가 저희 처다보더니 부들 부들 거리며
한마디합니다.
“사..사람을 친것 같다고.”
“에?”
심군과 저는 놀라서 서로를 처다 보며 어리둥절해 합니다.
여기 사람이 어디있다고 저희들 뿐이라고 ....
갑자기 아저씨 허둥거리며 자동차 뒤쪽으로 달려 가십니다.
저희도 따라 갔죠.
그리고 무얼 찾는 모양 이리저리 마구 움직이시는데..
갑자기 심군이 먼가 생각난듯..
우리랑 합석한 여자 3명을 찾습니다.
마구 고함치니까.. 저쪽 구석에서 3명이 걸어 나옵니다.
다행이다. 혹시라도 그 아가씨 3명중에 한명인가 싶었던 모양입니다.
심군은 그녀들 보고 빨리 차에 타고 있으라고 해 놓고
아저씨랑 차에 치인 사람 찾는다고 저랑 이리저리 뛰어 다녔습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아저씨 말로는 갑자기 여자가 차앞에 나타나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라고 이야기만 하시는데...
정작 그 여자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안보이는 겁니다.
그때 조수석에 탔던 아주머니가 내려서는 아저씨랑 이야기합니다.
그 소리가 저희쪽에도 들렸었는데.
“니 봤나? 그 여자?”
“네 저도 확실히 봤어요”
“그렇지? 그자?”